• [Mobile] 삼성 vs 애플 vs 구글, 스마트 삼국지

    입력 : 2011.09.15 16:5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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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애플의 독주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구글이 미국의 모토로라를 전격 인수하면서 앞으로 시장 구도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애플이 삼성을 견제하기 위해 유럽에서 잇달아 특허 소송을 걸고 있는 가운데 애플의 독주를 견제할 반애플 진영의 주도세력인 안드로이드의 구글이 직접 모바일 기기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8월15일 구글은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125억 달러(한화 약 13조5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 가격은 모토로라의 12일 종가인 24.47달러에 63%의 프리미엄을 얹은 주당 40달러이다.

    구글의 이 같은 행보에 모바일 기기 제조업체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이 오랜만에 경영진으로 돌아온 구글의 래리 페이지가 ‘전시 CEO’ 역할을 하면서 구글의 도전정신을 되살리고 있다고 평가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향후 구글이 얼마나 공격적으로 나올이지 모르기 때문이다. 구글이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관련 기업들의 경영환경은 급변할 수 밖에 없다.

    가장 민감해 하고 있는 업체들은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공급받아 애플에 맞서왔던 삼성전자, LG전자, HTC 등 글로벌 IT업체다. 모토로라가 구글의 한식구가 된 만큼 지금처럼 평등하게 안드로이드를 공급받을 수 있을 지에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구글은 이에 대해 “모토로라는 별개로 경영될 것”이라며 안드로이드 계열 IT업체들을 진정시키고 있다.

    바다OS가 적용된 삼성전자의 WAVE2 / i OS가 적용된 애플의 아이폰4 / 안드로이드OS가 적용된 모토로라의 아트릭스
    바다OS가 적용된 삼성전자의 WAVE2 / i OS가 적용된 애플의 아이폰4 / 안드로이드OS가 적용된 모토로라의 아트릭스
    그러나 구글이 언제까지 자사의 OS인 안드로이드를 모든 회사에 똑같이 공급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이유로 모바일 OS를 보유하면서 스마트 기기들을 생산하고 있는 글로벌 IT업체들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모바일 OS을 보유하면서 스마트 기기들을 제조하고 있는 업체는 크게 3곳이다. 아이폰을 필두로 아이패드 등 모바일 기기의 최강자로 손꼽히는 애플과, 이번에 모토로라를 인수한 구글, 그리고 ‘바다OS’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등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3개 업체가 앞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마트폰 부분에서는 이미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4이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갤럭시S2가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모토로라는 올해 초 아트릭스를 선보였지만,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앞으로 구글이 모토로라를 저가 스마트폰 양산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스마트폰 점유율에서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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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장조사업체인 ‘트래피스(Trefis)’는 “구글은 모토로라를 통해 저가 스마트폰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며 “저가 스마트폰을 보급해 최근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모바일 광고 시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저가 스마트폰으로 모토로라에서는 손실을 보겠지만, 그보다 더 큰 모바일 광고시장에 집중하면서 확실한 수익을 낼 것으로 분석했다. 태블릿PC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세계 태블릿PC 시장은 애플의 아이패드2와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이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상황. 이 때문에 애플과 삼성전자는 독일에서 법정싸움을 벌이고 있을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했던 모토로라의 태블릿PC ‘줌’이 두 회사의 라이벌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구글은 노트북인 ‘크롬북’을 출시한 경험이 있어 태블릿PC에서는 상당한 강한 면모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소식에 가장 민감해 하는 곳은 삼성전자다. 구글이 앞으로 어떤 전략을 펼치냐에 따라 글로벌 IT경쟁에서 한순간에 밀려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단 삼성전자는 자사가 개발한 바다OS에 대한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안드로이드 OS를 채택했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바다OS 방식의 ‘웨이브’ 모델도 다음달 초 독일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역시 최지성 부회장에게 바다OS의 투자를 강화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종열 기자 snikerse@mk.co.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2호(2011년 0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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