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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배순 (주)까스텔바쟉 대표| 까스텔바쟉, 형지그룹 세 번째 상장 “휠라 버금가는 글로벌 패션브랜드로 키울 것”
입력 : 2019.05.28 16: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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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태어난 한국산 패션브랜드’.
까스텔바쟉은 디자이너 장 샤를 드 까스텔바쟉(Jean Charles de Castelbajac)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1976년 론칭한 프랑스 패션 브랜드다. 팝아트를 기반으로 한 풍부한 컬러와 독창적인 아트워크가 접목된 화려한 디자인의 골프웨어는 브랜드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았다. 패션그룹 형지가 까스텔바쟉을 품에 안은 건 지난 2014년부터다. 당시 까스텔바쟉의 국내 상표권을 인수한 이후 2015년 봄 시즌 골프웨어 브랜드로 국내에 첫 선을 보였다. 같은 해 아시아 상표권을 사들인 후 2016년 8월 물적분할을 통해 별도 법인 까스텔바쟉이 설립됐다. 이 법인을 통해 같은 해 9월 까스텔바쟉의 글로벌 상표권을 보유한 프랑스 본사 PMJC를 인수하기에 이르렀다. 프랑스에서 태어난 까스텔바쟉이 한국산 명품 브랜드로 재탄생한 것이다.
백배순 (주)까스텔바쟉 대표
패션그룹 형지는 까스텔바쟉의 코스닥 입성을 통해 본격적인 세계시장 진출을 통한 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내는 물론 세계패션시장의 둔화에도 지난해까지 의미있는 성장세를 보인 까스텔바쟉을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글로벌 종합패션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상장을 위한 절차도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까스텔바쟉은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 제출을 마치고 5월 27~28일 수요예측과 30~31일 청약을 거쳐 6월 초 코스닥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까스텔바쟉의 상장이 마무리되면 패션그룹 형지의 세 번째 상장사가 된다. 까스텔바쟉의 공모 주식 수는 236만2500주로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6000~1만9000원이다. 이번 공모를 통해 회사는 총 378억~448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조달한 자금을 통해 까스텔바쟉은 본격적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골프웨어를 넘어 스포츠, 라이프스타일로 복종을 확장하는 동시에 중국 등 글로벌 시장 개척에도 나선다. 트레이닝복이나 스킨웨어, 스니커즈 등 패션영역의 카테고리를 다양화해 골프웨어의 계절적 요소를 줄이고 카카오프렌즈 골프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다른 골프웨어 브랜드 대비 차별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중화권 시장 공략을 필두로 미국·유럽은 물론 까스텔바쟉의 본고장인 프랑스 시장을 역으로 개척해 나간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코스닥 입성을 통해 제2의 글로벌 신화를 써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백배순 까스텔바쟉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골프 인구가 늘어나며 다른 패션영역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좋은 것 같습니다. 성장세는 완만하지만 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여성골프인구가 늘어나고 있는데 고무적인 상황입니다. 여성고객을 잡아야 남자 옷도 많이 팔립니다.
▶세계로 시야를 넓히면 골프시장이 성장일로에 있지는 않은데 한계를 극복할 신사업전략이 있으신지요?
▷현재 골프웨어 쪽으로만 보면 올해 1000억원 정도 매출액을 달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안정적인 수익을 꾸준히 내는 방향으로 브랜드를 성장시키고 아직까지 비중이 적은 온라인 판로를 개척할 생각입니다. 대리점이나 직영점 비율이 높긴 하지만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신상품의 반응을 테스트하는 리트머스지 역할은 물론 온라인 전용상품을 보강하는 전략도 가져갈 생각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상품들을 출시할 예정인가요?
▷대표적으로 반려동물 시장을 눈 여겨 보고 있습니다. 까스텔바쟉 특유의 디자인 아트워크를 녹여낸 목줄이나 커플웨어 등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이와 같은 시장이 대중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여러 상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반려견과 함께 골프를 할 수 있는 대회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까스텔바쟉의 상장을 고려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세계시장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수 있으리라 보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자금확보를 통해 글로벌 상표권을 인수하고 사업영역을 확장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성장한 휠라(FILA)처럼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함이죠. 특히 패션업계에서는 국내 회사가 글로벌 회사로 성장한 케이스가 드뭅니다. 필라는 중국에서 많은 브랜드 사용료을 받고 유럽 시장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가고 있습니다. 글로벌 전략의 토대로 필라를 많이 참고하고 있습니다.
▶골프웨어 외에 다양한 패션분야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하셨는데?
▷캐주얼의류와 아동복, 스포츠캐주얼 등에도 까스텔바쟉이 잘 녹아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역시 온라인 위주로 테스트하면서 오프라인 대리점으로 확장하는 방향으로 갈 예정입니다. 골프웨어를 성장성 있는 캐시 카우(Cash Cow)라고 한다면 나머지 시장은 테스트를 통해 시장 확장을 위한 신사업 영역이라고 할 수 있겠죠. 향후 경쟁력이 갖춰질 경우 단독 매장을 내는 방향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순조롭게 상장이 완료된다면 최대 약 450억원의 자금이 들어오는데 어떻게 쓰일 예정인가요?
▷먼저 온라인 쪽의 비중을 늘려가기 위해 인프라 투자가 필요합니다. 배송하는 물류시스템 매장의 재고와 물류센터의 재고가 실시간으로 연동되어야 하는데 전산과 소프트웨어와 시스템 등을 구축하는 데 비용을 사용할 예정입니다. 해외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 투자도 할 예정입니다. 골프뿐 아니라 캐주얼과 신발 등의 라이선스에 대한 투자도 해나갈 생각입니다. 또한 어느 정도 가능성이 보이면 지분투자도 필요합니다. 캐주얼과 스포츠캐주얼 등의 브랜드가 성장할 경우 지분투자도 할 예정입니다.
▶현재 글로벌 진출 현황과 향후 진출 예정 시장은?
▷대만은 작년에 5호점까지 냈고 중국은 올해 계약을 확정했습니다. 캐주얼과 슈즈는 아직 준비가 더 필요한 영역이라 상품출시까지 시간은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사전계약은 끝낸 상황입니다.
▷상당히 매력적인 시장입니다. 4년 후에 300억원 정도의 매출목표를 잡아놨는데 내부적으로 기대감은 더 큰 상황입니다. 패션그룹형지, 제이비글로벌, 베트남 등에서 신발 공장을 운영하는 CNK 등이 만든 합작법인 코니글로벌이 까스텔바쟉 신발 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이비글로벌은 1979년 설립된 미국 신발 제조사로 여러 브랜드를 출시해 히트시킨 바 있습니다. 까스텔바쟉의 신발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생산, 유통을 전개하고 2021년에는 유럽 시장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최근 카카오프렌즈와의 협업이 눈에 띄는데?
▷지난해 미니언즈와의 컬래버 시리즈가 상당히 시장반응이 좋았습니다. 덕분에 캐릭터 시장에서 몸값이 비싼 라이언 캐릭터를 보유한 카카오프렌즈에서 먼저 제의를 해왔습니다. 현재 까스텔바쟉의 온라인판매제품 중 20위권 내에 카카오 캐릭터 상품이 대부분 순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구매연령층도 낮아지는 효과를 봤습니다. 향후 개봉 예정인 영화 등과 협업을 앞두고 앞으로도 브랜드에 도움이 되는 기회를 찾아 적극적으로 컬래버 상품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유럽이나 미주에서의 반응은?
▷까스텔바쟉은 미국이나 프랑스 등 가장 큰 럭셔리 시장에서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인지도는 상당히 높아 슈즈나 캐주얼 등에 진출한다면 기존 골프웨어에 한정된 비즈니스를 넘어 그 영향력이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2019 예상 목표실적과 향후 5년간 성장목표는 무엇인가?
▷올해 1분기에는 183억원, 매출 영업이익이 10억원 정도 나왔습니다. 지난해 대비 매출 10%, 영업이익은 40% 상승했습니다. 아시겠지만 의류비즈니스는 1분기 비중이 작습니다. 분기가 지나가면서 성장세는 훨씬 더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올 매출액은 무난히 1000억원은 넘어갈 것으로 보고 2022~2023년 목표매출액까지 2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까스텔바쟉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정체성을 지닌 브랜드로 커나갈 것을 목표로 하고 계신지?
▷까스텔바쟉은 아주 대중적이지 않지만 옷에 대해 아는 사람이라면 그 가치를 인정하는 브랜드입니다. 뚜렷한 가치와 차별성을 지닌 만큼 세계시장을 겨냥하기에는 좋은 브랜드입니다. 국내 타 상장 패션기업들을 보면 멀티브랜드 전략을 표방하고 있는 곳이 많은데 그러다보면 개별 브랜드에 대한 전략이나 투자가 소홀해질 우려도 있습니다. 단일브랜드가 성장가능성이 뚜렷하다면 이를 통해 여러 가지 영역에서 확장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까스텔바쟉은 고유의 디자인과 철학을 인정받고 있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시작은 골프로 했지만 토털 패션브랜드로 도약한 제2의 휠라와 같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담 설진훈 편집장 정리 박지훈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5호 (2019년 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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