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EB하나은행 통합 1년 성공 이끈 함영주 행장 | “손님이 가장 많이 찾는 선도은행 만들 것”

    입력 : 2016.09.02 17:19:19

  • “통합 이후 직원들에게 영업중심의 변화를 강하게 주문했습니다. 이제 손님과 영업을 최우선으로 하는 영업제일주의와 성과중심의 문화가 뿌리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지난해 9월 통합은행 초대은행장으로 취임한 이후 1년 동안 진정한 One Bank를 만들기 위해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달려왔다. 교차 인사를 통한 두 은행 출신의 인적 교류 및 화학적 통합을 서둘렀고, 지난 6월 전산통합을 통해 명실공히 진정한 One Bank 출범을 일궈냈다.

    함 행장은 지난 7월 22일 관리자, 책임자, 행원 등 전직급에 걸쳐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1000여 명의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지난해 9월 통합은행 출범과 지난 7월 전산통합 성공에 이르기까지 통합작업으로 고생했던 직원들을 치하하고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한 것이다. 숨 가쁘게 추진되어온 통합 작업으로 이제 One Bank가 안정궤도에 진입하고 있으며, 함 행장은 통합은행의 선장으로서 지난 1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이 선도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해 기업문화의 발전적 통합, 우수역량의 내부 확산, 핀테크와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영업방식의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면서 “조만간 시장에서도 도전하고 변화하는 KEB하나은행을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함 행장은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1975년 논산소재 강경상고를 졸업하고 1980년 서울은행에 입행해 금융권에 첫발을 내디뎠다. 주경야독으로 1985년 단국대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함 행장은 서울은행이 하나은행으로 인수합병되는 등 금융권 구조조정 와중에서도 특유의 친화력과 성실함으로 영업성과와 능력을 인정받아 통합은행의 초대은행장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사진설명
    ▶손님 수익률 높인 직원 발탁 승진

    지난 7월 단행한 파격적인 인사는 영업현장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둔 직원을 최우선으로 승진시켜 함 행장이 통합은행 출범 당시 강조한 현장중시, 영업제일주의, 성과주의 문화를 확인시켰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

    함 행장은 “현장중심의 인사가 통합은행의 인사원칙”이라고 강조하며 “‘손님의 기쁨, 그 하나를 위하여’라는 하나은행의 슬로건이 우리 직원들이 손님을 생각하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 잘하는 직원이 우대받고 조직의 성장과 손님의 기쁨을 키워가는 데 보다 많은 기여를 한 직원이 더 나은 상을 받을 수 있도록 충실한 인사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이번 인사에서 최홍숙PB를 비롯해 손님의 수익률을 높인 11명의 직원을 발탁 승진시켰다. 최PB의 경우 지속적인 사후관리를 통해 다른 PB들의 평균수익률 대비 3배에 달하는 수익을 손님에게 가져다준 공로를 인정받아 책임자에서 관리자로 발탁됐다. 금융권에서 직원 개인의 실적이 아닌 손님에게 가장 많은 수익을 가져다준 직원을 발탁한 인사는 드문 일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하나은행은 이번 인사에서 나이가 많지만 성과가 우수한 직원을 승신시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전산통합 이후 본격적인 시너지 확대를 위한 영업에 나설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런 과정에 직원 간 화학적 통합도 자연스레 이뤄질 수 있다는 게 함 행장의 생각이다. 함 행장은 인사과정 중에 미비점이 발생할 수 있겠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보완해서 통합은행의 인사 방향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실질적인 통합작업을 마무리하는 전산통합에 성공해 원뱅크 출범에 기여한 IT본부 직원 28명도 책임자 및 관리자로 승진시켰다.

    지난 6월 KEB하나은행의 새출발 선언식에서 함영주 행장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왼쪽 두 번째)이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지난 6월 KEB하나은행의 새출발 선언식에서 함영주 행장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왼쪽 두 번째)이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화학적 통합 속도 높인다

    함 행장은 “옛 하나·외환은행의 정서적 결합, 화학적 결합은 통합은행의 성공을 좌우하는 중요한 과제”라며 “옛 외환은행이 하나금융그룹에 편입된 이후 지금까지 통합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고 말했다. 실제 하나은행은 조직문화적 측면에서 통합 전 두 은행의 장점을 고려하고 직원들의 참여를 통해 은행의 미션과 비전을 재정비했다. 전 직원이 참여하는 비전스쿨과 비전캠프를 개최하는 등 공통의 문화 확산과 차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통합 이후에도 원활한 업무추진을 위해 일하는 방식을 새로 정립하고 공통된 행동양식이 자리 잡도록 노력하고 있다. 조직 측면에서도 사회공헌문화부, 인재개발부, 커뮤니케이션부, IT통합추진부로 구성된 변화추진본부를 설치하고 원뱅크를 위한 화학적 통합을 이뤄내는 데 힘썼다.

    함 행장이 전산통합 직전인 지난 5월 31일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지점 직원 1360명에 대해 자리를 맞바꾸는 교차인사를 단행한 것도 두 은행 직원들의 화학적 통합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

    함 행장은 “통합은행의 위상 변화와 규모의 경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면서 “우려가 성공이란 희망으로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사제도 통합은 쉽지 않지만 노사 간의 협력적인 대화와 소통, 출신을 구분하지 않는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원칙, 영업을 중심으로 한 성과주의 확산 등을 통해 새로운 제도로 통합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 행장은 “KEB하나은행 성공방정식인 하나와 외환의 대통합도 임직원 상호 간 존중으로부터 출발한다”며 “상호존중의 작은 실천이 금융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큰 힘이 될 것이고 손님이 가장 많이 찾는 은행, 가장 사랑하는 은행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영주 행장이 지난 5월 중국에서 원큐뱅크 출범행사를 갖고있다.
    함영주 행장이 지난 5월 중국에서 원큐뱅크 출범행사를 갖고있다.
    ▶통합 시너지 구현으로 지속성장 기반 구축

    KEB하나은행은 지난 상반기 79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통합은행 출범 직후 실적으로는 양호한 모습이지만 자산규모 1위 은행인 점을 감안하면 경쟁은행과 비교해 수익 시너지 효과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그래서 함 행장은 “하반기에 원뱅크 시너지를 통해 지속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면서 “먼저 수익시너지 구현 극대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성공적인 전산통합과 두 차례에 걸쳐 단행된 교차발령으로 실질적인 원뱅크가 구축되었기 때문에 이를 계기로 통합의 강점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국환 전문은행의 브랜드를 강화하는 한편 PB운영체계를 일원화해 자산관리 역량의 전문성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함 행장은 “손님관리 체계를 혁신적으로 개선해 올해를 손님 관리 명가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래금융혁신부, 디지털마케팅부를 신설하는 등 비대면 채널 관련 부서를 확대 신설했으며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핀테크 플랫폼 및 태블릿 브랜치 2.0을 구축했다. 비대면 실명확인 채널도 확대할 계획이다.

    함 행장은 또 중복점포를 통합하고 자동화기기의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한편 클러스트 영업점을 도입하는 등 전사적인 비용 절감도 추진할 계획이다.

    함 행장은 “하반기 경영의 핵심은 손님기반 확대, 수익성 강화, 선제적 리스크관리, 원뱅크 구현”이라며 “최우선 과제는 지속적인 손님관리를 통한 손님기반 확대”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영업점을 통한 대면 거래도 차별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자산관리 손님 대상을 1억원 이상에서 3000만원 이상으로 낮췄고, PB가 없는 일반 영업점에는 행복파트너를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나아가 전 직원의 PB화를 통해 더 많은 손님들이 은퇴 및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글로벌시장도 적극 진출

    함 행장은 글로벌 진출전략도 적극 모색할 계획이다. 그는 “국내시장의 순이자마진 하락은 어쩔 수 없는 추세”라며 “점포 설립과 더불어 지분투자를 통해 해외진출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분투자는 경영권 확보보다는 성장성 높은 해외 현지 금융기관의 지분투자를 통해 성장과실을 공유하는 전략이다. 아울러 은행 외에 소액대출업, 리스업, 저축은행, 할부금융 등 비은행 부문의 투자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연내 중국에 현지법인 2곳을 추가로 내고 인도네시아에도 지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멕시코사무소는 현지법인으로 전환하고 필리핀 저축은행 인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함 행장은 특히 “해외네트워크와 연계된 핀테크 금융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월 캐나다현지법인을 통해 비대면 기반의 ‘1Q Bank’를 출시해 현지고객으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고, 지난 5월에는 중국법인이 중국 내 외국계은행 중 최초로 비대면 온라인 기반의 다이렉트 뱅크를 출시했다. 중국인 고객이 모바일로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 계좌를 개설하고 금융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함 행장은 “오는 2017년까지 홍콩·싱가포르·일본·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핀테크 금융을 확대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재오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72호 (2016년 0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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