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승순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 | 세계 법률시장에서 활약하는 글로벌 리딩 로펌을 향해 간다

    입력 : 2016.07.15 17: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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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세먼지도 없이 깨끗한 하늘이 반가웠던 지난 6월 17일 금요일 오후,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에 위치한 법무법인 화우 사무실을 찾았다. 화우는 김앤장, 광장, 태평양, 율촌, 세종 등과 함께 국내 6대 대형로펌 중 하나로 꼽히는 회사다. 124명의 파트너 변호사를 포함해 358명의 변호사를 대표하는 화우의 임승순 경영총괄 대표 변호사(63세)를 만났다. 판사로 법조계에 발을 들인 그는 20년간 판사로 재직하다가 지난 2000년 법복을 벗고 변호사로 전향했다. 몸담고 있던 화백이 2003년 우방과 합병하면서 출발한 화우의 원년 멤버이다. 2010년부터는 대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해 경영총괄 대표직에 선임되면서 글로벌 로펌 회사로 거듭나려는 화우의 도약과 변신을 이끌고 있다. 그가 사법연수원 교수로 재직시절 쓴 ‘조세법’이 올해 16회 개정판을 발간하고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할 정도로 조세분야 전문가로도 명성이 높다.

    다음은 임승순 대표와의 일문일답.

    ▶올해 창립 13주년을 맞은 화우는 새로운 기업이미지(CI)를 선보이며 ‘제2도약’을 선언했습니다. 새롭게 지향하는 로펌의 청사진은.

    법률 시장 개방과 FTA 체결로 국가 간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에 세계 법률시장에서 활약하는 글로벌 리딩 로펌으로 거듭나자는 미션을 세웠습니다. ‘한국에 기반을 둔 세계적 수준의 로펌’으로 원스톱 토탈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민주적이고 윤리적인 경영을 하자는 것이 그 지향점이 될 것입니다. 특히, 저희는 ‘원스톱 토털 서비스’를 위해 해외 기업의 인바운드(국내 소송)업무뿐 아니라, 국내 기업의 아웃바운드(해외 소송) 업무와 관련된 법률수요에 대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높은 대외 경쟁력을 기반으로 해외진출과 국제화를 추진한다는 세부계획을 수립했습니다.

    ▶법률시장 개방으로 국내 로펌 위기설이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견해와 자구책은.

    법률시장 개방은 국내 로펌들에게 위기인 동시에 기회 요소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 진출한 27개 외국 로펌들은 그동안 국내 대기업의 아웃바운드 사건을 유치하는 데 집중해 왔지만, 향후 외국 기업의 인바운드(국내 소송) 사건과 국내 기업들의 인바운드 사건까지 범위를 넓힌다면 국내 로펌으로서는 다분히 위협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변호사들의 자질이 매우 우수하고, 국내 로펌들이 합리적 경영체제를 확보하여 소속 변호사들의 주인의식과 동업자 정신을 강화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 결과로서 파트너들 간의 유기적 연대감을 강화할 수 있다면 인바운드는 물론 아웃바운드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화우는 로펌업계 후발주자입니다. 그럼에도 단기간에 화우만의 입지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강점과 경쟁력에 대해.

    화우가 2003년 늦게 출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급성장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송무 중심의 화백, 기업자문 중심의 우방, 해외 업무 중심의 김신유의 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의 극대화가 중요한 원인이었다고 봅니다. 아시다시피 화학적 융합을 달성한 국내 유일의 대형 합병의 성공적 사례로 알려져 있죠. 한편으로 후발주자로서 구성원들의 개척정신이 강조되고, 민주적 전통을 기반으로 합병을 이루다 보니 파트너들 사이의 호양 정신 또한 성장의 밑바탕이 되었으며, 현재도 화우 경쟁력의 핵심입니다. 현 경영진은 고객 중심, 퀄리티 중심, 법인 중심이라는 화두를 가지고, 각 팀의 전문성을 제고하면서도 팀간 유기적 결합능력을 제고하여 고객에게 효율적이면서 정직한 서비스를 추구하는 정책을 실현해 가고 있습니다.

    ▶WTO나 ISD 관련 사건 등 국가 소송이 중요하다고 보는 이유는

    지금 결국 FTA가 다자간 협상이 되고 있고 시장이 세계적으로 개방되면서 WTO나 ISD(국가와 개인, 국가와 기업 간의 소송)이 한미 협정 FTA 체결과 함께 열려 있지 않습니까. 큰 사건들이 몇 개 진행이 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쪽에 소송의 중요성은 질과 양적으로 굉장히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고요 이거는 어떻게 보면 국가에 어떤 이미지라고 할까요. 국익에 상당히 직결되는 부분이잖아요. 저희가 아까 얘기한 세탁기 분쟁 일본의 수산물 수입과 관련된 부분과 관련해서 몇 개 정부를 대리해서 일을 했는데 그런 쪽은 수익성보다는 국익을 대변하고 국가 이미지나 그런 걸 방어한다는 공익적인 사명감이라고 할까요. 그런 쪽으로 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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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Full) 서비스 로펌을 위한 화우의 협업 시스템은 지금 저희 회사 화두가 바로 협업입니다. 사건의 개발부터 사건을 관리하고 처리하는 모든 단계를 가장 최적의 인력들로 구성한 다음 협업을 해나간다는 게 기본적인 방침입니다. 화우는 전통적으로 공정거래·조세·노동·송무 쪽에 강점을 갖고 있는데, 최근에는 고객사의 요청에 맞춰 협업하는 시스템으로 업무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헬스 케어, 바이오, 제약, 미디어, 정보통신 등 산업별 기업별 이슈별로 전문팀들이 구축되어 있지요. 일례로 통신업체에 과다한 세금이 부과된 사안의 경우 조세팀과 통신 팀이 협업해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발달하는 시대에 법률서비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느 통계자료를 보니 미래에 로봇으로 대체 가능한 직종 중에 변호사와 판사가 앞쪽 순위에 있었습니다. 특히 20대 젊은 층에서는 사람 판사와 로봇 판사 중 누구의 판결을 받겠느냐는 질문에 편견이나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기존 판례 그대로 따르는 로봇 판사를 선호하는 비중이 높았어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인간의 고유한 정신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은 사람한테 맡겨져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발생하는 복잡한 문제들을 경우의 수만 솔루션을 제시할 수는 없겠지요. 일례로 이세돌은 이기면 기뻐하고 승리를 즐겼지만 알파고는 전혀 감정을 느끼지 못하지요. 우리 변호사 업무도 이게 답이 될 수 있습니다.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부분은 기계들이 할 수 없지요. 그렇게 감동적이고 정신적인 부분들을 충족시켜주는 데 변호사들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봅니다.

    ▶저서 <조세법>은 1999년 초판 발행 이후 올해까지 총 16회의 개정판이 출간된 대표적인 조세 분야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매년 개정작업이 쉽지 않은 일인데. <조세법>은 제가 1999년 사법연수원 교수로 재직할 때 학생들을 가르치려고 만든 교재입니다. 출판사에서 책으로 내보자고 해서 발간했죠. 이후 한두 해를 빼놓고는 지금까지 매년 개정판을 발간해오고 있습니다. 국세청과 법원, 판사, 변호사 등 실무가들 사이에서 스테디셀러로 꾸준히 읽히고 있습니다. 제가 <조세법>의 개정판을 매년 내기 시작하니까 조세법 교과서들도 따라서 매년 나오고 있습니다. 학계에 자극을 줘서 법률문화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매년 개정판을 내는 일이 아기를 돌보듯이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계속해나갈 생각입니다. ▶법조계 전관예우, 과다한 변호사 수임료 등 최근 세간 이슈에 대해 언급한다면.

    기본적으로 변호사라는 직업은 공익성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법치주의의 확대와 변호사의 공익성이 중요하다는 확실한 인식을 갖고 있다면 돈만 버는 데 급급하지 않고 전부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이죠. 그러한 생각의 일환으로 화우에서는 법률가로 처음 나서는 기업의 사내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매년 화우총서를 발간하고 배포하고 있습니다. 물론 회사를 알리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우리 사회 전반을 끌어올리는 데 로펌이 기여하자는 게 더 큰 목표입니다.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시는지, 그리고 최근에 읽고 있는 책을 추천해 주신다면요.

    집 근처에 양재천이 있어서 아침저녁으로 산책하고 있습니다. 제 취미는 영어공부예요. 유학을 다녀올 기회가 없었는데, 회사 경영을 맡다 보니 외국 손님들과 만날 기회가 많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어학을 늦게나마 다시 시작했습니다. 최근 즐겨 읽은 책도 영어와 관련된 <더 베스트 아메리칸 매거진 라이팅>입니다. 매거진에 실렸던 글들을 모아놓은 건데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영어 자막의 동물 다큐도 즐겨보고요. 영어 공부 겸 독서와 TV 시청을 전부 섞어서 하니 즐겁습니다. [김지미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70호 (2016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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