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원근 진학사 대표 | 40만 수험생 가족의 대입 길잡이…진학사가 이제 힘든 취업도 책임집니다

    입력 : 2016.03.08 15:3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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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포의 수학능력시험을 마치고 대입 원서를 제출한 이후 합격자 발표까지 수험생과 가족들이 느끼는 긴장감은 겪어본 사람만 알 것이다. 인터넷이 지금과 같이 활성화되기 이전에는 그 답답함과 공포감은 더욱 심했다. 진학을 원하는 대학과 해당 학과의 입학 커트라인 정보나 합격 가능 여부를 알 수가 없어 몇몇 입시학원에서 뿌리는 ‘대학입시 배열표’가 유일한 가이드라인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스에서 발표하는 원서 접수 경쟁률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마감일 날에 부모와 수험생이 미리 써놓은 원서를 들고 각자 다른 학교에 진을 치고 눈치작전에 의해 대학과 전공이 바뀌는 케이스는 그야말로 비일비재했다. 2000년도 이후 환경이 부쩍 변했다. 교육 업체들의 원서 접수 대행 서비스가 시행되고 모의지원 서비스와 합격자 예측 시스템의 질과 적중률이 높아지며 수험생들은 보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대입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높은 합격 예측 적중률 입소문 고3 필수 즐겨찾기 사이트로 자리 잡아

    “매년 데이터가 쌓이면서 합격자 예측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져 85% 정도 됩니다. 이용자가 100명인 경우 이 중 85명은 예측 결과와 실제 결과가 일치하였음을 의미합니다. 대학별로 다르긴 하지만 최상위권 대학의 경우 90% 이상의 정확도를 나타내는 곳도 상당수 있습니다. 2015학년도 기준 상위 11개 대학 중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 서울시립대, 한국외대, 이화여대는 90% 이상의 적중률을 보였습니다.”

    수험생들의 대입을 돕는 대표적인 서비스의 중심에는 바로 ‘진학사’가 자리해 있다. 진학사에서 운영하는 진학닷컴(www.jinhak.com)은 매년 40여만 명의 수험생과 학부모가 가입해 이용할 정도로 대표적인 입시 포털 사이트로 알려졌다.



    “당시에는 찾아보기 힘든 일종의 소비자 참여형 서비스였죠. ‘웹 2.0’ 개념을 도입한 것인데 데이터의 신뢰도도 높아졌고 ‘무당 진학사’란 별명도 얻었습니다. 60만명 수험생 중에서 중상위권 20만명 이상의 유의미한 데이터가 모이다 보니 상위권대 인기 학과 합격점수(커트라인)는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 맞힐 정도로 적중도가 높아 많은 수험생들의 대입전략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신원근 진학사 대표는 꾸준히 쌓이고 유입되는 데이터가 선순환 구조를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학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로는 모의지원과 합격 예측 외에 입시 정보와 전략, 입시 교육 등 대학 진학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제공을 하며 고3의 필수 ‘즐겨찾기 사이트’로 자리 잡았다.

    사실 요즘 수험생들뿐만이 아니라 40~50대에게도 진학사는 잘 알려진 기업이다. 1965년 전국 수험생들에게 입시 정보를 제공하던 <진학>잡지에서 출발해 ‘어플라이뱅크’와 ‘진학어플라이’를 거쳐 2002년 현재의 진학사로 자리 잡았다. 한국에서 월드컵이 치러진 2002년 신 대표를 주축으로 맘 맞는 ‘도서관 멤버’가 모여 벤처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 이렇게 진학사의 실질적인 태동은 2000년대 초반으로 인터넷 원서접수 서비스 분야로 출발했다. 이후 대학 입시 때 모의 지원 합격 예측 서비스가 적중률이 높기로 소문나면서 2005년께부터 입시 정보 컨설팅 서비스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크게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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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의 입시 전략? “고객처럼” 어려웠던 딸과의 관계에서 체감 15년 넘게 교육업에 뛰어들어 수험생의 대입과 함께한 신 대표는 최고의 입시 전문가로 꼽힌다. 자연스레 지인들을 비롯해 많은 수험생과 부모들의 컨설팅 의뢰가 쏟아진다. 이때 신 대표가 한결 같이 설파하는 것이 바로 ‘고객론’이다.

    “부모들이 회사에서 일은 하거나 가게를 운영하거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고객들을 만나면 상당한 정성과 시간을 쏟습니다. 그러나 정작 훨씬 더 중요한 자녀를 위해서는 시간도 정성도 그만큼 투자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분명 잘못된 것이죠.”

    신 대표가 이 같은 생각을 가지게 된 계기는 바로 자신의 경험이다. 지금은 대학에 진학해 유학 중인 자신의 딸의 학창시절을 겪으며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자칫 무뚝뚝하게 들릴 수 있는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그는 일에 치여 살면서 당시 중학생이던 딸과 5분 이상 대화를 못 이어가던 평범한 아버지였다고 했다. 아이의 학교생활과 학업성적은 물론 정서적인 문제가 감지되자 신 대표는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주 일요일은 딸에게 투자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영화부터 같이 봤어요. 그러면 2시간 정도는 떠들지 않아도 되잖아요?(웃음) 1년 동안 영화를 봤습니다. 자연스레 영화 관련한 대화거리가 생기고 유대감도 쌓이면서 딸이 가진 진짜 생각도 털어놓게 된 거죠.”

    반에서 중간 수준이던 딸의 성적은 신 대표의 ‘컨설팅’ 덕에 국제고에 진학할 정도로 높아졌다. 정서적인 유대감과 관심, 눈높이 교육 등이 원동력이 된 것이다.

    “제 입장에서도 가장 친한 친구 한 명이 생긴 거죠. 자녀와의 시간이 상당히 행복하고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밖에서 돈을 벌어서 집에다 가져다주는 것이 부모의 일을 다했다고 보기 힘들죠. 밖에서 고객들이나 직장 상사에게 하는 노력의 반만 투자하면 입시는 물론 부모 본인의 삶도 상당히 윤택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신 대표는 아이를 고객으로 생각하게 되면 일주일 중 하루는 아이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으며 아이와 5분을 이야기하려면 5시간을 생각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신 대표의 경험은 곧바로 사업으로 이어졌다. 진학사는 청소년 진로·진학 등의 교육을 진행하는 청소년교육연구소를 설립해 부모 교육을 펼치고 있다.

    “교육 상담 과정에서 아이에게 등을 돌리고 앉아 ‘내가 너한테 못해준 게 없는데 왜 이 모양이냐’는 식으로 독을 품은 말을 내뱉는 부모들도 있습니다. 자녀는 고개를 푹 숙이고 앉아 있죠. 이럴 땐 아이가 참 안쓰럽습니다. 정작 부모가 아이를 믿어주지 않고 일상적으로 기를 죽이면 안 됩니다.”

    실질적으로 공부 방법론에 대해 묻자 그는 독서 습관을 1순위로 꼽았다. 그의 조언은 TV 시청을 가급적 삼가고 부모부터 독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들은 늦게까지 학원 보내놓고 돌아올 때 되면 TV 앞에 앉아서 드라마 보고 있는 부모님들 많으실 겁니다. 아이들이 이러한 모습을 보고 방에 돌아와 책 볼 마음이 생길 리 없죠.(웃음) 최소 중학교 때부터는 학교 공부의 토대가 되는 독서습관과 방법론을 터득해야 합니다. 부모들이 먼저 솔선수범해서 TV 앞보다는 책을 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자기 주도적 취업 사이트 ‘CATCH’ 오픈 대입 넘어 취업시장 노크

    “취업준비생들이 진중하게 준비해야 하는 것은 단순한 자기소개서가 아닌 직접적인 직무 관련 요건 즉 지식, 스킬, 태도 등입니다. 아무 지식이나 스킬, 태도가 아니라 ‘직무 관련’이어야 합니다. 본인들의 목표 직무를 먼저 정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이 목표 직무를 정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청년 취업난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자리 잡은 지 오래지만 많은 대학생들이 1학년 때부터 취업 로드맵이 전무한 상황에서 직무와 관련이 없는 스펙 쌓기에 내몰리고 있다. 이력서 작성이나 면접 준비도 4학년 때 채용 시기가 임박해서야 시작하는 경우도 많다. 진학사는 이러한 비대칭적인 시장 현실을 개선하고자 지난해 10월 직무능력 중심의 취업 준비 사이트인 ‘CATCH’를 오픈했다.

    채용 공고로 가득 찬 공급자 중심, 스펙 중심의 기존 취업 사이트와 달리 취업 준비생들에게 성공적인 취업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하고, 그에 따라 직무 중심의 취업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자신의 가치, 성향, 성격 등과 맞는 최적의 기업을 취준생들에게 찾아줍니다. 이후 체계적인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거죠. 출발은 ‘진단’입니다. 자신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자신에 맞는 직무를 정할 수도 없고, 제대로 된 취업 준비는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일단 목표 직무를 정하면 그 다음에는 그 직무의 내용, 수행 요건 등에 대한 정보를 주고, 그 직무를 수행하는 능력에 대한 진단을 통해 약점과 강점을 알려주고 개발에 대한 제언을 하게 됩니다.”

    신 대표는 취업시장에 내몰린 취준생들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 기업이나 업무에 무작정 지원해 탈락하는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직장인으로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영역(재무, 마케팅 등)에 대한 교육, 인문학적 소양, 셀프 리더십, 문서 작성, 기업·경영에 대한 이해 등에 대한 교육을 제공할 것이라 강조했다. 사이트가 오픈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CATCH는 개인에게 맞춤형 기업과 교육을 제안한다는 차별적인 서비스에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16년여 만에 입시에서 취업으로 영역을 넓힌 신 대표는 개인적으로 큰 비전을 품고 있었다.

    대입부터 취업 장래 은퇴설계까지 개인의 전 생애에 걸쳐 중요한 결정을 하게 되는 시기에 바람직한 선택을 돕는 동반자적 컨설팅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진학사의 모든 사업은 ‘Career Path Management’라는 정체성 아래 일관된 방향성을 갖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인간이 전 생애에서 중요한 결정을 하는 ‘결정적 시기’에 바람직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진학과 관련한 ‘대입’, 이후 취업, 장기적으로 결혼과 은퇴의 영역에서도 올바른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는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비전을 내부적으로 공유하고 있습니다. 신사업 추진은 1차적으로 기업의 존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지만, 궁극적으로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이 되기 위한 관점에서 올해도 많은 투자를 할 예정입니다.”

    [박지훈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66호(2016년 0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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