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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주 김철주 | 패션 입은 조명 ‘루씨엘’로 LED 홈라이팅 시대 개척
입력 : 2015.07.06 16: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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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구시장 규모가 궁금합니다. 대략적으로 조달 시장이 2000억~3000억원대고, 가정용 시장이 1000억~2000억원대로 추정됩니다. 종전에는 이 작은 시장을 전구, 전기, 조명 업계가 나눠가지고 있었습니다. 조명업체가 전구를 사서 등기를 만들어 전기업체에 납품하면 전기업체가 시공하는 방식이죠. 최근 LED가 등장하면서 전구와 조명 등 기존에는 나눠갔던 시장이 합쳐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남영전구가 주목하는 시장은 가정용 LED입니다. 국내서 LED는 막 발아되고 있는 초기 단계라 볼 수 있죠. 국내 가구수를 3000만으로 가늠하고 한 가구당 전등수를 평균 10개로 잡으면 3억 개 전구 시장이 됩니다. 3억 개 전구를 10년에 걸쳐 LED로 교체한다고 치면 1년에 3000만 개 수요가 생겨난다고 계산할 수 있죠. 기존 전구를 LED로 얼마나 전환시키느냐에 따라 시장 규모가 달라집니다.
그렇다면 현재 LED전환율은 얼마나 됩니까. 가정용은 아직 시작단계로 7% 정도로 추정하고 있지만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1년 블랙아웃 대규모 정전사태 이후 정부에서 절전 운동을 벌이면서 LED로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선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LED는 기존 형광등에 비해 밝고 전기료도 저렴하지만 제품가격이 비싼 단점이 있었죠. 하지만 정부가 권장에 나서면서 LED 양산이 가능해져 제품가가 대폭 낮아졌습니다. 예전에 LED램프 하나 가격이 25만원하던 것이 지금은 7000원에 팔고 있습니다. 가격이 떨어지면서 보급이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일반 가정에서는 주로 어떤 전구를 쓰고 있나요. 백열등은 거의 사라졌고 대부분 형광등이고 실내장식용으로 할로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밝은 실내를 선호해 100와트나 150와트짜리 전구를 사용하고 있는데 전기요금이 많이 나옵니다. 사실 본인이 몇 와트를 쓰고 있는지 알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지요. 엄청난 전기료 폭탄을 맞은 후 고와트 전구 몇 개를 LED로 바꿔보면 얼마나 저렴한지 알 수 있지요. 그래서 정부가 LED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겁니다.
조명카페 ‘루씨엘’ 내부 전경
국내 처음으로 LED 홈라이팅 브랜드 ‘루씨엘’을 내게 된 배경은. 가정용 LED시장이 열리기 시작하면서 많은 경쟁업체들이 과당 경쟁을 벌여 이미 시장에 플레이어들이 포화된 상황입니다. 결국 가격경쟁과 이로 인한 품질 저하로 소비자 신뢰를 잃게 될 소지가 큽니다. 저희는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브랜드가 주는 가치로 고객의 신뢰를 얻고자 한 거죠. 지금 시장에서는 기존 사각모양 형광등에 LED만 바꿔 넣은 제품이 보급되고 있습니다. 저희는 ‘루씨엘’을 통해 좀 더 감성적이고 디자인적으로 접근하고자 했습니다. 등을 바꾸면서 집안이 따뜻하고 깨끗하게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 거죠. 조명은 집안 분위기를 가장 간단하지만 가장 확실하게 바꿀 수 있는 아이템입니다. 남편이나 아내가 밖에서 일하고 돌아왔을 때 따뜻하고 환한 불빛으로 맞아주면 얼마나 좋을까. 이것이 우리가 ‘루씨엘’을 만들게 된 동기이자 앞으로 추구하는 방향입니다.
‘루씨엘’브랜드를 보다 구체적으로 소개한다면. 루씨엘이란 뜻은 인간 감성에 가장 친근한 ‘빛과 하늘(Lumiere et le ciel)’을 의미합니다. 오차드, 노베나 두 패키지와 더불어 식탁등 바르셀로나, 주방·욕실등 스텔라 등 총 4개 상품 라인으로 선보이죠. 오차드와 노베나는 방등과 거실등을 포함해 각각 5종으로 구성되어 있고, 공간 특성에 맞춘 지능형 패키지로 2700K(전구색)에서 6500K(주광색)까지 4단계로 색깔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전기료는 기존 형광등 대비 40% 이상 절약할 수 있으며, 패키지 가격은 100만원대부터 200만원대까지 기능과 스타일에 따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남영전구 전국 8개 본사 직영 영업소를 통해 애프터서비스가 제공됩니다. 연내에 대리점 50곳을 열고 전국 어느 매장이나 2시간 내 방문 서비스를 실시할 방침입니다.
‘루씨엘’ 론칭과 함께 본사에 조명카페를 열어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최초의 동기는 영업과 연관된 건 아니고 직원들 복지 차원에서 본사 1층에 카페를 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직원들 간 서로 소통하고 외부 손님과 상담 장소를 하려는 목적이었죠. 그러다가 ‘루씨엘’ 론칭을 앞두고 조명이 주인공이 되는 카페를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아름다운 조명기구도 선보이고 갤러리로 활용하고 개발된 제품을 선보이는 테스트 센터 기능까지 다목적 공간이 된 겁니다. 한 조명디자이너가 “인테리어의 시작도 빛이고 마지막도 빛이다”이라고 한 말처럼 루씨엘 카페는 빛이 다른 공간입니다.
남영전구는 자체 공장을 갖고 있는지요. 경기도 김포와 전라도 광주에 각각 할로겐과 LED를 만드는 자체 공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할로겐은 장치 산업이라 자체 공장을 갖고 있다는 게 큰 의미를 지니고 있죠. 반면 LED 공장의 경우 제품 개발과 품질에 대한 유지 관리를 위한 테스트 장비를 갖췄느냐가 중요한 요소입니다. LED는 양산보다는 직접 디자인하고 우리가 원하는 상품을 만들어 원하는 수량만큼 생산하는 게 핵심입니다. 현재 광주 LED공장 옆에 종합 애프터 서비스 센터를 짓고 있습니다.
회사 대표로서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있다면. 전 조직을 운영할 때 “즐겁게 일하자”고 강조합니다. 그러려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열심히 조명을 팔았는데 반품이 들어오거나 하면 즐거울 수 있겠습니까. 기왕이면 이번 상품이 좋았으니 다음번에도 주문하겠다는 말을 들으면 즐거운 기분이 들겠지요. ‘즐겁게’라는 말 때문에 일하는 태도와 기준이 달라지는 겁니다.
취미나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는지요. 달리기와 클래식음악 듣기를 좋아합니다. 아침에 한 시간씩 천천히 달리다보면 정신이 맑아지고 번잡했던 문제들이 실타래처럼 싹 풀립니다. 달리기는 제가 즐겁게 사는 원동력입니다. 음악은 그날 기분에 따라 선곡해 출근하면서 듣고 일주일에 한두 번씩 클래식 전용 감상실을 애용합니다. 오늘 아침에는 바이올린 곡 카르멘 판타지를 듣고 나왔습니다.
[김지미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8호 (2015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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