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EO]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취임…회장직 고사하던 그가 도약 날개를 펴다

    입력 : 2013.02.04 14:2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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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장이 2013년 1월 1일자로 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2006년 6월 ㈜태평양(현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한 지 7년 만이다. 업계에선 서 회장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지인들에게 “아버지에 비해 모자란 게 많은데 어떻게 회장에 오를 수 있느냐”며 회장 취임에 대한 소문을 일축하던 서 회장이 그룹의 한 단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측도 “급변하는 외부 환경변화에 선제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13년 1월 1일자로 대대적인 조직 개편 및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서 회장의 회장 취임 시기를 놓고 재계에서도 설왕설래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그만큼 실적이 뛰어났다. 창업주 고 서성환 회장의 차남으로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에 취임한 후 2007년 매출 1조3570억원, 영업이익 2486억원이던 아모레퍼시픽은 2011년 매출 2조2934억원, 영업이익은 3699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경기불황 속에서도 매출 12%, 영업이익이 6.4%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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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적은 곧 주가에 반영됐다. 일례로 지난해 초 1조7950억원이던 서 회장의 자산총액은 연말 2조8380억원으로 58.1% 증가하며 ‘국내 상장 및 비상장 주식부자 100명’ 중 4위로 뛰어올랐다. 경제전문가들은 아모레퍼시픽의 성장을 논할 때 ‘집중’과 ‘개편’을 빼놓지 않는다. 서 회장이 1994년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전신인 태평양의 기획조정실 사장으로 취임해 24개 계열사를 정리하고 화장품 사업에 모든 역량을 집중시킨 결단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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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 회장 자신도 지난 10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아모레퍼시픽의 성장 시기에 대해 “대다수 기업이 IMF 경제위기가 닥친 뒤에야 구조조정을 서둘렀는데 우린 1990년대 초에 단행했다. 고객 중심의 미와 건강을 추구하는 회사로 핵심 역량을 집중하고 체질을 강화했다. 그 덕에 어려웠던 시기가 오히려 성장의 발판이 됐다”고 밝혔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어려운 시기에 결단을 통해 훌쩍 성장한 아모레퍼시픽이 다시금 회장 취임과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여기에 5~6년 전부터 언론에 “때가 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회장에 취임하겠다”고 조심스럽게 뜻을 비친 서 회장의 의지도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서 회장이 판단하기에 현시점이 그룹 도약에 적기가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2012년은 여느 해보다 구매에서 양극화를 경험하고 있다. ‘에뛰드’ ‘이니스프리’ 등의 브랜드숍이나 ‘려(呂)’ ‘해피바스’ 등 매스코스메틱 브랜드는 두 자릿수 성장을 했는데, 상대적으로 정체된 브랜드나 유통경로가 있는 게 사실이다. 지난해부터 이러한 현상을 파악하고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서 회장은 회장 취임과 함께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측이 밝힌 조직개편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지주회사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아모레퍼시픽을 비롯해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뷰티계열사의 글로벌 전략을 통합하고 실행 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향후 아모레퍼시픽이 글로벌 브랜드 컴퍼니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성장 기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략기능 강화를 위해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아모레퍼시픽, 자회사에 분산됐던 일부 기능을 통합했다. 책임경영과 실행력 제고를 위해 영업과 마케팅을 통합하는 Business Unit(사업부문) 형태의 유기적 조직으로 개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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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마케팅 부문과 방판·시판 부문으로 판매 경로별로 구성됐던 화장품 사업의 경우 브랜드를 기준으로 개편됐다. 고가 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과 설화수가 ‘럭셔리BU’, 라네즈·아리따움은 ‘프리미엄BU’ 등으로 구분됐다. 사업부는 Division으로 변경했다. 또한 글로벌 진출 가속화를 위해 본사와 해외법인 간의 업무 프로세스 재정립과 브랜드 중심의 조직 체계를 갖췄다.

    아모레퍼시픽의 한 관계자는 “지주사 기능을 강화하고 글로벌 전략을 통합, 전사적으로 글로벌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회장 취임과 조직개편이 단행됐다”고 전했다.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서 회장의 취임으로 그룹 기능을 강화해 글로벌 사업해 주력할 예정이다.

    [안재형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아모레퍼시픽 제공]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9호(2013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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