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ier]한국인 첫 메리어트 호텔 Willard Award상 받은 워킹맘`즐기며 일하니 슈퍼우먼 쉽던데요`…이동주 JW메리어트 서울 이사
입력 : 2012.12.27 18:04:41
지난해 5월 미국 워싱턴 D.C.에 자리한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앞마당에 레드카펫이 펼쳐졌다. 1년에 단 한번, 전 세계 68개국 3500여개 메리어트 호텔 직원 중 단 8명에게 수여하는 최우수 직원상(J. Willard Award of Excellence) 시상식 현장. 그곳에 행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한국인이 등장했다. 너무 화려하지 않은 옷이 드레스코드였던 그날, 시상식의 주인공이었던 단 한 명의 한국인은 금빛 치마와 보라색 저고리를 차려입고 레드카펫에 올랐다. 시상식장 입구에선 11살, 8살, 6살 세 아들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세 아들이 사회생활의 자양분
JW메리어트 서울의 인사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이동주 이사에게 2012년은 말 그대로 뿌듯한 한 해였다. 5월의 최우수 직원상이 사회생활의 달콤한 열매라면 “엄마, 자랑스러워요”라며 눈물을 보인 세 아이들의 얼굴은 잊을 수 없는 감동이었다.
“한국 사람이 처음으로 상을 받는 자리여서 메달에도 영문이름인 줄리(Julie)와 한국이름 동주(Dong-ju)를 함께 새겨달라고 했어요. 중국인으로 오해할까봐서(웃음). 레드카펫에 오른 절 반기던 아이들은 주최 측의 깜짝 선물이더군요. 이것이 기업문화구나 새삼 느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대학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한 이 이사는 한국의 대학생활이 궁금하고 그리워 대학원은 역유학을 택했다.
그렇게 시작한 한국생활이 올해로 20년. 그동안 사회생활 15년차이자 워킹맘 11년차가 된 그녀는 국내 여성 호텔리어들이 손꼽는 멘토가 됐다.
최우수 직원상 시상식에서 빌 메리어트 회장(왼쪽), 아르네 소렌슨CEO(오른쪽)와 함께 한 이동주 이사
우선 사회생활이 승승장구다. 스물다섯살에 리츠칼튼 서울의 개관멤버로 호텔 문턱을 넘고선 1년 후 최연소 과장이 됐고, 로레알 코리아를 거쳐 2000년 JW메리어트 서울 개관 멤버로 자리를 옮긴 후엔 30대 후반인 2008년 인사이사, 지난해 총괄 인사이사가 됐다. 다분히 보수적인 호텔업계의 인사부문 첫 여성임원이었다. 물론 가정생활도 빠지지 않는다. 세 아들의 엄마로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육아도우미를 두지 않았을 만큼 시간 관리를 철저히 했다.
“저보다 아이들이 희생한 면이 많아요. 출산휴가를 끝낸 후에는 어린이집에서 지내야 했으니까(웃음). 사회생활은 주어진 일을 마다하지 않고 최대한 나를 낮춰 일했습니다. 호텔의 교육과 인사부문은 주 고객이 내부직원이니 그분들이 100% 이상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두서너 배 더 많이 준비해야 하니까요. 가정은 시간투자와 관리를 철저히 했어요. 많은 분들이 비결을 물으시는데, 하는 일이 신나고 즐거우면 열심히 일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무엇이든 되돌아오는 것 같아요. 전 두 가지 일이 모두 재미있거든요.”
재미있고 즐길 수 있는 일을 선택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이야기한 이 이사는 그럼에도 워킹맘의 사회생활에 걸림돌이 존재한다며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결혼하고 아이를 갖게 되면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대인관계도 훨씬 부드러워집니다. 물론 워킹맘에 대한 걸림돌이 존재하긴 하죠. 동료나 상사, 넓게는 기업문화까지 일하는 엄마들은 어떨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걸림돌입니다. 이해해주고 수용하는 분위기가 우선이 돼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