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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태 우리아비바생명 대표 `남보다 반걸음 앞서려 열심히 뜁니다`
입력 : 2012.06.01 17:2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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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취임 1년을 맞이하는 김희태 우리아비바생명 대표를 만나 업계 전망과 향후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김희태 대표 1950년생으로 1977년 중앙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해 3월 우리은행에 입행했다. 2007년 부행장으로 승진, 업무지원본부장과 2008년 경영지원본부 장을 거쳐 2008년부터 3년간 우리은행 중국법인장을 역임하면서 리스크 관리 경험과 중국법인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일궈냈다. 글로벌 감각과 전문성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며 2011년 6월부터 우리아비바생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고 있다.
보험업계가 현대차, 농협 등의 가세로 큰 변혁의 시기를 맞고 있다.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보고 있나. 다들 인정하다시피 농협이 갖춘 영업망은 한마디로 거대하다. 실핏줄처럼 전국 방방곡곡에 자리한 단위 조합은 감히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그들만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현대카드로 대표되는 현대자동차그룹 금융부문의 성공은 마케팅의 힘을 여실히 보여준 경우로 알려져 있다. 분명히 생보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그들이 갖고 있는 단점도 있어 보인다. 초대형 회사의 느린 몸짓이 그렇고 신구 간의 피할 수 없는 갈등이 그렇다. 업계에 미칠 그들의 영향보다는 우리회사가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는 게 현시점에서 중요하다. 이것이 결국 장기적인 성장을 이끌어 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치열해지는 경쟁에 대비해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가. 먼저 전략 측면에서는 ‘영업체질 개선을 통한 수익성 기반의 질적 성장’이라는 비전을 만들었다. 이를 위해 전사 전략 체계도와 이에 기반해 전사 및 각 본부별 KPI 체계를 보완했다.
영업 측면에서는 고수익이 가능한 변액종신보험 등의 전략 상품 판매 강화를 위해 전속채널인 FC와 TM 조직을 강화했고, 집중화된 교육과 차별적인 보상체계를 도입했다. 특화 FC 운영 모델을 차별화된 평가체계, 효율적 지원 조직을 마련할 계획이다. 더불어 고능률 FC 조직을 활성화 하기 위해 평가체계, 조직, 영업 인프라의 정비가 진행 중이다.
올해 초 경영계획과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다고 평가하나.
합작사로서 M&A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양측 대주주간의 합의가 필요하다. 물론 의사결정의 절차가 단독 대주주인 회사와는 조금 차이가 있겠으나, 새로운 M&A를 실행하는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브랜드 인지도가 은행에 비해 낮은 편이다. 영업 일선에서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명 교체 계획이나 진행되는 논의는 있나. 현재 합작사의 상황에서는 사명 변경은 어렵다. 물론 신한생명과 같은 맥락에서 ‘우리생명’이 대안이 될 수도 있겠으나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다만 하나HSBC생명이 최근 하나생명으로 사명 변경 결정을 한 것은 분명 영업 현장의 요구가 작용했을 법하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생명으로의 전환에 대해 요청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현실적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우리아비바생명은 아직 브랜드 가치를 만들기 위한 초기 단계를 지나지 못했다. 먼저 일정 수준의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며, 이를 위한 적당한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물론 단순한 광고적인 접근뿐만 아니라 언론을 통한 기업 PR을 비롯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를 쌓고, 상품에 대한 경쟁력과 대고객 서비스를 개선해 가는 일도 꾸준히 병행하고 있다.
영업현장에서의 좋은 경험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방법이며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지만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아갈 것이다. 또한 최근 ‘Like Daddy 보장 플랜’이라는 보장성 캠페인 광고를 통해 ‘아빠가 좋아하는 우리아비바생명’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고객과 영업채널들에게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어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얼마 전 고객민원 평가에서 하위권을 기록했는데 원인이 무엇이라 분석하는가? 또 어떤 개선책을 가지고 있나. 사실 얼마 전 발표된 고객민원 평가 부분은 내부적으로 이미 TFT까지 출범시켜 충분한 논의와 대책을 세우고 실천해 가는 과정에 서 나왔다. 상대적인 비교를 위해 계량화한 숫자가 높아 보이기는 하나 영업 현장의 지속적인 교육과 3진 아웃 등의 제도적 장치를 통해 점진적인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꾸준히 노력하겠다.
최근 사고보험금 ‘찾아가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도입 초기에는 서류 대리 접수와 계약 안내 중심으로 업무를 진행하지만, 향후에는 사고 등으로 고객의 거동이 불편할 경우 위임장을 받아 직접 병원 등의 기관을 방문해 보험금 청구 서류 발급 대행까지 처리해주는 1:1 맞춤 출장 서비스로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에서 차별화된 고객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지만 ‘찾아가는 서비스’의 도입을 통해 타사보다 높은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서비스 담당자들은 사고보험금처리업무의 베테랑들로 철저한 교육을 받고 고객 방문 전 영업 현장과 사전 업무조율을 통해 고객 서비스와 현장 영업지원의 역할을 동시에 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은행 중국 대표를 지냈는데, 해외진출 계획은 가지고 있나. 국내 시장은 이미 상당부분 성숙된 생명보험시장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권에 대한 진출은 장기적으로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충분한 체력을 갖춰야 하고, 현지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오랜 준비가 필요하다. 우리아비바생명은 아직 내실을 다지며 체력을 키워야 한다.
우리금융 지주에서 중국 진출에 대한 기대가 클 것 같은데.
장기적인 우리아비바의 비전은 우리아비바생명은 우리금융그룹 비은행 부문에서 우리투자증권과 비슷한 위상을 갖게 될 것이다. 이는 생보시장에서 봤을 때 현재의 신한생명과 비슷한 업계 5위 내외가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인 수익기반 마련을 위한 보장성 위주의 매출을 기반으로 꾸준한 성장을 해야 하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영업, 제도, 시스템, 교육 등 회사의 제반 인프라를 기반으로 우리아비바생명만의 성공 전략을 갖춰야 할 것이다. 물론 이 모든 전략은 고객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고객에게 필요한 상품,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 고객이 사랑하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임직원 모두 최선을 다할 때 가능하다.
자주 쓰는 말 중에 ‘영선반보(領先半步)’라는 말이 있다. 중국의 최대 음료업체인 와하하의 회장이자 중국 부호 순위 1위인 쭝칭허우 회장의 유명한 경영전략으로 ‘성공하려면 반걸음 앞서가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남들이 쉴 때 같이 쉬고, 남들이 한걸음 걸을 때 한걸음 걷는다면 우리는 절대 경쟁자를 이길 수 없으며 자칫 낙오될 수 있다. 우리아비바생명 임직원 모두는 각자의 위치에서 남보다 반걸음만 앞서가도록 함께 노력할 것이다.
[박지훈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1호(2012년 0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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