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희태 우리아비바생명 대표 `남보다 반걸음 앞서려 열심히 뜁니다`

    입력 : 2012.06.01 17:2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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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8년 부산생명으로 출범한 우리아비바생명이 올해로 스물네 번째 생일을 맞았다. 1993년 한성생명에서 2000년 LG그룹으로 편입되며 럭키생명, 2006년 LIG생명을 거쳐 2008년 4월 우리금융그룹·영국 아비바(Aviva)의 합작을 통해 우리아비바생명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출범 이후 우리아비바생명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우리금융그룹의 브랜드를 활용한 영업 활성화와 계열사들과의 시너지가 강화됐다는 점이다. 자산 400조원이 넘는 금융그룹의 후광효과는 FC, TM, GA, BA, 법인 등 전 채널에 걸쳐 두루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2008년 우리은행과의 제휴로 시작된 방카슈랑스 사업은 이후 우리금융그룹 계열사를 비롯한 다양한 금융 회사와의 제휴로 이어져 성장을 거듭해왔다. 또한 우리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한 TM 영업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6월 취임 1년을 맞이하는 김희태 우리아비바생명 대표를 만나 업계 전망과 향후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김희태 대표 1950년생으로 1977년 중앙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해 3월 우리은행에 입행했다. 2007년 부행장으로 승진, 업무지원본부장과 2008년 경영지원본부 장을 거쳐 2008년부터 3년간 우리은행 중국법인장을 역임하면서 리스크 관리 경험과 중국법인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일궈냈다. 글로벌 감각과 전문성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며 2011년 6월부터 우리아비바생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고 있다.

    보험업계가 현대차, 농협 등의 가세로 큰 변혁의 시기를 맞고 있다.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보고 있나. 다들 인정하다시피 농협이 갖춘 영업망은 한마디로 거대하다. 실핏줄처럼 전국 방방곡곡에 자리한 단위 조합은 감히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그들만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현대카드로 대표되는 현대자동차그룹 금융부문의 성공은 마케팅의 힘을 여실히 보여준 경우로 알려져 있다. 분명히 생보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그들이 갖고 있는 단점도 있어 보인다. 초대형 회사의 느린 몸짓이 그렇고 신구 간의 피할 수 없는 갈등이 그렇다. 업계에 미칠 그들의 영향보다는 우리회사가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는 게 현시점에서 중요하다. 이것이 결국 장기적인 성장을 이끌어 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치열해지는 경쟁에 대비해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가. 먼저 전략 측면에서는 ‘영업체질 개선을 통한 수익성 기반의 질적 성장’이라는 비전을 만들었다. 이를 위해 전사 전략 체계도와 이에 기반해 전사 및 각 본부별 KPI 체계를 보완했다.

    영업 측면에서는 고수익이 가능한 변액종신보험 등의 전략 상품 판매 강화를 위해 전속채널인 FC와 TM 조직을 강화했고, 집중화된 교육과 차별적인 보상체계를 도입했다. 특화 FC 운영 모델을 차별화된 평가체계, 효율적 지원 조직을 마련할 계획이다. 더불어 고능률 FC 조직을 활성화 하기 위해 평가체계, 조직, 영업 인프라의 정비가 진행 중이다.

    올해 초 경영계획과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다고 평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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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초 경영목표의 핵심은 생명보험회사의 본연의 사업목적에 부합하는 보장성 상품에 대한 판매 비중을 높이는 것이었다. 지난해 11월부터 보장성 보험 TF팀을 구성해 올해 초부터 보장성 보험 증대를 위해 전사적으로 노력해 왔다. 현재 보장성 판매 비율은 채널별로 차이가 좀 나고 있기는 하나, 연초 목표였던 전 채널의 보장성 판매 비율 21.3% 달성은 무난하리라 본다. 2012년 1/4분기 누계 기준으로 보장성 비율은 연초 12%에서 16.9%까지 늘었다. 특히 3월의 경우 20.2%까지 도달해 연말 목표에 근접한 수준까지 올랐다. 현재 생명보험업계 M&A 매물도 많이 나오고 있고, 여러 대형 손보사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우리아비바생명 외적 성장을 위해 M&A시장에 뛰어들 계획은 없나. 우리금융그룹은 비은행 부문 계열사의 성장에 관심이 많다. 특히 생명보험 분야에 대한 나름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현재 우리아비바생명의 규모나 매출은 이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자체적인 성장을 통한 방법도 있겠으나 M&A를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생보시장에 여러 회사가 매물로 나오면서 우리금융그룹이 세간에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언제 본격적으로 M&A 시장에 참여하게 될 것인지는 상황이 결정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합작사로서 M&A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양측 대주주간의 합의가 필요하다. 물론 의사결정의 절차가 단독 대주주인 회사와는 조금 차이가 있겠으나, 새로운 M&A를 실행하는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브랜드 인지도가 은행에 비해 낮은 편이다. 영업 일선에서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명 교체 계획이나 진행되는 논의는 있나. 현재 합작사의 상황에서는 사명 변경은 어렵다. 물론 신한생명과 같은 맥락에서 ‘우리생명’이 대안이 될 수도 있겠으나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다만 하나HSBC생명이 최근 하나생명으로 사명 변경 결정을 한 것은 분명 영업 현장의 요구가 작용했을 법하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생명으로의 전환에 대해 요청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현실적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우리아비바생명은 아직 브랜드 가치를 만들기 위한 초기 단계를 지나지 못했다. 먼저 일정 수준의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며, 이를 위한 적당한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물론 단순한 광고적인 접근뿐만 아니라 언론을 통한 기업 PR을 비롯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를 쌓고, 상품에 대한 경쟁력과 대고객 서비스를 개선해 가는 일도 꾸준히 병행하고 있다.

    영업현장에서의 좋은 경험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방법이며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지만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아갈 것이다. 또한 최근 ‘Like Daddy 보장 플랜’이라는 보장성 캠페인 광고를 통해 ‘아빠가 좋아하는 우리아비바생명’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고객과 영업채널들에게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어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얼마 전 고객민원 평가에서 하위권을 기록했는데 원인이 무엇이라 분석하는가? 또 어떤 개선책을 가지고 있나. 사실 얼마 전 발표된 고객민원 평가 부분은 내부적으로 이미 TFT까지 출범시켜 충분한 논의와 대책을 세우고 실천해 가는 과정에 서 나왔다. 상대적인 비교를 위해 계량화한 숫자가 높아 보이기는 하나 영업 현장의 지속적인 교육과 3진 아웃 등의 제도적 장치를 통해 점진적인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꾸준히 노력하겠다.

    최근 사고보험금 ‘찾아가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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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부터 사고보험금 ‘찾아가는 서비스’를 수도권에 거주하는 우대 고객을 대상으로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보통 고객이 직접 진단서 등 각종 서류를 구비해 보험회사에 제출해야 했다. 이런 불편사항을 개선하기 위해 콜센터를 통해 서비스를 요청하면 담당 모집인(FC)의 사전 동의를 구한 후 고객을 방문해 준비된 서류를 검토하고 추가로 필요한 서류가 있을 경우 이를 안내해 준다. 또 준비된 서류를 접수해주고 보험금 지급이 이뤄지도록 처리해준다. 우대 고객들에게는 SMS를 통해 서비스에 대한 안내가 이뤄지며, 연락처가 변경됐을 경우 콜센터를 통해서 본인의 해당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도입 초기에는 서류 대리 접수와 계약 안내 중심으로 업무를 진행하지만, 향후에는 사고 등으로 고객의 거동이 불편할 경우 위임장을 받아 직접 병원 등의 기관을 방문해 보험금 청구 서류 발급 대행까지 처리해주는 1:1 맞춤 출장 서비스로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에서 차별화된 고객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지만 ‘찾아가는 서비스’의 도입을 통해 타사보다 높은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서비스 담당자들은 사고보험금처리업무의 베테랑들로 철저한 교육을 받고 고객 방문 전 영업 현장과 사전 업무조율을 통해 고객 서비스와 현장 영업지원의 역할을 동시에 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은행 중국 대표를 지냈는데, 해외진출 계획은 가지고 있나. 국내 시장은 이미 상당부분 성숙된 생명보험시장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권에 대한 진출은 장기적으로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충분한 체력을 갖춰야 하고, 현지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오랜 준비가 필요하다. 우리아비바생명은 아직 내실을 다지며 체력을 키워야 한다.

    우리금융 지주에서 중국 진출에 대한 기대가 클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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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의 경우 최근 삼성생명에 이어 대한생명도 중국 시장 진출을 확정한 것으로 안다. 중국 생보시장의 높은 성장 잠재력으로 인해 외국계 생보사의 진출이 활발하지만 우리와 유사하게 중국 로컬 생보사를 Big3가 80%에 육박하는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국내 생보사 역시 중국 시장 진출 초기에는 점유율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지난 2001년 WTO 가입 후 10여 년 동안 1%대였던 외국계 시장점유율이 5%대까지 올랐다고는 하지만 아직 남아있는 파이는 크다고 할 수 있다. 기존 변액보험 위주의 투자 상품이 주력이었지만 앞으로 연금이나 순수보장성 상품으로 시장이 다양화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보장성 상품에 강점을 가진 국내 생보사들의 중국 진출은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특히 기존 방카슈랑스 위주였던 판매 채널 역시 FC나 GA로 확대될 가능성이 클 것이고, 이와 관련된 국내 생보사 노하우도 성공적인 시장 진출의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인 우리아비바의 비전은 우리아비바생명은 우리금융그룹 비은행 부문에서 우리투자증권과 비슷한 위상을 갖게 될 것이다. 이는 생보시장에서 봤을 때 현재의 신한생명과 비슷한 업계 5위 내외가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인 수익기반 마련을 위한 보장성 위주의 매출을 기반으로 꾸준한 성장을 해야 하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영업, 제도, 시스템, 교육 등 회사의 제반 인프라를 기반으로 우리아비바생명만의 성공 전략을 갖춰야 할 것이다. 물론 이 모든 전략은 고객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고객에게 필요한 상품,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 고객이 사랑하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임직원 모두 최선을 다할 때 가능하다.

    자주 쓰는 말 중에 ‘영선반보(領先半步)’라는 말이 있다. 중국의 최대 음료업체인 와하하의 회장이자 중국 부호 순위 1위인 쭝칭허우 회장의 유명한 경영전략으로 ‘성공하려면 반걸음 앞서가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남들이 쉴 때 같이 쉬고, 남들이 한걸음 걸을 때 한걸음 걷는다면 우리는 절대 경쟁자를 이길 수 없으며 자칫 낙오될 수 있다. 우리아비바생명 임직원 모두는 각자의 위치에서 남보다 반걸음만 앞서가도록 함께 노력할 것이다.

    [박지훈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1호(2012년 0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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