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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 Woman] 젊은이의 멘토 크리스티 루 스타우트 CNN 앵커…젊음은 특권, 혁신의 주인공이 돼라
입력 : 2012.04.25 15: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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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도전, 칭화대서 유학 중국을 체험하다 그녀는 2000여 명의 청중이 꽉 들어찬 회의장에서 세계적인 기업인 5명을 상대로 화려한 언변으로 능수능란하게 패널 토론을 이끌었고 촌철살인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모더레이터가 토론 긴장감을 유지하며 청중이 몰입하도록 하는 것에 익숙지 않았던 많은 사람들에게 그녀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포럼 참석자들의 사인 공세와 사진 촬영 요청에도 특유의 웃음을 잃지 않는 등 포럼 최고의 화제 인물로 떠올랐다. 이후 한국을 주기적으로 방문해 온 스타우트 앵커가 올해에는 매일방송이 주최한 제3회 MBN 포럼에 참석, 또 한 번 청중을 사로잡았다. 특히 올해 포럼에서는 그녀가 젊은 층의 멘토가 돼 인생 선배로서 삶의 통찰력에 대해 직접 들려줘 커다란 호응을 얻었다.
그녀가 포럼 현장에서 강조한 것은 바로 헝그리정신과 모험심이었다. 기업에 입사하든, 공무원이 되든, 언론인이 되든 간에 젊음이라는 특권을 가지고 기동력이 뛰어날 때 과감하게 선택하라는 주문이었다. 실제로 그녀의 삶 자체가 위험을 감수하는 모험의 연속이었다.
그녀는 미국 서부 명문 스탠퍼드대에서 미디어 연구로 학사·석사학위를 받았다. 명문 대학에서 석사학위까지 취득한 만큼 그녀가 원하면 얼마든지 편한 직장을 골라잡아 안주할 수 있었다. 특히 스탠퍼드대 대학원을 졸업할 당시인 1997년은 한창 닷컴붐이 불던 시기였다. 닷컴 열풍 진원지인 실리콘밸리도 스탠퍼드대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최신 IT 관련 정보를 자주 접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친구, 부모는 물론 대다수 교수들까지도 그녀에게 닷컴 열풍에 올라타 닷컴의 일원이 될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그녀는 새롭게 떠오르는 신흥대국 중국에 가서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공부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모두가 반대했다. 스탠퍼드대에서 저널리즘을 가르치던 윌리엄 우 교수만이 “아시아로 가라(Go east, young lady!)”고 밀어줬을 뿐이다. 최후의 판단은 그녀의 몫이었다. 그녀는 모든 유혹을 뿌리치고 혈혈단신 중국 칭화대로 향했고 그곳에서 고급 만다린어를 배웠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위험을 감수한 결과 그녀는 이제 언론인이기 이전에 알아주는 중국 전문가가 됐다. 애드버타이징 에이지(Advertising Age)잡지가 트위터로 팔로해야 할 25명의 중국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그녀를 지목할 정도다.
나는 Media Junky
이때 언론인이 자신의 본업임을 다시 한 번 깨달은 그녀는 2001년 CNN에 입사하게 된다. 결국은 꿈을 이룬 셈이다. 그녀의 페이스북 소개글만 봐도 그녀가 언론인으로서 얼마만큼 자신의 직업을 즐기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그녀는 페이스북 소개글 첫머리에 미디어 정키(Media Junky·여가시간을 TV 시청하는 데 보내는 사람)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방송을 하지 않을 때조차도 TV 뉴스를 손에서 놓지 않을 정도로 자신의 일에 푹 빠져 있는 셈이다. 또 평상시 다양한 사회현안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식을 쌓아두는 것도 중요시한다. 그녀는 지금도 매일 월스트리트저널,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4~5개 신문을 정독한다. 최근 김정일 사망 소식이 알려졌을 때 1시간 만에 방송을 준비해 5시간 연속 방송을 한 것도 그녀가 평소에 관심을 갖고 북한에 대한 지식을 쌓아놨기 때문에 가능했다.
목표 비전 강령 지갑에 넣고 다닌다 셋째, 스타우트 앵커는 기업과 조직이 그 목표와 비전을 밝힌 강령(Mission Statement)을 가지고 있듯 젊은이들도 자신이 지향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강령을 만들어 지갑에 넣고 다녀야 한다고 강조한다. 스타우트 앵커는 “나는 지난 10년 간 매년 올해 목표가 뭐고 5년 뒤 그리고 10년 뒤 나의 목표가 뭔지 항상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묻는다”며 “지향하는 목표를 명확하게 갖고 있어야 뭔가를 이룰 수 있다. 인생을 수동적으로 살지 말고 능동적으로 만들어가라”고 주문한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언젠가 CNN에서 보도할 만한 혁신의 주인공이 되라는 얘기다.
또 언론인이든 어떤 직업을 갖든 항상 시대의 흐름을 좇아갈 수 있도록 스마트해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새로운 기술을 거부하기보다는 자기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일례로 소셜미디어를 꼽았다. 그녀 스스로 트위터 마니아일 정도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회와 소통하는 것을 즐긴다. 또 그녀는 첨단기술을 먼저 받아들여 이를 언론에 잘 활용하고 시대의 트렌드를 잘 따라가는 저널리스트 중 한 명이다. 그녀가 첨단기술에 익숙해진 배경은 그녀의 히스토리를 뜯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일단 실리콘밸리가 있는 스탠퍼드대에서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기술을 자주 접했고 기술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와이즈닷컴이라는 IT기업에서 근무한 적도 있다. 중국 칭화대로 유학가서는 베이징 소재 인터넷 사이트 소후닷컴(Sohu.com)에서 일했다. 중국 로이터 뉴미디어 부서에도 한때 몸 담은 바 있다.
이 같은 기술적 배경 때문에 CNN에 막 입사했을 때는 기술 관련 뉴스를 전문적으로 전하는 기자로 활약했다. IT 분야 신기술, 새로운 트렌드 등을 소개하는 데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CNN 기술 프로그램 스파크(Spark)와 월간 프로그램 글로벌 오피스(Global Office)를 진행하기도 했다. 빌 게이츠 MS 창업자, 지미 웨일스 위키피디아 창업자 등 IT 거물들과의 인터뷰도 그녀의 몫이었다.
[박봉권 매일경제 국제부 차장 peak@mk.co.kr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9호(2012년 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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