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telier] `이종배` 서울팔래스호텔 총지배인(부사장)…No More Old Fashioned New Style Old Friend

    입력 : 2011.12.29 15: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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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복판에 아담한 특1급 호텔이 들어섰다. 아니, 들어선지 이미 한 세대를 훌쩍 넘겼으니 강남지역 최고(最古) 형님 호텔이요, 2011년 6월 특1급으로 승격됐으니 이제 갓 6개월을 넘긴 새내기 특급호텔이다. 호텔 맞은편은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뒤편에 서래마을을 바라보고 선 서울팔래스호텔은 30여 년 동안 서울 강남지역의 발전상을 직접 확인한 산증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시절 강남지역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었던 이곳은 당시 광고 문구가 ‘한강이 바라다 보이는 호텔’이었다. 지금은 아파트 숲 속 한가운데 자리했지만 그 동안 한강의 기적을 직접 체험하며 세월의 무게를 묵묵히 이겨내고 있었다.

    “덕분에 할아버지와 아들, 손자까지 3대가 단골인 고객이 많습니다. 직원들의 40% 이상이 평균 근속 연수 10년이 넘기 때문에 그 분들의 취향을 하나하나 기억해 서비스하고 있어요. 특1급 호텔로 승격되니 고객들이 더 좋아하더군요. 이젠 증손자도 이곳에서 결혼시켜야겠단 고객도 있어요(웃음).”

    코오롱, 농심, 서울웨스틴조선, 부산웨스틴조선, 해비치, 디오션 호텔 등을 거치며 국내 대표 호텔리어로 불리는 이종배 총지배인은 2009년 서울팔래스호텔에 부임하며 특1급 승격을 진행한 장본인이다.

    우선 호텔의 시설과 서비스 전반을 리뉴얼했다. 객실 수를 283개에서 272개로 줄이는 대신 일부 객실을 확장해 귀빈 층을 신설하고 객실 타입을 다양화했다. 사진작가 김중만 씨의 작품으로 실내와 객실을 꾸미기도 했다.

    2008년부터 시작된 리노베이션에 투입된 비용만 272억원. 2015년까지 70억원을 더 투자해 젊고 활력이 넘치는 호텔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No More Old Fashioned, New Style Old Friend’가 서울팔래스호텔의 새로운 전략입니다. 오랜 친구가 새로운 스타일로 변신해 돌아온 것이죠. 수년 전부터 오래된 호텔이란 이미지를 위해 디자인 경영을 실천했어요. 앞으로 3개 층을 증축해 객실을 추가 확보하고 고객을 위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서울팔래스호텔의 변신은 객실에서 시작됐다.건축가 최시영이 디자인한 ‘디딤, 여밈, 스밈’의 요소가 반영됐고 서래마을에서 영감을 얻은 프렌치 무드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객실에 들어서면 대청마루에 올라선 것처럼 나무 바닥을 깔아 한국의 멋을 살렸고 객실과 욕실을 서로 트이게 해 공간에 관조의 개념을 표현했다. 10층에 마련된 이그제큐티브 라운지(Executive Lounge)와 1층에 마련된 뷔페 레스토랑 ‘더 궁’, 2층 전체를 차지한 일식당 ‘산봉(山峰)’, 12층의 중식당 ‘서궁(西宮)’은 서울팔래스호텔의 대표적인 변신이다. 그 결과 지난해 특1급 호텔로 승격된 후, 디자인경영대상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등 서서히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곳은 강남 한복판에 자리한 맛과 멋의 중심지(Cultural & Culinary Landmark)입니다. 호텔 사업만 30여년 이어온 전통과 현대적인 감각이 어우러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해외에 한국의 토종 브랜드 서울팔래스호텔을 알리고 해외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에 나설 계획입니다.”

    타고난 예술가적 기질이 디자인·감성 경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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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그 중심에는 이종배 총지배인의 역할이 절실하다. 고등학교 밴드부 시절 독학으로 익힌 피아노와 해군군악대를 거치며 알게 된 트럼펫 실력이 수준급인 이 총지배인은 지금도 음악을 매개로 해외 바이어와 고객을 상대한다. 총지배인의 피아노와 트럼펫 연주가 가미된 비즈니스 미팅은 자연스럽게 성공적인 계약 성사로 이어지곤 한다. 대학시절 1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관광호텔경영전문학교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된 이후 그의 음악사랑은 약 40여 년을 이어오고 있다.

    “간혹 직원들과의 회식자리에서도 연주하곤 합니다. 총지배인이 음악을 연주하며 직원을 대하니 저절로 감성경영이 자리 잡게 됐어요. 그렇게 부드럽고 감미롭게 고객을 우선하는 자세를 항상 강조합니다. 주변에 고급 아파트 단지가 많아 가족 단위 고객이 많은데 감성이 토대가 된 서비스에 고객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어요.”

    서울팔래스호텔은 지난해 창립 이래 최고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0년 동기대비 15%이상 성장한 수치다. 이종배 총지배인은 “투자와 매출향상, 고객만족의 세 가지 목표가 모두 현실화되고 있다”며 서비스 품질 강화를 강조했다.

    “글로벌 호텔 체인은 각국에 동일한 서비스 매뉴얼을 적용합니다. 어찌 보면 틀에 박힌 서비스라 할 수 있어요. 서울팔래스호텔은 틀에 얽매이지 않고 고객이 원하는 바를 순발력 있게 준비하는, 우리만의 호텔 서비스를 마련해 1등 브랜드로 도약할 계획입니다.”

    [안재형 기자 ssalo@mk.co.kr│사진 =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6호(2012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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