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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효 KDB산은 사랑나눔재단 사무국장
입력 : 2011.09.28 16: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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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대학을 졸업하고 입행했으니 35년. 한 세대를 넘는 세월동안 산은맨으로 살아온 한효 산은사랑나눔재단 사무국장은 3년 전만 해도 국제투자, 여신, 중소기업 벤처 투자 업무의 베테랑이었다. 그런 그가 사회복지 분야로 방향을 선회한 건 직접 체험한 절체절명의 순간 때문이었다.
“1982년 말 업무차 지방 출장을 갔는데 묵던 호텔에서 화재가 났어요. 정말 구사일생이란 말이 모자랄 만큼 겨우 살았지요. 그랬더니 내가 아니라 남을 생각하게 되더군요. 그때 달라졌습니다.”
그렇게 오래전부터 사회봉사에 뜻을 두고 재단을 맡게 된 한 국장은 대학원에 진학해 사회복지 분야를 체계적으로 공부할 만큼 열정이 앞섰다. 장학금을 지원한 학생이 대학에 진학해 후배들을 격려하는 모습이나 창업자금을 지원한 점포가 성공해 음식을 덤으로 내올 때면 잠시도 고삐를 늦출 수 없었단다. “저희 재단 사업비는 매년 은행이 출연해주는 자금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올 사업비가 40억원인데 어느 곳에 더 지원하고 덜 지원하고를 정할 땐 마음이 아픈 게 사실이죠.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은 없지 않습니까(웃음).”
KDB산은사랑나눔재단의 지원사업은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자립지원사업은 저소득층과 소외계층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기능과 창업교육을 병행한다. 그 중 눈에 띄는 지원은 ‘새터민지원사업’. 국내에 정착한 새터민의 한국 적응을 지원할 수 있는 시설과 프로그램, 장학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 국장은 “새터민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중앙아시아의 고려인 후손들을 지원해줄 수 있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둘째, 장학사업은 이미 국내를 벗어나 중국의 조선족과 중앙아시아 고려인 대학생을 대상으로 범위를 넓혔다. 지난해에는 30명의 중국 재외동포와 20명의 우즈베키스탄 재외동포에게 1100달러 이내로 장학금을 전달했다. 셋째, 지역사회의 우수사회복지시설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52개 시설에 총 7억원을 지원했다.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 새 희망을 마지막으로 연말 소외계층을 돌아보고 NPO(민간 비영리 단체)및 국제긴급구호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인도, 동남아시아 지역에 구호 상황이 발생하면 월드비전과 더불어 봉사활동 지원에 나서고 있다.
“월드비전과는 2007년부터 연을 맺고 있습니다. 올해는 사랑의 도시락 아동특화활동(1000만원, 인천·은평 사랑의 도시락집 지원), 해외 긴급구호 Reserved fund(1억원)를 지원했습니다. 늘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해외 긴급구호에 나서는 월드비전 분들을 보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그렇다면 한 국장이 생각하는 진정한 사회봉사란 무엇일까. “지원금을 쥐어주는 게 아니라 자립할 수 있게 도와줘야겠죠. 저희 재단이 하고 있는 사업과 다르지 않은 부분입니다. 잠시 편한 게 아니라 지속적인 희망을 안겨주는 게 중요해요. 그게 행복 아닙니까?”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1호(2011년 0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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