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찬 골프존 대표이사, “솔선수범, 하인정신이 나의 리더십이다”

    입력 : 2011.09.15 16:5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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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찬 대표는 단지 우리를 즐겁게 하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단순한 재미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겉보기만 그럴듯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솔선수범과 하인정신을 바탕으로 한 리더십으로 고객들과 감성적인 유대감을 형성해 교류했다. 이는 세상에서 깊은 감동을 주는 해결책에 대한 필요성을 깨달은 것이다.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 단순히 ‘세일즈’만 하는 것보다 훨씬 이익이 된다는 점도 주장하고 있다. 현재 66세의 만학도로 문화예술경영 석사과정을 수료하고 문화와 접목된 골프존의 사업영역을 그리고 있다. 현재 김 대표가 이끄는 골프존의 일반 공모 청약경쟁률이 200대1을 넘어섰다. 40만주 모집에 8385만주 넘게 청약이 몰려 209.64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투자자들이 그만큼 골프존의 성장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는 얘기인데 이와 관련된 것은 물론 개인의 이야기도 들어보았다. 학업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데. 지금 하는 일인 골프존을 공간문화 네트워크라는 개념에서 체계적으로 구축해 콘텐츠에 대한 이해와 연구를 한다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태권도가 해외에 진출해 보편화하는 데 성공적인 모델을 구축했듯이 골프존도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직접 연구하는 자세로 골프존이 가지고 있는 특수성에 대한 공간문화를 네트워크화해 향후 세계적인 한류문화가 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해 66세인데 문화예술경영학 석사학위 공부를 하고 있다.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 중 나이가 제일 많다(웃음). 우연히 지금 지도교수를 만나 문화예술경영을 통한 것이 내가 하고 있는 일에서 너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면 더욱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학문에 나이는 별로 중요한 것 같지 않다.

    골프존이란 어떤 회사인가. 2000년 5월 설립된 국내 최초의 스크린 골프 기업이다. 본사는 대전시 유성구에 있다. 골프 시뮬레이터를 비롯해 1만5000개가 넘는 스크린 골프 시스템을 팔았다. 모두 자체 개발 제품이다. 골프존의 제품이 들어가는 매장(골프방 등)만 4000여 개에 육박한다. 회사 설립 당시 10여 명이었던 직원은 5월 현재 450여 명으로 40배 이상 늘었다. 직원의 87%가 연구개발 인력이다. 지난해 매출은 1843억원, 영업이익은 623억원이다. 2008년부터는 일본 홍콩에 해외 법인을 만들었다. 연말쯤에 중국 베이징에 현지 법인을 세울 예정이다.

    어떻게 골프사업의 길로 들어섰나? 삼성전자 시스템사업부장(1979~1993년)을 거쳐 (주)영밴 대표이사(1993~2000년)를 역임하면서 부가통신과 관련된 일을 했다. 이때는 외환위기 시기였지만 아무런 문제없이 나름 성공적인 사업을 했다. 하지만 퇴폐적이고 좋지 않은 방향으로 분위기가 흘러가고 돈벌이가 된다고 하니까 경쟁이 치열했다.

    나는 한국 부가통신 분야에서 큰 포부가 있었는데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하고 고민했다. 그때 부가통신 그리고 골프, 밀레니엄시대의 새로운 것이란 등등 몇 가지 떠오르는 키워드를 종합해 봤다. 결국 부가통신과 접목한 인터넷을 활용한 골프 관련 비즈니스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노후에 소일거리로도 괜찮겠다 싶어 시작하게 됐다(웃음).

    새로운 골프존을 만든 계기는. 어떤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닌 것 같다. 앞서 이야기 했지만 ‘노후에 소일거리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이런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부가통신과 관련한 골프 사업에 대한 준비를 한 것 같다. 그런데 골프존 사업이 퇴폐성으로 변질될 것을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검증이 끝난 일이다. 2~3년 전 그런 논쟁이 있었다. 술과 여성도우미를 활용하면 장사가 잘 되지 않을까라는 아이디어 차원이었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왔다.

    독자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아 실내골프장이 모두 골프존으로 통용되고 있다. 만약 퇴폐적 영업을 하는 실내골프장이 있다면 결국 골프존에도 영향이 있을 텐데. 그런 일을 대비해 본사 감사실에서 감찰 활동을 한다. 이로 인해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철두철미하게 관리하고 있다. 6개월 전 경기도 어느 지역에서 그런 일이 있어 엄중 항의했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곳은 장사가 안 된다.

    성공에 대한 신념은 무엇인가. 요즘 코스닥에 상장되니 성공했다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내 꿈은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해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골프존 문화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그것이 곧 기업이념이기도 하다. 즉 ‘누구나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가 구현돼야 성공이지 지금은 성공한 게 아니라고 본다. 만약 성공의 기준이 ‘돈과 주식가치가 1억이다’, ‘브랜드 가치가 어느 정도 도달했다’, ‘모든 사람이 골프존을 알고 있다’, ‘코스닥에 상장했다’ 같은 거라면 내 생각은 좀 다르다. 기업이념을 부연하기 위해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며 항상 준비하는 자세로 한 단계 끝내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자세가 내 신념이다.

    현재 코스닥에 상장했고 기업 분위기도 좋은데 혹시 경쟁사가 있나. 그리고 보니 유사 경쟁사가 없는 것 같다(웃음).

    어쨌든 대단한 일을 해냈다. 김 대표의 리더십은 뭔가. 솔선수범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하인정신이다.

    무슨 의미인가. 벤처기업인은 다 마찬가지일거다. 3년 후, 5년 후의 세상을 생각한다. 그땐 어떤 세상이 될까? 이렇게 되면 안 되는데 하는 식의 상상을 한다. 그 상상을 부연하고 실현하기 위해 현재 준비할 것을 뭘까 등을 고민하고 기술의 로드맵, 자금 준비계획, 사업의 중장기 검토를 한 후 사업을 시작한다. 그때부터는 항상 앞장서서 솔선수범하는 것이 벤처기업의 일상이 된다. 나는 이런 솔선수범이 생활화돼 있다. 밑에서부터 시작하는 마음, 즉 하인정신이 필요하다. 여기서부터는 무엇을 해야 할까 하는 리모트 센싱(remote sensing)과 비슷하다. 그렇기 때문에 맨 밑에서 솔선수범하는 하인정신, 서번트(Servant) 정신이 필요한 것이다.

    골프존은 순항 중이지만 미래에는 어떤 도전에 직면할까. 지금 해외에서 제2, 제3의 실력과 자본력이 있는 기업들이 우리의 사업모델을 벤치마킹해 일본과 중국은 물론 유럽에서 먼저 선점하는 것이 걱정이 된다. 왜냐하면 국내시장은 우리 골프존이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탄탄하게 구축했기 때문에 대기업에서도 동종 사업에 대한 진출이 어렵다는 판단을 했다. 하지만 세계시장은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어 많은 일들을 연계할 수 있는데 이것을 어떻게 빨리 선점해 개발하고 구축하느냐가 현재의 고민이고 미래에 대한 도전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미래의 어떤 도전에 대해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대비할 것보다 경계하고 조심해야 될 것이 있다. 내부의 어떤 문화나 매너리즘이다.

    사람들이 골프존에 열광하면서 ‘반짝 사업’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골프존의 비즈니스 사업을 편협하게 생각해서다. 골프존의 사업 영역을 스크린 골프로 가둬놓고 생각한다. 또한 퇴폐적이고 포화 상태가 됐을 때 성장성과 수익성의 한계가 있고 하나의 놀이로 본다. 패션처럼 유형에 민감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골프 전체를 아우르는 토털 기업이다. 새로운 문화공간을 위한 사업 개념으로 하고 있으며 편리성을 목적을 두고 있다. 일반 핸드폰과 스마트폰을 예로 하면 좋겠다. 스마트폰이 가지고 있는 첨단적인 편리함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는가. 골프존 역시 시간과 비용 그리고 날씨와 상관없는 편리성을 선사한다. 골프, IT, 문화가 결합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스크린골프이기 때문에 ‘반짝 사업’이기보다는 현 시대에 맞는 그리고 미래형 산업으로 해석해 주면 한다.

    골프존 사업은 제조업 사업인가. 말하자면 길다. 우린 제조업을 하는 기업으로 보이지만 아니다. 제조업을 했다면 양궁이나 승마, 스케이트 등을 시뮬레이션(Simulation)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골프, 아이텍스 기술, 문화 이 세 가지 아이템이 어우러진 서비스 비즈니스다. 그리고 제조업은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이나 중국에게 따라 잡힐 가능성이 있다. IT기술과 골프에 접목시키면서 하나의 문화공간을 만들고 온라인 네트워크에 콘텐츠를 응용했기 때문에 문화기업의 사업으로 보면 된다.

    스크린 앞에서 대화 중인 김영찬 골프존 대표(왼쪽)와 박정배 교수.
    스크린 앞에서 대화 중인 김영찬 골프존 대표(왼쪽)와 박정배 교수.
    그러면 골프존은 문화기업인가 문화를 기반으로 공간사업을 하는 문화기업이다. 하지만 문화가 무엇인지 잘 몰라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사업을 병행하면서 문화와 관련한 최고경영자과정 2~3곳을 수료했다. 최고 과정의 세미나는 물론 책과 강연 등도 열심히 참석했다. 결국 내가 직접 연구를 해봐야겠다고 판단해 문화예술경영 석사과정을 수료하기까지 이르렀다. 지금도 완성도 높은 문화기업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화기업이라면 엔터테인먼트 성격이 강한 것인가. 굳이 말하자면 공간문화 성격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골프존을 문화기업으로 사업의 방향성을 잡고 자본금 5억원의 회사를 설립했다. 그중 1억원을 투자해 인터브랜드라는 세계적인 회사에 CI를 의뢰해 완성했다. 문화기업이라 함은 브랜드가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누가 자본금 5억원의 설립 초기 회사에서 CI를 만들기 위해 1억원을 투자하겠는가? 54세에 창업해 운이 좋아 성공의 길로 들어섰다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름 철두철미하게 준비하고 고민해 문화기업으로서의 골프존을 만들었다.

    그럼 설립 초기부터 문화기업의 이미지를 만들었다는 말인가. 그렇다고 볼 수 있다(웃음). 대전 본사에 와보라. 1층에 갤러리 공간, 2층에 리셉션 공간이 멋지게 구비돼 있다. 1층 공간은 어떻게 보면 테크노밸리(techno valley)다. 관련 분야 CEO들에게 무상으로 독서토론 장소 제공은 물론 4개의 부스에서는 기업들이 워크숍 을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일반인이 골프존 사업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골프존은 프랜차이즈나 가맹점 개설해주는 사업을 하는 곳이 아니다. 골프존의 시설물을 사업하려는 이들이 구입하고 설치해 영업을 하는 것이다. 다만 회사에서는 상권이나 기본적인 자문을 해준다. 기본적으로는 생산하고 판매는 아웃소싱만 한다.

    창업에 필요한 비용은 어느 정도인가. 한 공간에 시스템 한 대를 설치하는데 기계 값 4500만원 정도에 인테리어 비용은 별도다. 설치를 위한 소요기간은 20일 정도고 AS는 직접 한다. AS를 판매하는 사람들에게 위탁했더니 판매에만 집중해 소홀이 하는 경향이 있어 불만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회사를 만들어 직접 서비스하고 있다.

    공연이나 영화, 전시 등 문화예술 등은 자주 접하는가. 바쁘다는 핑계로 최근 자주 접하지 못하고 있다. 조만간 뮤지컬 '광화문 연가'를 볼 예정이다.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는데 가정에서는 몇 점인가. 아내는 점수를 안 줄 것 같다. 그 사람도 골프를 좋아하고 서로 바쁘다 보니 점수를 줄 시간이 없다. 푸념으로 이런 말도 한다. “아니 여보? 당신은 그렇게 돈이 많은데 왜 나한테는…”(웃음)

    현재 고민은 뭔가. 체중이다. 내장비만도. 뱃살, 이게 가장 고민이다(웃음).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것 같지는 않은데 주량은 어떻게 되나. 한두 잔 정도 하는데 체질적으로 몸에 받지 않는다.

    골프 실력은 어느 정도인가. 90타 정도다. 부연 설명하자면 구력 20년에 평균 핸디캡 12(84타) 수준이다. 베스트 스코어는 3오버파(75타)다. 사람들과 어울릴 정도는 된다(웃음).

    기업경영 외적으로 골프산업과 관련한 사회사업이 있는가. 꿈나무 육성이라는 명목으로 초등학교 학생 10여 명에게 1인당 100만원씩 지원해주고 있다. 대한골프협회에서 주최하는 시니어 대회 타이틀 후원도 하고 있다. 그리고 최상호 프로 등 일부 시니어들과 초등학교 꿈나무들을 서로 연결해주는 멘토 자리도 제공하고 있다. 누구나 골프를 즐길 수 있게 한다는 기업이념을 실천하고 있다.

    새로운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 앞으로 3D 골프 코스를 세계 곳곳에 만들어 한국을 알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태극문양이나 복주머니 또는 버선 등 한국의 고유한 선을 스크린골프에 담아 한류바람을 일으키는 것이다. 골프존과 관련된 첨단적이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다.

    [박정배 / 청운대학교 공연기획경영학과 교수·한국뮤지컬대상 심사위원 jbpark00@gmail.com│사진 =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0호(2011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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