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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귀열 스코노코리아 대표이사, “그들에겐 신발이 곧 생명입니다”
입력 : 2011.09.15 16:5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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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실한 크리스천인 백귀열 스코노코리아 대표가 꼽은 성장 비결은 ‘정직’. 믿을 수 있는 제품만 소비자에게 내놓는다는 의지는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나 지금이나 변치 않는 경영 마인드다.
“처음부터 공장이나 유통업자들과 타협을 거부했어요. 일단 입고한 제품에 샘플검사는 없습니다. 하나하나 100% 전수검사를 하죠. 처음엔 지독하다 하던 분들도 이젠 군말 없이 좋은 제품만을 입고합니다. 자연스럽게 소비자와 신뢰가 형성됐습니다.”
백 대표의 고집은 스코노코리아의 사회공헌 활동에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2008년부터 월드비전을 통해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선물한 신발만 4만2000족. 여타 기관을 통한 기부를 더하면 4년 동안 약 12만족의 신발을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이웃에 전달했다.
“아프리카 아동들에게 무언가 해주고 싶은 마음이 전부였어요. 아이들이 자라서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다면…. 이런 생각이었습니다. 신발은 박스포장 때문에 부피가 커서 전달이 쉽진 않아요. 그래서 처음엔 나눠주기도 쉽지 않은데 식품류가 낫지 않느냐는 소리도 들었습니다(웃음).”
왜 굳이 신발이냐는 물음은 당시 한비야 월드비전 팀장이 백 대표에게 전한 아프리카의 상황에 당연한 명제가 됐다. 굶주린 이들에게 식량을 배급하고 이틀 후 살펴보니 있어야 할 식량이 증발했던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고 따져 물으니 “애가 학교에 가야하는데 신발이 필요해 식량을 팔아 사줬다”는 답이 돌아왔다.
“한비야 팀장이 눈물을 흘리면서 그러더군요. 그들에겐 신발이 생명이라고. 처음 아프리카에 갔을 때 그네들의 발을 봤습니다. 성한 사람이 없었어요. 그 너른 벌판을 마음 놓고 뛰어다닐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기업은 분명 사회적 책임이 있다 ‘단순히 돈만 아는 기업이 아닌 벌어들인 이윤은 선한 마음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백 대표의 철학은 직원들의 마인드도 바꿔 놨다. 스코노의 목표는 1~2년 반짝하는 기업이 아니라 1000년을 이어가는 기업이다. “우리나라엔 200년이 넘는 기업을 찾아 볼 수 없어요. 전 세계에 1000년이 넘은 기업이 13개 있다는데 그 절반이 일본 기업이랍니다. 이윤만 추구했다면 과연 그렇게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기업은 분명 사회적 책임이 있습니다. 그걸 축소하거나 왜곡할 생각은 전혀 없어요. 더불어 살 수 있는 사회가 옳은 것 아닙니까.”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선 기업의 성공이 중요한 법. 스코노코리아의 10년 대계를 묻자 기다렸다는 듯 답이 돌아왔다.
“10년 후 스코노코리아의 무대는 국내가 아니라 해외로 정했습니다. 그 시기엔 국내 영역이 전체의 5% 남짓일 겁니다. 오너의 사적인 생각에 기업이 틀어지는 경우를 수도 없이 봐왔습니다. 우선 그러지 않아야겠죠(웃음). 늘 신중하게 스코노의 글로벌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중심은 스코노의 ‘인재’가 차지해야죠.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커나가듯 사람을 키우는 기업이 스코노의 10년 계획입니다.”
월드비전은 전 세계 100여 개 나라에서 1억 명이 넘는 지구촌 이웃들과 함께 긴급구호, 지역개발, 옹호사업을 펼쳐가는 세계 최대의 국제구호개발기구입니다. 1950년 한국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부인과 고아들을 돕기 위해 미국인 선교사 밥 피어스(Bob Pierce)와 한경직 목사가 설립, 한국에서 첫 사업을 시작한 월드비전은 전 세계 100여 개국의 파트너십이 함께 하는 국제적인 구호개발 NGO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국월드비전은 1991년까지 해외 후원자들의 도움을 받아오다 ‘사랑의 빵’, ‘기아체험 24시간’ 등의 자체적인 모금활동을 통해 도움을 주는 나라로 전환, 국내는 물론 전 세계의 도움이 필요한 아동들을 돕고 있습니다. 월드비전 해외아동후원 02-2078 -7000 www.worldvision.or.kr [안재형 기자 ssalo@mk.co.kr│사진 =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0호(2011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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