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 부촌지도 바꾸는 개포·반포·잠실 재건축 속도 낸다

    입력 : 2017.10.20 14:27:59

  • 개포, 잠실, 반포 등 서울의 대표적 재건축 단지 3곳의 사업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개포지구는 저층 1~4단지의 재건축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층인 6~7단지가 정비계획 승인을 받았다. 개포지구 전체가 재건축을 통해 강남 속의 미니 신도시로 변신을 하기 위한 마지막 단추를 꿴 셈이다.

    잠실지구도 서울시의 한강변 층고제한에 발목이 잡혀 있다가 잠실주공5단지의 50층 재건축계획이 우여곡절 끝에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했다. 반포지구는 단지별로 사업 추진속도에 차이가 나고 있지만 최근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잠실, 반포, 개포 등 3곳의 재건축사업이 마무리되면 서울 강남의 모습은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다. 재건축단지에 관심 있는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을 위해 반포, 개포, 잠실 3곳을 비교해 본다.

    잠실 주공5단지
    잠실 주공5단지
    ▶압구정과 부촌 1위를 다투는 반포

    반포는 서초구의 대표적인 부촌이다. 한강변 입지를 갖고 있고, 신세계의 적극적 투자 속에 계속 모습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는 고속터미널과도 인접해 있다.

    강남에 비해 학군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지만, 사실상 약점은 그뿐이다. 한강 변 입지에 편리한 주거 및 생활환경, 강북 도심과의 연결성 등 반포만이 갖고 있는 이점은 아직 재건축을 시작도 못하고 있는 압구정이 재건축 본궤도에 오르지 않는 이상 ‘대체 불가’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만큼 입지적으로는 서울에서도 최고 수준이라는 얘기다.

    반포의 가치는 재건축을 최근 마무리한 몇몇 단지를 통해 이미 증명됐다. ‘가장 비싼 아파트’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반포 ‘아크로리버파크’가 대표적이다. 가장 인기가 좋은 전용 84㎡ 최저가가 19억원대에 나와 있다. 3.3㎡당 평균가격이 6000만~7000만원이다. 문제는 이곳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아크로리버파크도 총 1612가구로 대형 단지이긴 하지만, 올해 초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며 속도를 붙이고 있는 반포주공1단지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반포주공1단지는 5000가구가 넘는 한강 변 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게다가 이 아파트는 저층이라 사업성도 다른 단지에 비해 좋은 편이다.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통합재건축 역시 2839가구로 조성될 예정이라 반포 일대의 초대형 헤비급 재건축 단지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원래도 ‘대한민국 최고 부촌’으로 각광받던 이곳이 낡은 옷을 벗어던지고 화려한 옷을 입은 후엔 그 파급력이 얼마나 커질지 짐작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압구정 재건축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3.3㎡당 1억원 시대는 반포가 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포는 개포보다 더 빠르게 조성된 아파트 단지다. 1973년 반포주공1단지의 일부였던 반포차관아파트가 반포 아파트지구 조성의 시작이었다. 당시에도 1500가구가 좀 안 되게 뽑는 이 아파트 추첨에 수천 명이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반포주공1단지는 한강 남쪽에 건설된 최초의 대단지 아파트다. ‘중동 오일머니’의 유입과 대규모 주택공급의 필요성이 맞물리면서 지어졌다. 현재는 권장하지 않는 ‘주구’ 개념이 도입되기도 했는데, 단지 내에서 벗어나지 않고 생활할 수 있도록 상가점포와 유치원, 동사무소, 전화국, 은행 등이 모두 도보 10분 내 거리에 조성된 것도 이곳이 최초다.

    이후 1977년 반포 2~3단지 아파트가 생겼고, 이곳은 이후 각각 ‘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자이’가 된다. 이후 신반포 등의 이름을 딴 아파트가 우후죽순으로 생기면서 반포라는 거대한 아파트지구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개포보다 먼저 조성된 만큼, 일단 재건축 속도는 개포보다 빠른 편이다. 아직 실제 입주가 하나도 이뤄지지 않은 개포와 달리 반포에는 이미 반포자이, 래미안퍼스티지, 반포리체 등 재건축사업이 완료된 지 10년이 다 돼 가는 곳들도 꽤 된다. 재건축이 모두 본궤도에 오른 개포와 달리 속도는 제각각이다.

    현재 1600가구가 넘는 한강 변 신반포2차 아파트는 수많은 소송과 주민 갈등 속에 재건축으로 한발자국도 떼지 못하고 있다. 현재 반포주공1단지나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등도 내년 1월 1일부터 유예가 종료되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때문에 걸음을 바삐 옮겨 이 정도로 그나마 진도를 뺐다. 문제는 현재 서울시가 1만여 가구 압구정을 ‘압구정 아파트지구’로 묶어 지구단위계획을 세우려는 것과 같은 작업에 반포도 포함돼 용역이 시작됐다는 점이다. 지구단위계획은 반포에 가장 극명하게 나타나는 ‘주구’ 개념을 없애고, 조화롭고 전체 도시계획상에서 바람직한 틀을 잡는 것인데, 아파트지구의 경우 지구단위계획이 세워지면 재건축은 아파트 단지끼리 통합돼 재건축을 해야 하거나, 지구단위 계획하에서 제약을 받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내년 용역이 마무리되는 2019년이면 확정되는데, 용역마무리 단계까지 제대로 서울시 심의에 오르지 못한 단지들의 경우 재건축이 더 늦어질 수도 있다.

    개포 6·7단지
    개포 6·7단지
    ▶교육과 숲세권 아파트의 중심, 개포

    개포동은 강남 재건축의 우여곡절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1970년대 토지구획정리사업, 1982년 본격적인 공영개발이 이뤄지면서 개포동은 탄생했다. 지금까지도 남아있는 일부 판자촌 ‘구룡마을’이나 ‘달터마을’과 같은 곳이 당시 개포동의 주소를 보여 주는 극명한 예다. 경기여고, 숙명여고, 중동고 등이 모두 1980년대에 현재 자리로 옮겼다. ‘강남 8학군’이 형성되면서 개포동 일대 아파트값은 뛰기 시작했다. 1990년대부터는 대치동 일대가 대표 학원가로 조성된 것도 동네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1980년대 초반 서민아파트로 지어진 이 아파트들이 올라간 집값과 주변 생활환경을 따라가지 못하는 게 문제였다. 특히 개포동의 상징과도 같은 ‘개포주공’의 경우 저층 1~4단지는 전용면적이 35~60㎡였다. 쉬운 말로 대다수 집들이 10평대 초소형이었단 얘기다. 1~2년 정도 후, 조금 나중에 지어진 중층이라고 다를 건 없었다. 아무리 커도 전용 84㎡를 넘지 않았다. 애초부터 전형적인 ‘서민아파트’로의 공급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다. 동네는 1990년대 학군 붐을 입고 부쩍 발전했고, 집값은 천정부지로 올라가기 시작했으나 정작 주거 환경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2003년까지만 해도 지은 지 20년이 넘으면 재건축이 가능했기 때문에 개포동 일대 아파트들은 1990년대 말부터 재건축을 시작하자는 주장이 계속 나돌았다. 개포주공 1~4단지의 경우 대부분 2003년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구성됐다.

    저층인 주공 1~4단지는 진도가 상당히 나가 사업시행인가~착공 단계에 있다. 1단지는 인가를 받는 사실상의 마지막 단계인 관리처분신청을 최근 마무리했다. 2단지는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으로 ‘래미안블래스티지’로 2019년 초 입주가 예정돼 있다. 3단지 역시 현대건설이 짓는 ‘디에이치아너힐즈’로 2019년 8월 입주 예정이다. 역시 최근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4단지는 이주가 시작됐고 ‘개포그랑자이’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공무원연금공단이 소유했다가 현대건설과 GS건설 등이 통째로 사들인 8단지는 조합이 없다 보니 늦게 시작했음에도 개포저층의 속도를 따라잡았다. 빠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 ‘명품 아파트’로 분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들이 개포동 재건축 1세대라고 볼 수 있다.

    그 바통을 이어받은 곳이 ‘개포동 재건축 2세대’로 불리는 5~7단지다. 개포주공 5~7단지는 3단지를 모두 묶어 통합재건축을 하려 했으나, 지분 문제 등 여러 가지 갈등으로 5단지는 별도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지난 5월 개포주공5단지가 재건축 정비계획을 먼저 승인받아 추진위 및 조합설립을 준비 중이고, 이번에 6·7단지가 마지막 주자로 정비계획승인을 받은 것. 재건축 얘기가 처음으로 나오기 시작한 1990년대 말 이후 20년 만에 ‘재건축 완전체’를 향해 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개포주공1~9단지 가구 수를 모두 합치면 1만5700여 가구에 달한다. 이 거대한 9개 단지는 재건축을 마무리하게 되면 2만3000여 가구로 덩치가 50% 가까이 커진다. 과거엔 핸디캡으로 작용했던 대모 산이 요즘 유행하는 ‘숲세권’의 메리트를 업고 부동산 가격 상승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반포 재건축아파트 단지
    반포 재건축아파트 단지
    ▶리센츠·엘스 이어 잠실주공5까지

    완전체 나아가는 잠실

    잠실주공5단지를 제외하면 잠실의 재건축은 개포나 반포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 왔다. 이미 2008년 한강 변 5000여 가구 거대 단지인 리센츠와 엘스가 입주를 완료했고, 트리지움·래미안 레이크팰리스 등이 모두 속속 올라가면서 잠실의 새로운 얼굴을 만들었다. 천신만고 끝에 준공 허가를 받은 국내 최고층 빌딩인 롯데월드타워가 잠실의 아파트 재건축과 함께 잠실의 새로운 얼굴을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4000가구가 넘는 잠실주공5단지가 재건축을 못하고 계속 늘어지는 게 잠실동 재건축에 큰 장애물이었다. 잠실에서도 가장 단지 규모가 큰 데다가, 롯데월드타워와 사거리에 인접해 있고, 한강 변까지 끼고 있어 가장 좋은 입지를 자랑하는 5단지 재건축이 발목이 묶인 것이다. 지난 2003년 추진위원회가 결성된 후 재건축의 1차 관문인 안전진단 문제를 쉽게 해결하지 못했고, 이 문제가 해결될 즈음엔 조합장 구속 등 내부 문제가 불거졌다. 하지만 기다린 보람이 있었는지 잠실주공5단지는 일부 동 50층 재건축 추진에 성공했다.

    지난 9월 6일 열린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잠실주공5단지는 50층 동 4개동을 포함, 총 43개동 6370가구 규모의 재건축을 할 수 있다는 허가를 사실상 취득했다. 롯데월드타워가 인접한 잠실역 사거리가 서울시 도시계획상 ‘광역 중심’이라는 점이 50층 재건축을 할 수 있는 명분이 됐다.

    도시계획을 보면 가장 핵심은 ‘도심’이고, 그 다음이 ‘광역 중심’이다. 서울에는 한양도성, 강남, 여의도·영등포라는 3개 도심이 있고 잠실 등 7개의 광역 중심이 있는데, 이 광역 중심의 기능을 인정받아 50층 재건축을 할 수 있게 된 것. 서울 시내에서 박원순 체제하에서 50층을 허가받은 최초이자 아마도 향후에도 유일한 단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잠실주공5단지는 이 50층을 이뤄내기 위해 기부채납도, 소형임대주택 가구 수도, 학교문제도 모두 서울시의 방침에 충실히 따랐다. 이 때문에 ‘손해 보는 장사’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비판도 나왔지만, 50층의 상징성 자체를 폄하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50층이 있는 동 4개는 공동주택뿐 아니라 호텔, 컨벤션센터 등 여러 가지 각종 시설이 들어가는 복합·입체개발 방식을 채택하게 돼 그동안의 주상복합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간 형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잠실주공5단지는 이르면 내년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역시 사업이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는 가정 아래 2022~2025년에 입주 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엘스와 리센츠까지 해서 3개 단지가 총 1만7000가구에 달하는 거대한 아파트 단지로 조성된다.

    [박인혜 매일경제 부동산부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창간 7주년 특집호·제85호 (2017년 10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경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