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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은퇴 레시피…RETIREMENT PLAN
입력 : 2016.09.22 10: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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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SF영화 <마션(Martian)>은 화성에 홀로 고립돼 열악한 환경에서 생존해야 하는 한 인간의 상황을 그린다. 한 달간 머물 예정이었지만 화성에서 기약 없이 생존해야 하는 주인공 마크 와트니의 삶은 ‘기대보다 오래 살 수 있는’ 은퇴자의 현실과 유사하다” - 김혜령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
100세 시대를 축복이 아닌 걱정으로 맞이하는 은퇴자 혹은 이를 앞둔 예비 은퇴자가 많을 것이다. ‘준비 없는 (일과의) 이별’ 앞에 다가올 40년이 질병·경제적 빈곤 등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된다면 불행이 아닐 수 없다. 김혜령 연구원의 비유처럼 현 세대와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 세대 혹은 은퇴 후 삶을 영위하고 있는 은퇴자들은 평균적으로 기대여명인 85세(25.14년)까지 살지만 사망분포도를 통해 살펴본 결과 이들 중 절반은 85세 이상 생존할 것으로 추정된다. 축복이 되어야 할 장수가 공포로 변해버린 은퇴 절벽을 분석해 이를 헤쳐 나갈 수 있는 모범 ‘레시피’가 무엇일지 살펴봤다.
-당신의 은퇴는 ‘얼마’인가요?
쉼에서 재취업으로 옮겨간 관심…일 찾아 나서는 은퇴자
초저금리 시대에 들어서 자산 증식이 어려워졌다는 점도 한몫했다. 인적자산, 즉 일의 가치는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고령취업자 현황을 보면 단순노무, 기능·기계조작종사자, 서비스직이 2/3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사무종사자와 기능·기계조작종사자 증가에 정년이 늦춰지고 수명이 길어지면서 기술자, 전문가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은퇴 후 인적자산을 유지하기 위한 교육 시장도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폴리텍대학에서 하는 기술 교육, 방송통신대학교에서 하는 노인복지학·평생교육학·엔터비즈니스학, 각 대학의 평생교육원에서 하는 상권분석 전문가·바리스타 과정·민간자격증 취득 등은 은퇴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고령자 복지 관련 자격이 ‘돈 되는 자격증’으로 유력하게 부상하고 있다”며 “특히 남성 간병인이나 사회복지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5~60대 은퇴자가 8~90대 노인을 돌보는 것으로 우리나라도 일본과 비슷한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고용노동부에서 지원하는 직업교육(홈패션, 화훼장식기능사, 보석감정사, 가구제작실무) 및 기술교육(직업상담사, 한식조리기능사, 제빵기능사), 서울시 어르신취업훈련센터(도슨트, 문화재해설사, 영상제작) 등도 재취업을 준비하는 예비은퇴자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한 교육 시설로 꼽힌다.
▷원리금 보장 위주에서 투자 상품으로
과거 연금을 원리금보장 중심으로 운용했다면, 앞으로는 투자 상품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가입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원하기 때문이다. 또한 연금 투자 리스크의 개념도 달라지고 있다. 원금을 보장하는 데 지나치게 집중하면 연금의 미래 구매력을 지킬 수 없다. 즉 ‘원금손실 리스크’에서 ‘구매력 하락 리스크’로 관점이 전환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연금에서 투자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것을 돕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퇴직연금 ETF 투자가 확대되며 해외지수를 추종할 수 있는 합성 ETF가 퇴직연금 자산의 투자대상에 포함된다. 퇴직연금의 투자를 다변화하기 위한 것. 또한 내후년부터는 원리금 개인연금신탁에 신규가입이 제한된다(2018년 시행 예정). 연금자산이 지나치게 원금 보장에 치중하는 것을 막고 수익성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2. 연금 관리 레시피
▷한 번에 편하게 확인하고 관리
개인의 연금관리가 점점 편해지고 있는 추세다. 자금을 이동하기도, 한눈에 조회하기도 편해지고 있다. 다수의 금융회사로 나누어져 있는 계좌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 현재 시행되고 있는 연금저축 계좌이동제를 이용하면 나눠져 있는 연금저축을 한 금융회사로 간단히 모을 수 있다. 또한 지난 7월 14일부터, 세금 부담 없이 IRP와 연금저축 간 자금을 이동할 수 있다. 기존에는 IRP에서 연금저축으로 이동하거나 반대의 경우에 계좌를 해지한 것으로 보아 세금을 부과했지만, 이제는 세금 불이익 없이 자금을 통합할 수 있다. 올해 추진 중인 한 금융사 내의 여러 연금 상품을 하나로 묶어주는 ‘개인연금계좌’가 도입되면 자신의 연금이 얼마인지 확인하고 운용 전략을 결정하는 일이 더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3. 연금 인출 레시피
연금을 수령하는 단계의 은퇴자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제는 적립을 넘어 인출 전략에 관심을 가질 때다. 구체적으로 자산을 늘리기 위한 상품과 자산을 인출하기 위한 상품에 자산을 배분해야 한다. 인출형 상품의 대표적인 예로 인컴형 펀드가 있다. 리츠, 고배당주 등에 투자해 일정기간마다 수익이나 이자를 챙길 수 있는 펀드다. 경기가 하락하더라도 비교적 하락폭이 낮기 때문에 위험이 높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72호 (2016년 0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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