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량중기 발굴·투자 창조금융 앞장섭니다

    입력 : 2013.06.07 14: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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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5월 바이오 벤처기업 아미코젠은 IBK캐피탈에서 5억원의 거금을 한 번에 조달했다. 아미코젠의 기술력을 인정한 IBK캐피탈이 농식품 모태펀드가 출자한 미래에셋에그로펀드를 통해 아미코젠 주식 일부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5억원을 직접 투자한 것이다. 당시 시중 은행에서 6%대 대출을 이용하고 있던 회사는 에그로펀드가 주식을 인수하면서 금리 부담 없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2000년에 설립된 아미코젠은 효소 분해 기술을 응용해 의약품 원재료 등을 생산하는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유전자 진화 기술로 생물 촉매를 개발하고 이를 바이오산업에 적용해 의약용 항생제 원료, 퇴행성관절염 치료 원료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2005년에는 세파계 항생제 합성에 쓰이는 효소 기술을 세계적 제약사인 산도스(Sandoz)사에 기술을 이전하는 데 성공, 5년간 모두 72억원의 기술료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아미코젠의 지난해 말 기준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163억원, 46억원. 전년도 대비 매출은 2배, 순이익은 무려 15배 이상 늘었다.

    주당 장외 거래가도 3만1500원으로 IBK캐피탈의 펀드 인수가(주당 1만500원)보다 3배나 껑충 뛰었다. 아미코젠은 현재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윤희 IBK캐피탈 사장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우량 기업을 발굴, 투자함으로써 기업과 상생하는 금융이 바로 ‘창조 금융’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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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량 중기 IB 통한 자금조달 길 다양 올해 새 정부의 정책 과제인 ‘창조 금융’이 부각되면서 신기술로 승부하는 우량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기를 띠고 있다.

    금융기관에서 대출상담을 받다가 투자로 전환하는 기업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벤처 투자가 활성화되는 조짐이 보이자 그동안 대출로 자금을 조달하던 중소기업들도 직접 IB와 접촉해 투자 자금을 입질하고 있다.

    이윤희 사장은 “최근 대출 상담을 하다가 투자로 전환하는 경우가 종종 나오고 있다”며 “우량한 중소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 유치에 나서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금융권에서는 창조 금융의 구체적인 실행안으로 IP(지식재산권)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가 각광을 받고 있다. 담보나 신용이 약해도 특허나 상표권, 디자인권 등 우수한 IP를 갖고 있으면 IP담보 대출, 주식 인수, 펀드 자금 유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해진 것이다. KDB산업은행을 선두로 KB국민은행, 기업은행 등 시중 은행들도 다양한 IP를 지원하는 금융 상품을 내놓고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도 4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요즈마 펀드’를 곧 출시할 예정이다. 신기술금융사들 중에서 IP투자에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는 곳은 IBK캐피탈이다.

    2010년 11월 취임해 지난해 말 연임에 성공한 이윤희 사장은 IB부문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성장성이 높은 기업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확대해 왔다. IBK캐피탈이 현재 IB부문에서 투자한 본 계정은 2331억원, 운용하는 자산은 11개 조합, 모두 5582억원에 달한다. 올해까지 운용자산 규모를 1조1000억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장기적으로 2015년까지 5000억원을 투자하고 운용 자산도 1조5000억원으로 대폭 늘릴 예정이다. 투자 규모도 크지만 더 눈길을 끄는 대목은 투자 업체들의 면면이다.

    IBK캐피탈은 최근 각종 IP 관련 조합을 신설해 우량 업체 발굴에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4월에만 문화콘텐츠 관련 IP에 투자하는 조합을 2개나 만들었다. ‘틈새 IP투자’로 다른 회사와 차별적인 분야에서 유망 기업을 발굴하고 부가 가치를 창출해 내겠다는 전략이다.

    IBK캐피탈은 지난해 12월 민간 최초로 벤처투자회사 아이디벤처스와 함께 IP전문 투자조합을 결성했다. 뒤이어 지난달에는 문화콘텐츠 상생협력투자조합, IP 밸류업 투자조합, 문화콘텐츠 IP 투자조합을 추가로 결성했다.

    이윤희 사장은 “최근 직간접적으로 투자한 영화 <7번방의 선물>과 <베를린>이 흥행하는 등 국내에서 생산된 영화나 공연들이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며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문화콘텐츠를 집중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뮤지컬 <레미제라블>과 조용필 콘서트에 각각 11억원과 20억원, 국내외 영상물에 대한 부가판권에 10억원을 투자한 상태다. IP 투자 대상은 문화콘텐츠에 한정되지 않는다. IBK캐피탈은 해양수산부 출범에 발맞춰 수산·해양 산업 및 바이오 분야의 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수산해양 IP 강화 전문 투자조합’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농식품 모태펀드 75억원, IBK캐피탈 60억원, 아이디벤처스 15억원 등 총 200억원 규모로 5월 중에 결성될 예정이다. 수산·해양 산업 분야 IP에 특화된 조합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윤희 사장은 “IP 투자 대상을 비단 IT, 소프트웨어에서만 찾을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수 싸이(PSY)가 전 세계를 상대로 선보인 시건방춤 안무 역시 콘텐츠로서의 지식재산권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수산·해양 부문에서도 싸이와 같은 독보적 경쟁력을 지닌 기업이 있다면 찾아내 투자하고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산 동식물로부터 채취한 성분을 활용해 부가 가치가 큰 신약을 생산하는 기업, 수산용 사료 제조에 특화된 IP를 보유한 기업, 수산물 생산·유통 등 구조를 개선하는 IP를 가진 기업 등이 투자 대상으로 검토될 수 있다. IBK캐피탈의 또 다른 강점은 IBK기업은행이 가진 전국 600여개 지점망이다. IB투자는 해당 업체의 CFO가 직접 투자처를 모색하거나 증권회사 및 업계 인맥을 통해 소개받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여기에 전국적인 영업망까지 더해지면 더 많은 기업들이 발품을 덜 팔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 자금을 유치할 수 있게 된다.

    이윤희 사장은 “IBK기업은행이 추천한 거래업체에 투자를 검토하는 등 은행과의 시너지 투자를 확대하면 우량 기업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IBK캐피탈은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KONEX) 전문 투자조합 결성도 계획하고 있다. 이윤희 사장은 “틈새 영역의 IP투자는 의사결정이 빠르고 IB투자 경험이 많은 신기술금융회사에서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분야”라며 “각종 IP 특화 펀드를 만들고 우량 기업을 적극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배미정 매일경제 금융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33호(2013년 0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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