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al Estate]이 불황에 웃돈이 최고 6~7억원?…판교 단독주택 잘 나가는 이유
입력 : 2013.03.07 15:52:02
-
그로부터 몇 년 후 결국 분양가의 몇 배에 달하는 웃돈이 붙자 미운 오리새끼가 백조로 둔갑했다.
퇴직한 지 2~3년이 된 한 삼성그룹 임원 출신 A기업 사장은 “삼성의 임원들이 모여 살다 보니 좀 살만한 관계기업 CEO들도 속속 타워팰리스로 모여들고 IMF를 극복하면서 집값이 수억원씩 뛰기 시작했다”며 “솔직히 주택 자체로는 통풍도 어렵고 엘리베이터 타는데 4~5분씩 기다리는 등 별로였지만 커뮤니티가 고급화 되다 보니 주거 가치도 덩달아 올라갔던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기가 발발한 지난 2009년 이후 국내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타워팰리스와 같은 부동산 불패신화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시절이 되고 있다.
그러나 강남도 아닌 경기도에서 타워팰리스 못지않은 부동산 불패신화가 등장했다. 신도시 서판교 일대의 단독주택이다.
미분양 고전 후 대박 타워팰리스 닮은꼴 3년 전 분양 때 300가구 중 94가구가 미달돼 재분양의 쓴 맛을 봤던 경기도 성남시 판교신도시의 타운하우스 월든힐스.
하지만 불과 2년 만에 처지가 ‘확’ 달라졌다. 분양 직후 미국 발 금융위기 여파로 미분양에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한 상황이 딱 ‘타워팰리스’였는데 지금은 수억원의 웃돈을 자랑하는 황금단지다.
20분 안팎 거리에 있는 죽전이나 동백 등 경기 남부권 타운하우스들이 40~50% 이상의 파격 할인을 하고도 절반이상이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 것과 상당히 대조적이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산운마을 1단지 월든힐스 109㎡(이하 전용면적)형은 13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주택형의 평균 분양가는 7억2620만원. 입주가 시작된 지 3년도 채 되지 않아 분양가에 6억원이 넘는 웃돈이 붙은 것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아파트에선 중대형이 찬밥 취급을 받고 있지만 이 주택 중대형은 몸값이 더 많이 올랐다. 테라스가 있는 이 주택 180㎡형은 분양가가 13억4000만원 선이지만 21억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3단지 전용면적 204~207㎡ 대형주택도 분양가는 14억원 수준이었지만 현재 15~16억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삼평동 P공인 관계자는 “아파트에 질린 서울 강남 분당 수요가 생활권의 큰 변동 없이 전원생활을 즐길 수 있는 판교 타운하우스에 몰린다”며 “팔겠다고 내놓는 매물이 워낙 적어 실거래는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실거래가 건수가 작은데도 몸값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던 분양가 때문. 이 단지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800만원선. 분양 당시 인근 아파트 시세보다 3.3㎡당 100만원 이상 쌌다.
P공인 측은 “주변 판교 아파트는 되레 최근 들어 급매물이 나와 가격이 하락세지만 단독주택은 실거래 위주이다 보니 급매물도 거의 없는 반면 찾는 수요는 꾸준해 가격 하락세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산운마을1단지의 경우, 한 달에 1~2건 실거래가 있을 뿐이다.
CEO·골드시니어족 러시… 한국판 베버리힐스로 서판교 단독주택·타운하우스들이 주목받는 이유 또한 옛날 타워팰리스가 히트를 쳤던 때와 비슷하다. 재벌과 강남 장년 재력가인 소위 ‘골드 시니어족’들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인접한 판교동에는 한 채당 최고 80억원을 호가하는 산운 아펠바움이 있다. 한 채당 최고 80억원을 호가하는 주택이다. 이 타운하우스 사업의 프로젝트매니지먼트(PM)를 맡은 SK디앤디는 계약자 총 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연령대는 50대가 32명으로 가장 많았고 직업은 중소기업 CEO가 41명으로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SK디앤디 측은 “계약자 대부분은 강남과 분당에 이전에 거주했었다”며 “대부분 실소유자로 환금성이나 투자가치보다는 자손들에게까지 물려줄 생각을 하고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 주택 310㎡형은 대지 지분이 804㎡로, 분양가의 73%인 58억8000만원이 땅값이다. 3.3㎡당 2400만원이 넘는 셈이다
최소 30억원에서 최고 80억원에 달하는 최고가 주택인 만큼 내부 인테리어도 최고급이다.
주방가구는 독일 라이히트 제품, 싱크대 가격만 7000만~1억원을 호가할 정도다. 가전은 독일 밀레 제품으로 냉장고 값이 2000만원, 작은 수납장도 2000만원 이상 가는 고가 브랜드다.
운중동에서 멀지 않은 남서울CC 인근 골프장 입구를 따라 조금만 가다 보면 ‘남서울빌리지’라는 작은 이정표가 나온다.
골목 입구를 따라 들어가면 10여 채 규모의 고급 단독주택 단지가 양쪽에 조성돼 있다. 이 중 전체 필지가 높은 담으로 둘러싸여 유난히 눈에 띄는 집.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집이다.
※ 30호에서 계속... [이지용 매일경제 부동산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30호(2013년 03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