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vesting]박영옥 스마트인컴 사장의 고수익 비법…개인 투자무기는 ‘시간과 기다림’

    입력 : 2012.12.28 14:15:05

  • 사진설명
    “개인투자자가 기관투자가나 외국인에 비해 나은 게 무엇인가. 시간과 기다림에서 자유롭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가장 성공한 개인투자자로 꼽히고 있는 박영옥 스마트인컴 사장이 밝힌 주식으로 고수익을 올리는 비결의 핵심이다. 너무 쉬운 것 같은데 사실 개인투자자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농심투자법의 전도사를 자처하는 그는 현재 500억원대의 자산을 굴리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자산가로 우뚝 선 그의 시작이 화려했던 것은 결코 아니다. 눈먼 돈이 갑자기 굴러들어와 일확천금을 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는 증권사 지점장을 하던 와중에 외환위기로 관리하던 고객들의 계좌에서 큰 손실이 나자 도의적 책임으로 모친의 집까지 팔아 보전해준 아픈 기억을 안고 있다.

    절치부심하고 전업투자자로 나선 그는 이후 쉬지 않고 기업을 방문하고 분석한 뒤 투자를 했고 또 투자한 기업을 재차 삼차 방문하며 제대로 커가는지를 확인했다. 그렇게 발품을 팔아가며 확인하고 기다린 덕분에 그는 연평균 50%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올렸고 누구나 주목할 만한 자산가 반열에 올랐다.

    최근 박 사장은 그동안 주식투자에서 성공한 비결을 담은 <주식, 투자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라는 책을 냈다. <주식, 농부처럼 투자하라>(2010년)와 <얘야, 너는 기업의 주인이다>(2011년)라는 책에 이어 낸 그의 세 번째 투자관련 책이자 그의 투자관을 집대성한 책이다. 박 사장은 “이 책 출간으로 나의 성공투자 노하우를 모두 공개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책에선 일반적인 증시 참여자나 증권사 직원들처럼 단기적인 시각에서 매매하지 말고 성장기에 있는 기업에 중장기로 투자해서 성과를 공유하라는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식은 매매의 영역이 아니라 투자의 영역에 있는 대상이라고 주장한다. 길게 보고 투자를하면 승률이 높은 상품이지만 단기로 사고팔면 십중팔구는 큰 손해를 본다는 것이다.

    좋은 기업을 찾아다니기에도 바쁜 그가 자신의 노하우까지 공개하며 일반 투자자들에게 ‘투자’를 하라는 책을 잇달아 낸 것은 자본시장의 혜택을 공유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자본시장은 우리의 희망”이라고 강조한 그는 “내가 자산가가 될 수 있던 것은 자본시장이 있었기 때문이며 일반 투자자들도 원칙만 지켜서 투자하면 규모는 다르더라도 누구나 자산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이제 주식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면서 주식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를 힘주어 말했다.

    “우선 부동산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부동산은 사놓기만 하면 돈을 벌 수 있는 자산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하우스 푸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부동산의 성장성이 한계에 왔다. 둘째로 인생은 길어졌는데 한국 경제는 고용 없는 성장을 하고 있다. 2000년 이후 기업의 소득은 연평균 16.5%로 성장했는데 가계 소득은 2.3% 성장하는 데 그쳤다. 기업의 높은 성과를 공유하려면 주식을 사야 한다. 더 나아가 세계를 선도하는 우리 기업의 미래가 밝고 우리 주식시장의 미래가 밝다. 막강한 자본력과 정보력을 가진 외국 자본이 30.6%의 지분을 들고 있는 것은 그만큼 한국 주식시장을 밝게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식투자 ‘세 가지’는 갖고 해야 많은 사람들이 주식을 위험자산으로 치부하고 있지만 박 사장은 주식이 위험자산이라고 하는 데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라 주식투자 역시 어려운 게 아니라고 했다.

    생활 속에서 1등 하는 기업들을 찾아 투자하고 기다리기만 해도 된다는 것. 다만 투자엔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5년간 투자자로 살아오면서 세상을 바라봤다. 투자에는 철학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돈 놓고 돈 먹기 식의 투기에 가깝다. 철학을 가지고 주식투자를 해야 성공할 수 있다.”

    그는 적어도 세 가지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먼저 투자기업을 자신의 회사라고 여기는 주인의식을 가져야 하며, 투자한 기업과 소통하면서 동행하되, 반드시 여유자금을 가지고 중장기로 투자하라는 것이다. 덧붙여서 돈을 소중히 여겨야 돈이 붙고 기업을 우리의 삶의 터전으로 여기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했다.

    박 사장은 이번에 낸 책에서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자신이 투자한 기업들의 사례를 열거하며 왜 샀는지, 또 사고 나서 해당 기업과 2~3년에 걸쳐 어떤 식으로 소통했는지를 스토리 형태로 소개했다.

    예를 들어 안랩의 경우 디도스 공격 후 급등했던 주가가 조정을 받을 때에 탐방을 나가 보안산업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고 꾸준히 투자해 3년 만에 250%의 수익을 남겼다.

    부수적으로 그는 이때 얻은 인터넷 보안 전반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윈스테크넷에도 투자해 좋은 성과를 거뒀다.

    삼천리자전거의 경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전국적으로 자전거 길을 만들고 있어 이 열풍이 장기간 이어질 트렌드로 인식하고 3000~4000원 대부터 주식을 매수해 2만~2만8000원 사이에서 일부 차익을 실현했다고 했다.

    그는 단순히 좋을 것 같다는 생각만으로 주식을 사지 않는다. 대부분은 직접 탐방하고 확인 한 다음에 산다. 또 주식을 산 뒤에도 수시로 회사를 방문하거나 그 주위를 돌면서 회사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이렇게 소통함으로써 투자한 기업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스스로 자신의 투자가 제대로 된 것임을 믿게 돼 외부 요인에 의해 일시적으로 하락하더라도 주가가 다시 올라갈 때까지 편안하게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주가가 상승할 때 단기간에 약간의 차익을 내는 데 만족하지 않고 오래 기다려 충분한 이익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남들은 대개 50~100% 정도 수익이 나면 팔고 2류·3류 기업을 산다.

    그러다가 대부분은 결국 손해를 본다. 나는 동행한 기업이 좋아진다면 함께 가려고 한다.”

    사진설명
    2013년 관심 가져야 할 종목 시장에선 2013년 증시를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가 적지 않다.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여전히 진행형이고 경기도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럽에선 그리스 사태가 잠시 잠잠해졌지만 이탈리아나 프랑스를 비롯한 주요국의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일본에선 대규모로 돈을 찍어내야 겨우 경제를 지탱할 지경이다.

    박 사장은 이런 상황에서도 투자할 대상은 많다고 했다.“세계 경제가 어려워졌다. 그러나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는 한국의 1등 기업들은 더 커졌고 앞으로도 계속 커져갈 것이다. 물론 3~4위 기업들은 어려울 것이다. 글로벌 경기가 위축돼 수출기업보다는 내수기업들이 주목을 받을 것 같다. 그동안 소외됐던 저PER주나 저PBR주 가운데 앞으로 4~5배의 수익을 낼 종목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트렌드를 감안한 관심주도 제시했다. 먼저 지난 대선에서 화두가 됐던 경제민주화가 특히 관련 종목들의 가치를 재평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폐쇄적인 대주주들 때문에 소외됐던 종목들은 경제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제 가치를 받게 될 것이다. 열린 경영이 불가피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어떤 종목을 볼까.

    우선 삼성전자나 현대차 같은 1등 기업은 함께 가야 한다고 했다. 그런 기업들은 꾸준히 이익을 낼 것이므로 성장의 과실을 함께 누려야 한다는 것이다.거기에 더해서 보안서비스 관련업체나 노령화 관련업체, 바이오제약주, 통일·동북아시대 관련주, 농업 관련주 또는 임가공업체 등에도 관심을 두라고 했다.

    한편 박 사장은 태평양물산이나 조광피혁 삼천리자전거 참좋은레저 대동공업 등이 경제민주화 관련주로 가치가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차트 보며 주식 매매 바람직하지 않아 서점에 가보면 주식투자의 비급 또는 비결서나 되는 양 선전하는 차트분석 서적들이 널려 있다. 또 TV엔 재야의 고수란 사람들이 끊임없이 나와 차트를 가지고 주식을 설명한다. 그러나 박 사장은 차트를 기반으로 한 주식 매매에 반대한다. 주식은 ‘매매의 영역이 아니라 투자의 영역’에 있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열심히 공부해 길게 보고 투자하면 승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단기투자로 몇 번의 수익을 낼 수는 있지만 폐해가 크다. 노심초사하느라 일도 못하고 잘못하면 한 번의 실수로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종목 선정에도 특별한 비밀은 없다고 했다. 잘 아는 사업에 투자하고, 각 기업의 성장주기에 따라 투자하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남들이 주식시장을 떠나는 위기를 활용하라고 했다. 실제로 그는 외환위기 초기에는 고객들의 손실을 메워주느라 고생했으나 그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 재기했고 2008년 금융위기 때는 큰돈을 벌었다. 자기만의 투자 원칙이나 철학도 갖추라고 했다. 투자 규모나 목표수익률, 손절매 등 원칙을 세우고 거기에 따라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세상의 변화에도 관심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경제동향 뿐 아니라 과학이나 기술의 변화에 예민해야 하며, 정치 사회 문화 등의 트렌드에서도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박영옥 사장의 주식투자 8가지 체크포인트
    사진설명
    ①업종의 전망은 밝은가 향후 5년 정도를 생각해 본다. 개인의 경우 잘 아는 자기 업종 내에서 종목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②사업모델이 심플한가 무엇으로 돈을 버는지가 명확해야 한다. 자회사와의 거래관계 등이 복잡한 회사라면 피한다.

    ③재무구조는 안정적이고 심플한가 최소 3~4년 동안 매출과 이익의 추세를 살핀다. 자금조달 구조가 복잡하면 피한다.

    ④적정한 수준의 배당을 해 왔는가 적정수준의 배당은 주가 하락기에 버팀목이 된다. 배당 잘 하는 기업이 주주를 존중한다.

    ⑤성실하게 공시를 하는가 허위 공시나 올빼미 공시를 하는 기업과는 함께 갈 수 없다.

    ⑥업종 내에서 경쟁력은 있는가 경쟁력은 시장점유율에서 나온다. 1등이라도 점유율이 하락하면 조심해야 한다.

    ⑦경영자는 누구인가 직접 만나기 어렵다면 언론 인터뷰나 주총 기업설명회 등을 통해 파악한다. 주식담당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들을 수도 있다.

    ⑧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평가되어 있는가 PER 등으로 저평가된 기업을 찾은 뒤 시장에서 소외된 원인이 무엇인지를 따져본다.

    [정진건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8호(2013년 01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경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