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untry Report] 축복받은 브라질 “대국을 향해!”

    입력 : 2012.01.26 15:01:41

  • 사진설명
    ‘신의 축복을 받은 나라(blessed by God)’,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브라질 리오데자네이로에서 브라질 국민들에게 이렇게 얘기했다. 또 브라질은 민주주의가 이 나라 사람들에게 자유와 기회를 준다는 것을 보여준 나라라고 칭송했다. 오바마가 이 같은 말을 하기 전에 브라질은 이미 그리스도가 수호하는 땅이었다. 리오데자네이로를 굽어보는 거대한 그리스도상이 상징하듯…. 그래서일까.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007년 “신은 브라질 사람이다(God is Brazilian)”이란 제호의 기사까지 내보냈다.

    이처럼 브라질은 진짜 축복받은 나라로 떠오르고 있다. 만년 브라질을 괴롭힐 것 같던 인플레이션을 떨쳐버리고 자원대국에서 경제대국을 향한 큰 행보에 나선 것이다.

    세계경제의 한 축인 유럽은 재정위기에 휘청거리고 또 다른 축인 미국마저 과도한 정부부채와 쌍둥이 적자로 운신이 제한되는 가운데 브라질이 중국과 함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브라질의 경우 중국이 겪고 있는 인플레이션이나 부동산 버블 등으로부터 자유로워 훨씬 운신 폭이 크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지난 2010년 ‘브라질판 뉴딜정책’ 프로젝트인 성장촉진계획(PAC)Ⅱ를 발표했다. PACⅡ는 2007년 시행한 PACⅠ의 후속 계획으로 2011부터 2014년까지 9590억 헤알(약 640조원)을 투입해 주택과 전력, 도로 등 인프라를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뒤이어 개최되는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하계올림픽 등 이벤트와 맞물려 있다. 브라질 정부는 글로벌 축제를 연이어 개최해 고용을 창출하고 소비를 증대해 경제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킬 구상이다.

    이와 관련해 브라질 정부는 월드컵과 올림픽에 각각 무려 530억, 1000억 달러를 투입할 것이라 발표했다.

    이관순 미래에셋 고객자산기획팀장은 “월드컵과 올림픽 등 글로벌 축제 개최로 브라질은 건설 분야에 특히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며 고용창출 효과와 경기부양 등 승수 효과로 소비 수요를 더욱 부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재정 건전하고 인플레이션도 잡혀 브라질의 GDP는 2010년 말 기준 2조1785억 달러로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제치고 8위에 올랐다. 반보 정도 앞선 영국이 정체되는 가운데 브라질은 2011년과 2012년에도 지속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경제 순위가 한 단계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특히 브라질은 재정이 건실하고 경상수지도 지속적으로 흑자를 유지하고 있어 경제력은 점점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에 의하면 GDP대비 부채비율은 G7 국가 평균이 109.7%를 기록한 데 비해 브라질은 59%(CIA 기준, IMF 기준은 66.84%)로 매우 안정적이다.

    이 때문에 브라질의 신용등급은 상당히 양호하다. 글로벌 위기가 진행되면서 S&P는 최근 유럽국가와 은행 등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했으나 브라질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조정한 바 있다.

    특히 룰라 정부 당시부터 인플레이션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게 되면서 브라질 경제는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브라질의 실업률은 미국을 앞지르며 안정세로 돌아선지 오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브라질의 실업률은 2009년 무렵부터 6%대에 진입했다.

    주목받는 인구·자원 대국 2억 명이 넘는 인구 덕분에 내수기반이 확실한 것도 브라질 경제의 강점이 되고 있다. 브라질 경제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60.3%에서 2009년 62.8%로 높아져 외풍을 덜 타는 안정적 구조를 갖고 있다. 자동차 판매량은 2005년부터 매년 지속적인 증가해 통해 2011년에는 월 30만대 이상이 판매되고 있다. 여기에 풍부한 자원까지 갖춰 성장을 위한 기반은 확고히 갖췄다. 세계 세 번째 규모의 ‘카리오카 유전’ 등 심해유전 개발을 통해 브라질은 전 세계 5위의 산유국으로 떠올랐다.

    사진설명
    관료주의·치안문제는 부담 이관순 미래에셋 팀장은 “브라질의 석유매장량은 1994년도 15위에서 2009년 말 5위로 뛰었고 2011년엔 3위로 예상된다”며 “이렇게 순위 상승이 빠른 것은 그 동안 기술 부족으로 개발이 늦어졌던 브라질의 심해유전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광활한 토지를 기반으로 브라질은 세계적인 식량 수출국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나라에서 생산되는 사탕수수나 커피, 오렌지 등은 전 세계 가격에 영향을 줄 정도다.

    이 팀장은 “장기성장 추세를 뒷밭침하는 것이 자본과 노동인구라고 할 때 브라질은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췄다”며 “풍부한 자원은 말할 것도 없고 브라질이 젊은 나라란 게 더욱 강점으로 작용한다. 전체 평균연령은 29세에 불과하고 향후 10년간 생산가능 인구는 1500만 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구가 많고 자원이 많은데다 제조업 경쟁력이 강하다는 점은 브라질이 여타 남미 국가들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브라질엔 '포춘' 500대 기업에 든 회사가 7사나 되는데 페트로브라나 이타우 우니방코, 베일 등은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리는 다국적 기업이기도 하다.

    또 중남미 100대 기업 가운데 48사가 브라질에 있을 정도로 기업 여건도 좋은 편이다. 덕분에 현재 제조업 경쟁력은 일본보다 앞서고 장차 미국도 넘어서 한국을 바짝 뒤쫓을 것이란 게 딜로이트의 분석이다.

    브라질은 현재 자국 내 자원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서 아프리카에도 공격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향후 브라질이 남미는 물론이고 아프리카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도 예상해볼 수 있다.

    브라질은 현재 내수비율이 높은 경제구조로 경상수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직접투자와 단기투자가 이어져 브라질은 비교적 외화자금이 풍부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브라질이 최근 금리인하를 단행했음에도 금리가 11%로 비교적 높은 수준인데다 석유 등 매력적인 투자처가 많아 외국인 자금이 계속 들어오는 것이다. 덕분에 외환보유고는 작년 9월 말 기준 3497억 달러로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많다.

    다만 아직도 관료주의가 만연해 있고 전략난이 해소되지 않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세금 부담이 큰 것은 브라질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또 치안 수준 역시 아직은 낮은 편이다. 브라질 정부가 최근 대규모 군병력을 동원해 마약조직 소탕에 나선 데서 알 수 있듯이 아직도 관광객이 무장 가이드와 동행해야 하고 투자를 위한 현장답사 시 방탄차를 타고 다녀야 하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정부의 의지가 있는데다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대규모 축제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풀릴 것으로 보는 관측이 많다.

    헤알화 투자 단기 ‘흐림’ 장기 ‘맑음’ 전체적으로 브라질의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고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대규모 국제 축제가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헤알화의 가치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글로벌 행사를 연 해에 개최국의 환율이 큰 폭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1988년부터 2010년 열린 남아공 월드컵까지 당해 연도 개최국의 화폐가치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이 열린 스페인을 제외하고는 5~15% 가량 절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헤알화가 장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관순 미래에셋증권 고객자산기획팀장
    “월지급식 브라질 채권 매력 있어요”
    사진설명
    “환율에 자신이 있다면 얼마든지 투자해도 좋을 것입니다.” 월지급식 브라질 채권을 제시해 호평을 받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의 이관순 고객자산기획팀장은 “브라질 채권은 높은 수준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데다 만기 시에 환율이 좋지 않을 경우엔 만기가 다른 상품으로 갈아탈 수도 있기 때문에 퇴로가 막히지 않은 상품이다”고 강조했다. 헤알화가 일시 약세를 보일 경우 다시 강세로 돌아설 때를 기다려 환매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는 브라질 채권 상품의 특징을 “고수익에 비과세 채권에 투자하는 월지급식 상품”으로 정의했다.

    고수익과 관련해서 그는 우선 표면금리 자체가 높은데다 “브라질 정부가 추가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커 채권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브라질의 금리는 현재 11%로 국제 수준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브라질 경제가 추가로 성장하고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잡혔다고 판단될 때 추가 금리인하도 기대해볼 수 있다.

    실제로 2011년 5월9일 미래에셋증권이 이 상품을 처음 내놓은 뒤 브라질 정부가 금리를 내린 데 따라 채권값이 8.75% 정도 올랐다.

    여기에 7% 수준의 이자를 받기 때문에 12월18일 기준 15% 수준의 이익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후 달러화 대비로 헤알화가 원화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함에 따라 환에서는 6.4% 정도 손실이 생겼다. 이를 제하면 전체적으로는 7.6% 정도의 차익이 생기고 있다는 게 이 팀장의 설명이다.

    이 상품은 특히 한국과 브라질 간 조세협약에 따라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며, 원화보다 헤알화 가치가 올라갈 때 생기는 환차익에도 세금이 붙지 않는다. 이 팀장은 “원화 대비 헤알화 환율은 2012년 한 해 동안 618원에서 630원 언저리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최근에 환차손이 생겼으나 장기적으로는 헤알화가 강세로 갈 것으로 보이며 이 경우엔 환에서도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브라질 헤알화나 한국 원화나 방향성은 같다. 다만 단기적으로 수급이 맞지 않아 헤알화 낙폭이 컸는데 장기적으로는 강세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브라질 경제가 전반적으로 좋아지는 국면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는 특히 브라질이 개최할 예정인 월드컵이나 올림픽과 관련해서 “글로벌 이벤트를 앞두고 해당 국가의 화폐가치가 떨어지는 사례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없다”는 말로 헤알화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편 미래에셋은 월지급식 채권이 인기를 끌자 지난 8월 2차로 월지급식 글로벌채권 재투자형을 내놓은 바 있다. 이 상품은 초기에 매달 나오는 이자를 재투자해 3년 후부터 보다 높은 수준의 월지급액을 받는 구조로 되어 있다. 또 AAA 등급인 호주의 사우스 웨일즈 주정부 채권과 자원부국인 인도네시아 국채 상품도 내놓았다.

    사진설명
    [정진건·박지훈 기자 borane@mk.co.kr, parkjh@mk.co.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6호(2012년 01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경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