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al Estate] 뭉칫돈 몰리는 ‘투자 1순위’ 오피스텔

    입력 : 2011.10.27 09:55:52

  • 강남 럭셔리 오피스텔의 대명사로 불리는 서초동 부띠크모나코
    강남 럭셔리 오피스텔의 대명사로 불리는 서초동 부띠크모나코
    서울 북서부 끝자락에 자리 잡은 은평 뉴타운 지구. 녹지비율이 높고 조용한 이곳이 요즘 오피스텔 투자 열기로 뜨겁다. 현대산업개발이 대규모 오피스텔 공급을 시작한 데 이어 한미글로벌도 오피스텔 상품을 내놓고 수요자를 모집하고 나선 것. 한미글로벌이 은평구 대조동에 짓는 ‘은평 마에스트로’는 꽤나 화려한 스펙을 자랑한다. 지하 4층~지상 17층 1개동으로 전용면적 17~35㎡ 총 213실로 구성된다. 특히 지상정원을 갖춘 ‘커뮤니티 특화설계’가 돋보인다. 3층에 테라스형 가든, 옥상에 옥상정원을 설치해 입주민들이 휴게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했고 피트니스센터와 다목적홀 등 커뮤니티 시설도 들어선다. 각종 가전·가구도 풀옵션 형태로 설치된다.

    이에 앞서 현대산업개발은 구파발 역세권에서 아이파크 포레스트 게이트를 공급하고 나섰다. 지하 4층~지상 17층 전용 20~54㎡ 814실로 전체의 92%가 33㎡ 초소형이다. 북카페, 피트니스센터, 비즈니스룸 등 커뮤니티 시설도 설치된다.

    이들 단지의 공통점은 주상복합 아파트 못지않다는 것. 대규모 주상복합 등지에서나 제공하던 피트니스센터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데다 오피스텔이 갖는 고유의 장점인 ‘역세권 프리미엄’도 제공한다.

    호텔 부럽지 않은 오피스텔의 진화 오피스텔의 진화는 어디까지일까. 요즘 공급되는 오피스텔을 보면 정체가 헷갈릴 정도다. 호텔 수준의 커뮤니티 시설은 물론이고 대규모 녹지공원까지 조성되니 말 다했다.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사는 싱글족들이 늘고 결혼하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고 부부끼리 인생을 즐기는 ‘딩크족’이 증가하면서 소형주택 대명사인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수요가 치솟고 있다.

    현재까지 오피스텔 시장은 ‘맑음’ 일색이다. 서울·수도권 각지에서 공급되는 오피스텔 상당수가 청약순위 내 100% 마감하는 등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시세 역시 꾸준히 오름세다. 올해 1월 1일부터 적용되는 국세청 고시 오피스텔 기준시가가 전년도 대비 평균 2.03% 올랐다. 서울 2.81% 올랐고 부산 2.26%, 경기 1.60%, 인천 0.06% 등 주요 지역이 모두 상승세다.

    경기 회복세가 더디면서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것도 오피스텔 인기에 불을 지피는 주된 배경이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 오피스텔 수익률은 연 4~5%선, 도심권은 5~6%, 수도권 신도시 역세권은 6~7% 정도다. 반면 은행 예금금리는 평균 3%선에 머문다. 은행에 돈을 넣는 것보다는 오피스텔에 투자하는 편이 이득이다. 이에 오피스텔의 진화도 가속화하고 있다. 대규모에 수려한 외관과 조명, 녹지공원, 고급 아파트 컨셉트의 커뮤니티 시설까지 갖출 건 다 갖췄다.

    이 같은 오피스텔의 규모화, 고급화 경쟁은 과거부터 있어 왔지만 올 상반기 송파구 문정동에서 한화건설과 대우건설이 본격적인 불을 지폈다. 한화건설은 문정동 랜드마크인 가든파이브 내 활성화단지에서 오피스텔 한화오벨리스크 1533가구를 공급키로 했다. 이어 대우건설이 인근에 송파 푸르지오시티 1249가구를 분양하며 맞불을 놨다. 인접 부지에서도 3000가구 이상 오피스텔 건립이 추진되고 있어 계획대로라면 일대에 6000~7000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오피스텔 타운이 조성된다.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은 호텔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고급 피트니스센터부터 실내 골프 연습장, GX룸(다목적실), 영화감상실, 악기 연주실, 레스토랑, 카페 등 없는 게 없다. 단지 내에서 모든 필요를 채울 수 있는 수준이다.

    원일종합건설이 경기 광교신도시에 짓는 ‘광교 에듀하임’ 역시 고급 아파트단지를 방불케 한다. 총 8개동 1309실 대단지로 단지 내 녹지가 풍부한 중앙공원과 테마공원 등이 설치된다. 피트니스센터, GX룸(다목적실), 탁구장, 키즈룸 등을 갖춘 커뮤니티센터도 백미다.

    두산중공업이 서울 중구 흥인동에 공급하는 ‘청계천 두산위브더제니스 오피스텔’에는 스카이 브리지가 설치된다. 건물 중간인 26층 높이에 두 개 건물을 연결하는 스카이 브리지를 조성하고 이곳에 커뮤니티 시설을 꾸며 마치 입주자들이 하늘 위에서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는 환상적인 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대우건설이 인천 논현동에 짓는 ‘논현 2차 푸르지오시티’ 오피스텔은 공용부분 독립성을 극대화한 혁신평면이 눈길을 잡는다. 예컨대 욕실을 샤워실, 세면실, 화장실 세 가지 공간으로 나눠 이용자들이 필요에 따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에서 공급되는 ‘오션팰리스’는 고급 리조트를 방불케 한다. 지하 5층∼지상 11층 257실로 구성된 이 오피스텔은 로비와 복도를 고급 리조트처럼 꾸몄고 각종 가구·가전을 풀옵션 형태로 설치했다. 해수사우나, 피트니스센터 등 커뮤니티시설도 호텔급이다.

    올해 오피스텔 분양 사상 최대… 공급과잉 우려도
    용산국제업무가 본격적인 개발에 나서면서 오피스텔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용산국제업무가 본격적인 개발에 나서면서 오피스텔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 채당 수십억원을 호가해 일반인은 꿈도 꾸기 힘든 초고가 오피스텔도 있다. 여의도역 인근 ‘에스트레뉴’는 전용 107㎡가 11~13억원으로 서울 요지의 고급아파트 못지않은 몸값을 자랑한다. 분당 ‘타임브릿지’와 청담동 ‘상지리츠빌 카일룸’, 서초동 ‘부띠크 모나코’ 등도 국내 대표적인 초고가 오피스텔로 통한다. 이들 오피스텔엔 대리석 벽재와 수억원을 호가하는 최고가 수입산 자재가 사용됐다. 설치된 가구, 설비 역시 명품 수준의 최고급 제품들이다. 지역별, 가구별로 차이가 있지만 이 같은 초고가 오피스텔은 보증금을 제외하고도 월 300~500만원 가량 임대료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공급과잉에 따른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 닥터아파트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전국에서 분양된 오피스텔은 총 1만3179실로 2003년 이후 최대 물량으로 집계됐다.

    특히 강남역 ‘아이파크’(평균 경쟁률 32대 1)처럼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는 단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수요도 몰리고 있다. 최근 사회구조상 변화를 감안하면 이 같은 추이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 회복 기미가 감지되지 않고 있어 투자돈은 계속 몰릴 거란 얘기다.

    하지만 과연 준공 후 입주 시점에서 충분한 입주수요를 맞출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한꺼번에 공급이 이뤄진 측면이 있어 과연 수요가 이를 따라줄 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업계에 따르면 10월 현재, 올해 말까지 서울 각지에서 분양이 진행되거나 예정된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은 대략 3700여 가구다. 최근 1년 새 오피스텔 분양이 급격히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2년여 후 입주가 순차적으로 몰리게 된다.

    공급이 넘치면 경쟁이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임차인 확보를 위해서는 일정 부분 임대료 하락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른 수익률 저하는 물론이다. 경쟁력이 없는 물건의 경우 수익률 저하는 고사하고 임차수요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분양이 최근 1년 새 부쩍 늘어난 만큼 향후 입주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대규모 공실을 배제할 수 없다”며 “무리하게 대출해 향후 오피스텔은 비어있는데 은행 이자는 꼬박꼬박 나가는 극단적인 상황은 피해야 하는 만큼 투자전략을 꼼꼼하게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방불케 하는 치밀한 투자전략 필요
    최근 분양 중인 오피스텔은 아파트 못지않게 화려하다.
    최근 분양 중인 오피스텔은 아파트 못지않게 화려하다.
    이에 따라 오피스텔 투자에도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오피스텔이 지금 당장은 유망 투자처라고 해도 향후 예상 공실률 등을 감안하면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기 위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기본은 수요층이 두터운 물건을 공략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주택 트렌드에 비춰보면 소형이면서 지하철 역세권 소재한 물건에 대한 수요가 많다. 사회구조 변화로 1~2인 가구가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에도 소형·역세권 물건에 대한 임차인 구하기는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이 같은 물건은 상대적으로 구매수요도 높기 때문에 환금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특히 아파트 단지 내 속해있는 오피스텔의 경우 단지 내 상권과 커뮤니티 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선호도가 더욱 높다. 물론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측면은 있다. 오피스텔이 입지한 지역 자체가 주거선호도가 높은 곳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지하철 역세권이 아니더라도 마을버스 등을 이용해 상업·업무 중심지로 이동할 수 있는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 이는 안정적인 수익 확보와 연결되는 사안이다. 오피스텔이 주로 싱글족이나 많아야 두 명 정도가 거주하는 소형 주거상품임을 감안해 젊은 직장인 수요가 많은 기업체 밀집지 인근 등이 임차인 확보에 유리하다.

    구로·가산디지털단지, 여의도 등이 인접한 서울 서남권 영등포·구로·강서구, 서울 강남·강북과 여의도 등지로 오가기 쉽고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관악구, 강남·송파와 인접한 강동구 등이 주목받는 오피스텔 투자처다. 물론 강남, 여의도 등지가 입지 측면에서 가장 좋지만 가격대가 높아 적정 수익률 맞추기가 쉽지 않은 문제가 있다.

    전용률도 꼼꼼히 따져봐야 할 항목이다. 전용률이란 공급면적 대비 실제 거주면적을 의미한다. 오피스텔은 전용률이 생각보다 낮아 50% 이하를 밑도는 경우가 허다하다. 공급면적 30㎡를 분양받았다면 공용면적을 제외하고 실제로 거주할 수 있는 면적은 15㎡가 채 안 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관심 지역에 나온 물건들을 놓고 3.3㎡당 분양가와 전용률을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관리비가 가능한 저렴한 물건을 찾는 편이 유리하다. 오피스텔별로 어떤 자재를 사용하고 어떤 공용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관리비가 천차만별이다. 요즘 임차인들은 월 관리비 수준까지 꼼꼼하게 따지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가능하면 관리비가 낮은 물건을 택하는 것이 추후 임차인을 유치하기 쉽다. 매입자금을 최소한도로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이럴 땐 경매나 급매물을 노려볼 수 있다. 최근 소형주택 인기가 오르면서 오피스텔 시세도 오르는 추세다. 투자금이 오르면 그만큼 수익률은 줄 수밖에 없다.

    대법원 경매정보사이트(www.courtauction.go.kr)를 통해 무료로 경매물건 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 좀 더 전문적인 서비스를 받고 싶다면 지지옥션, 리치옥션 등 경매정보업체가 제공하는 유료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입지와 물권 분석 등 보다 체계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분양이 아닌 기존 물건을 매입하는 경우라면 종전 공실율, 임차인 관리에 대한 부분들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임대수익률 산정에도 치밀한 계산을 해야 한다.

    최근 오피스텔 뿐 아니라 도시형생활주택까지 일시에 공급이 몰리고 있어 향후 공실 사태를 빚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향후 공급과잉 상황이 올 경우 적정 수익률을 맞추기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은행차입을 통한 자금 마련 등 다각도에서 심도 있는 고민을 해야 한다.

    [이명진 / 매일경제 부동산부 기자 themission@mk.co.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4호(2011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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