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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Business] 미술품 투자의 세 가지 기본 원칙
입력 : 2011.07.01 14: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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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전 세계 미술품 경매시장에서는 연이어 최고 낙찰가 기록이 경신되면서 미술시장의 회복을 이끌었다. 크리스티 뉴욕 경매장에서 지난 2010년 5월4일 파블로 피카소의 '누드, 녹색잎과 상반신'이 1억640만 달러에 거래됐는데, 이는 우리 돈으로 무려 1189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2월3일 소더비 런던 경매장에서 1억340만 달러, 우리 돈 약 1163억원에 거래돼 최고가 기록을 경신한 쟈코메티의 '걷는 사람1'의 기록을 재차 경신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해 6월 국내 미술시장은 이중섭의 '황소'가 과연 얼마에 낙찰될 지 관심이 몰렸다. 결과적으로 '황소'는 2010년 6월29일 서울옥션 119회 경매에서 35억6000만원에 낙찰되며 박수근의 '빨래터'가 갖고 있는 45억2000만원의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은 경신하지 못했다. 하지만 김환기의 '꽃과 항아리'가 2007년 5월 수립했던 30억5000만원의 기록은 경신했다. 또 2007년 이후 3년 만에 낙찰가가 30억원이 넘었다는 점도 주목받았다.
투자의 관점에서 분석한다면 이중섭의 '황소'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먼저 '황소'는 소 그림으로 잘 알려진 화가 이중섭의 대표작이다. 이중섭은 “소와 같이 산다. 소와 입 맞춘다”는 이야기가 회자될 만큼 일찍부터 소를 열심히 그렸다. 이중섭의 소 작품은 작가가 겪었던 고난에 비춰 자전적인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그가 살다간 시대를 감안한다면 근대사의 굴곡을 불굴의 의지로 극복해온 우리 민족의 역동성을 상징하고 있다. 또한 쉽게 볼 수 없는 희소한 작품이다. 소를 주제로 한 유화 작품은 현재 개인 소장품과 박물관, 미술관에 있는 10여 점만이 알려져 있을 만큼 매우 희소하다. 더구나 서울옥션에 출품됐던 작품은 이중섭 작가와 알고 지내던 소장자가 1955년 선물 받은 작품으로 1972년 전시된 이후 약 40년 만에 처음 공개됐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은 한 마리 소가 힘차게 땅을 내딛는 모습을 역동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중섭 특유의 발색과 속도감 있는 붓질이 대표작으로 꼽기에 손색없다. 크기 면에서도 세로 35.3㎝, 가로 52㎝로 대형작품이다.
첫째, 미술사적으로 검증된 유명 작가의 대표작. 둘째, 그 중에서도 희소한 작품. 셋째, 뛰어난 작품성 등 세 가지 요소는 이중섭의 '황소'가 미술품 경매에서 고가에 거래되는 요인이 됐다. 세계 미술시장에서 최고 낙찰가를 기록하고 있는 파블로 피카소의 '누드, 녹색잎과 상반신'도 이 같은 관점에서 살펴보면 동일한 결론에 이른다.
이 작품은 1932년 작으로 피카소의 정부(情婦)였던 마리 월터가 옷을 벗은 채 누워 있는 모습을 입체파 특유의 터치로 표현한 작품이다. 피카소의 전성기 시절에 그려진 주요 작품으로 자선 사업가이자 미술품 수집가였던 한 부부가 1951년 피카소에게 직접 1만9800달러에 구매했다. 이 부부는 50년간 이 작품을 공개적으로 전시한 적이 없어 그 희소성이 더 높았다. 또 피카소에게 예술적 영감을 준 마리 월터를 소재로 한 작품들은 그 동안 미술시장에서 매우 인기가 높았는데, 이런 점이 최고가 수립의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박수근 화백의 [빨래터]
이 문장은 몇 세기가 흘렀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미술애호가들에게 미술품 컬렉션에 입문하기 위한 과정을 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신승헌 / 서울옥션 기획팀 책임 sh@seoulauction.com│사진 = 매경DB]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호(2011년 0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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