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VIP] “VVIP 2세를 잡아라!”

    입력 : 2011.05.27 15:18:05

  • 사진설명
    Very Very Important Person. 대단히 중요한 인물을 일컫는 VVIP에 은행권의 서비스가 집중되고 있다. 특히 예탁자산에 따라 고객을 관리하는 각 은행 PB센터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평균 예탁자산 3~5억원 이상인 고객의 재무설계, 포트폴리오관리 등 전반적인 자산을 관리하는 PB센터의 영역은 이미 지난 시절 얘기다. 고객과 밀착하기 위한 라이프 케어 서비스, 세무, 상속, 증여, 법률, 부동산 상담 등 비금융 서비스 제공이 점차 늘고 있다.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은행을 중심으로 성장한 국내 PB시장은 금융상품 판매와 (위탁)판매수수료가 수익이다. 무료로 제공되는 비금융서비스가 늘수록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격”이라고 꼬집는다. 하지만 PB센터의 분위기는 다르다. 한 PB센터 관계자는 “불황에도 끄덕 없는 부류는 VVIP밖에 없다”며 “은행권이 VVIP고객에게 무한 애정을 쏟는 건 당연한 마케팅”이라고 전했다. 서울 서남권의 한 PB센터장은 “고객 예탁자산 기준이 5억원이라고 해서 VVIP의 자산이 5억원이란 말은 아니다. 분산투자가 기본인 분들이기 때문에 예탁자산 기준보다 10배, 혹은 20배 많은 자산 중 일부를 우리가 관리하는 것 뿐”이라고 기대 자산 규모를 설명했다. 그만큼 VVIP의 파워가 막강하다. 자산을 예탁한 당사자만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는 이미 한참 뒤떨어진 마케팅이다. 고객의 가족사항 파악은 기본. 특히 교육열과 내리사랑 열기가 식지 않는 한국의 특성을 반영해 은행마다 고객의 자녀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VVIP와의 거래와 집안을 아우르는 돈독한 관계를 다음 세대에도 이어가겠다는 포석이다.

    고객 자녀 만남 서비스는 기본
    사진설명
    가장 대표적인 VVIP마케팅 중 하나는 혼기가 찬 고객의 자녀를 이어주는 자녀 만남 서비스다. 하나은행 골드클럽은 총 15회의 자녀만남행사를 통해 현재까지 22쌍의 커플을 탄생시켰다. 행사에 참여했던 미혼 남녀들이 HPBM(Hana Private Bank Members)이란 모임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꾸준히 친목을 쌓고 있다. 하나은행은 매달 한 번씩 강남 인근 골프클럽 이벤트 룸에서 재테크, 세무, 미술, 와인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제공해 만남을 유도하고 있다. 자녀만남행사를 통해 결혼하는 자녀들에겐 최고급 수입 웨딩카를 제공하는 부가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고객의 반응이 뜨거워 지난해부터 상시적인 개별매칭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PB사업부 내 커플 매칭 전문가가 고객 자녀의 프로필을 취합해 DB를 구축, 매칭을 주선하면 해당 고객의 담당 PB가 세부적인 일정을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하나은행은 현재 200여 명의 PB가 커플매니저 역할을 전담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PB고객 우대서비스의 일환으로 미혼 자녀 간 만남 주선을 위한 정보교환 페이지를 행내 인트라넷에 신규 개설했다. 예탁자산 5억원 이상의 고객 자녀가 대상이다. 우선 영업점의 PB고객 담당직원이 희망 고객으로부터 신청서를 접수해 인트라넷에 마련된 ‘Two Chairs 고객자녀 소개마당’에 프로필을 등록한다. 이후 만남을 원하는 고객의 담당자가 직접 일정을 주선하는 형식이다. 고객의 신상정보를 다루는 만큼 ‘Two Chairs 고객자녀 소개마당’에 접속할 수 있는 권한은 영업점장과 엄격한 선발 절차를 거친 일부 PB고객 담당자로 국한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매년 PB고객의 미혼 자녀를 대상으로 맞선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일회성 이벤트로는 성공적인 만남이 어렵다고 판단해 서비스를 개발하게 됐다. 기존 거래고객의 만족도 향상뿐 아니라 미혼 자녀를 둔 타행거래 우수고객을 신규 유치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한 PRIVATE BANK도 2006년 3월부터 커플매니징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고객이 작성한 커플매니징 신청서와 사진을 PB고객부에 전달하면 커플매니저가 고객과 통화 후 상담을 거쳐 일대일 미팅을 진행한다. 결혼정보회사 출신 커플매니저 팀장의 관리를 통해 2007년 6월 첫 번째 커플이 맺어진 이후, 총 26쌍이 결혼에 골인했다.

    차별화된 서비스, 다양한 프로그램
    (위쪽) SC제일은행 ‘주니어 글로벌 리더십’ / 기업은행 ‘WIN CLASS’ 우수고객자녀 입시설명회 <br>(아래쪽) SC제일은행 ‘주니어 글로벌 리더십’ / 한국씨티은행 ‘씨티골드 셀렉트 인턴십 프로그램’
    (위쪽) SC제일은행 ‘주니어 글로벌 리더십’ / 기업은행 ‘WIN CLASS’ 우수고객자녀 입시설명회 <br>(아래쪽) SC제일은행 ‘주니어 글로벌 리더십’ / 한국씨티은행 ‘씨티골드 셀렉트 인턴십 프로그램’
    결혼적령기에 이른 고객의 자녀가 자녀만남서비스의 주 타깃이라면 리더스 프로그램과 인턴십 프로그램은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등 교육열에 무게를 뒀다. 우선 SC제일은행은 중고등학생 자녀를 대상으로 ‘주니어 글로벌 리더스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미래의 목표를 위한 프리미엄 진로 상담과 각종 학습진단 검사 및 진로맵 작성이 진행되고, 국내 명문 대학을 방문해 재학생 및 교수와의 만남을 주선한다. 금융기관과 증권거래소 등을 탐방하고 은행장 명의의 수료증을 수여해 입학사정관제에 도움을 주고 있다. 대학생 자녀를 대상으로 실시 중인 ‘글로벌 파이낸셜 리더스 프로그램’은 4주간 금융 지식과 글로벌 리더 교육이 실시된다. 와인, 아트, 요트 등 문화 소양을 위한 강의는 기본. 싱가포르와 홍콩 등 세계 굴지의 금융회사를 직접 탐방하는 코스도 마련돼 있다. 프로그램을 수료하면 은행장 명의의 수료증이 수여된다.

    지난해 11월27일 기업은행 PB고객부 15층 강당에서 진행된 ‘WIN CLASS 우수고객자녀 입시 설명회’는 강의 시작 한참 전부터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매가스터디 입시평가팀장이 강사로 초빙된 이날, 수험생을 둔 고객들이 질문이 길어져 예상시간이 훨씬 초과했다는 후문이다. 기업은행은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올해도 입시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신한 PRIVATE BANK는 고객의 자녀를 대상으로 1년에 한번 신한아트홀에서 ‘PB 2세스쿨’을 개최한다. 명사초청(주철환, 박경철, 금난새 등), 팀빌딩, 재테크강의, 이미지 메이킹 강의 등이 진행된다. 그런가 하면 온라인 커뮤니티도 마케팅에 도입했다. 싸이월드 내에 PB고객 자녀모임 카페를 만들어 비공개로 운영 중이다. 한 달에 한 번씩 정기모임을 통해 친목 형성을 유도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2007년부터 매년 방학기간(여름, 겨울)에 VIP 고객 자녀(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씨티골드 셀렉트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한국과 해외에서 동시에 실시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해부터 연 2회 실시하고 있다.

    VIP자녀 대상 인턴십 프로그램은 실제 글로벌 금융기관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와 경험을 제공해 진로 선택과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고객의 만족도 향상과 글로벌 금융리더 양성이 목적이다. 최근 실시한 인턴십 프로그램에선 참가자를 희망 부서에 배치해 하고자 하는 분야의 만족도를 높였다. 또한 심층 인터뷰를 통해 선정된 지원자를 뉴욕과 싱가포르의 씨티은행 본사에 파견해 근무기회를 제공했다.

    국내외 시장전망에 대한 세미나와 금융교육은 기본. 인턴기간 중 주관부서와 각 부서 담당자들이 참가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해 경험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한국씨티은행 마케팅본부 전희수 부행장은 “씨티은행 인턴쉽 프로그램은 자녀 진로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을 반영한 프로그램으로 미래의 글로벌 금융 리더를 꿈꾸는 인재들에게 금융기관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했다”며 “치열한 VVIP 마케팅 경쟁 속에 씨티은행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차별화 된 프로그램으로 참가 학생들 뿐 아니라 부모인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고객만족도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재형 기자 ssalo@mk.co.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6호(2011년 03월) 기사입니다]



    [화보] 홍수아, 시선집중 가슴 라인!

    부산저축은행, 감사 무마 위해 '물방울 다이아몬드' 상납

    카카오톡法 나올까…방통위, 연말까지 원칙 마련하기로

    MS도 버린 옴니아2

    '카카오톡'으로 밝혀진 아내살인 대학교수와 내연녀

    손담비, 맞춤법 실수 굴욕…팬들 지적에 급수정

    '나가수' 삼국지 패러디 화제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경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