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액티브 ETF 전성시대 ‘코스닥 액티브 ETF’ 3월 상장, 투자해볼까?
입력 : 2026.03.18 17:55:24
-
ETF가 커졌다는 말은 흔하다. 하지만 2026년의 ETF는 “커졌다”를 넘어 “시장 작동 방식의 일부가 됐다”는 쪽에 가깝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ETF 순자산은 300조원 고지를 넘었다. 200조원을 넘긴 시점이 2024년 6월 초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00조원이 불어나는 데 7개월 남짓밖에 걸리지 않았다. 규모의 팽창 자체도 놀랍지만, 더 중요한 변화는 회전 속도다. 2025년 ETF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5조5000억원 수준까지 뛰며 코스피 거래대금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ETF가 “장기 보유 상품”에서 “전술적 포지션 도구”로 쓰이는 시간이 늘어난 셈이다. 거래대금이 커지면 시장에서 ETF가 담당하는 역할도 달라진다. 과거에는 ETF가 ‘지수 추종’의 결과물이었다면, 지금은 ETF가 먼저 움직이고 그 흐름이 현물 시장으로 전파되는 경우가 잦다. 특히 테마형·섹터형 ETF는 편입 종목에 수급 충격을 만들 수 있고, 그 충격이 다시 ETF로 자금을 부르는 순환이 생긴다. “종목이 아닌 테마를 샀다”는 표현이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실제 매매 행동을 설명하는 문장이 된 이유다.
이 변화는 개인만의 현상이 아니다. ETF가 시장의 ‘언어’가 되면, 투자자는 이벤트에 반응하는 방식 자체를 ETF 중심으로 바꾼다. 업황이 흔들릴 때 개별 종목을 손절·재진입하는 대신, 섹터 ETF로 노출을 줄였다가 다시 키운다. 지수 방향성이 애매할 때는 채권·인컴·멀티에셋 ETF로 주차한다. ETF는 이제 단순히 ‘사서 들고 가는’ 상품이 아니라, 포트폴리오에서 기어를 바꾸는 레버다.
지수 추종만 보던 시대는 끝났다
ETF의 출발점은 패시브다.
시장 평균을 싸게, 투명하게, 편하게 사는 도구. 그런데 시장이 ‘평균’으로 설명되지 않는 순간, 패시브의 강점은 약점으로 바뀐다.
2026년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환경은 ‘같이 오르는 장’이 아니라 ‘갈리는 장’이다. 주도주는 빠르게 교체되고, 같은 지수 안에서도 성과 편차가 커진다. 이때 투자자는 단순 추종보다 ‘선별과 조정’을 원한다. 액티브 ETF가 그 요구의 형태로 튀어나왔다.
국내에서도 액티브 ETF의 ‘존재감’은 이미 통계로 확인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국내 상장 액티브 ETF가 281개, 순자산이 91조원을 넘어 2020년 말 2조원 수준에서 40배 이상 커졌다. 특히 주식형 액티브 ETF가 129개, 순자산 14조원으로 1년 만에 몸집을 크게 키웠다는 대목은 “액티브가 예전처럼 주변부가 아니다”라는 신호다. 다만 액티브의 본질은 ‘초과성과’가 아니라 ‘운용 판단’이다. 패시브는 지수 규칙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움직이지만, 액티브는 울타리를 일부러 흔든다. 문제는 흔들어야 이길 수도 있지만, 흔들다 넘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액티브 ETF를 볼 때는 수익률보다 먼저 네 가지가 보인다.
첫째, 운용 철학이 문장으로 설명되는가. 둘째, 그 철학이 포트폴리오에서 어떤 규칙으로 구현되는가(리밸런싱·편입/편출 기준). 셋째, 투자자가 그 과정을 어느 정도 추적할 수 있는가(공개 수준). 넷째, 그 비용(총보수·매매비용·스프레드)이 합리적인가. 액티브 ETF는 “좋아 보이는 테마”가 아니라 “검증 가능한 프로세스”를 사는 상품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지난해 상반기 결산 리포트에서 “높아진 거시 변동성은 더 액티브한 접근의 잠재적 이점을 키운다”라고 분석했다.
미국 ETF Rule 이후 ‘액티브가 기본값’으로글로벌 액티브 ETF의 폭발은 ‘투자자 취향 변화’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규제와 제도 변화가 길을 닦았다. SEC 경제·리스크분석국(DERA)이 2026년 2월 5일 공개한 보고서는 액티브 ETF 성장의 분기점을 분명하게 찍는다. 2016년 거래소의 액티브 ETF 상장 기준 승인으로 상장 절차가 단순화됐고, 2019년에는 ETF Rule(6c-11)이 도입되면서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ETF는 별도 면제명령 없이 운용될 수 있게 됐다. 이 규칙이 패시브뿐 아니라 ‘일일 포트폴리오 투명성’을제공하는 액티브 ETF에도 적용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DERA 보고서가 흥미로운 대목은 ‘투명성’의 조건을 정면으로 다룬 부분이다. 대부분의 액티브 ETF가 일일 투명성을 제공하지만, 운용 전략 보호를 위해 비투명·반투명(세미 트랜스페어런트) 구조를 택하는 액티브 ETF는 별도 면제 절차가 필요하다고 명시한다. 그리고 2019년 승인된 세미 트랜스페어런트 모델들(프리시디언, T. Rowe Price, Fidelity 등)을 예시로 든다. 액티브 ETF가 단순히 ‘펀드의 ETF화’가 아니라, 거래·공개·시장 조성 메커니즘까지 포함한 구조 경쟁이라는 뜻이다. 여기에 대형 운용사들의 전망도 붙는다. 블랙록은 액티브 ETF 운용자산(AUM)이 2030년에는 4.2조달러로 2025년 상반기 대비 3배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더 중요한 문장은 “액티브 ETF가 전세계 포트폴리오에서 필수 구성요소가 되는 변곡점”이라는 선언이다. SEC DERA는 2026년 2월 5일 보고서에서 “2019년 이후 액티브 ETF 섹터는 빠르게 성장했으며, 이제 전통적 패시브 펀드 수를 추월하는 궤도”라고 밝혔다.
코스닥 액티브 ETF 3월 데뷔 ‘퇴출 강화’ 변수국내 액티브 ETF 뉴스의 2026년 키워드는 코스닥이다. 지금까지 코스닥 관련 ETF는 사실상 코스닥 150 등 지수 추종형이 중심이었다. 그런데 2월 들어 ‘정책’이 먼저 움직였다. 한국거래소는 2월 19일 ‘코스닥 부실기업 신속 퇴출’ 추진 계획을 발표하며,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중 지배주주가 동일한 기업은 통합·일괄 심사해 퇴출 여부 판단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심사 적체를 줄이고, 시장 신뢰를 ‘정리 속도’로 회복하겠다는 접근이다.
그리고 그 타이밍에 ‘상품’이 들어온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삼성액티브자산운용·한화자산운용 등이 코스닥 또는 코스닥150을 비교지수로 삼는 액티브 ETF를 준비 중이며, 일부는 증권신고서 제출 등 상장 절차 막바지 단계를 밟고 있다. 코스닥이라는 변동성 높은 무대에서 ETF 경쟁이 ‘패시브 중심’에서 ‘운용 경쟁’으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이 액티브에 어울리는 이유는 단순하다. 종목 간 격차가 크고 주도주 교체가 빠르다. 즉, 지수를 그대로 사면 ‘시장 평균’은 잡을 수 있지만, 주도주의 바통 터치를 놓치기 쉽다. 액티브 ETF는 이 지점에서 “실적·수급·이벤트”를 이유로 비중을 바꿀 수 있다. 동시에 정책 측면에서 한계기업 정리 속도가 빨라지면 코스닥 시장 자체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생긴다. 정책이 바닥을 다지고, 액티브가 위에서 뛰는 구조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 코스닥 액티브 ETF는 ‘기회’만큼 ‘검증’이 필요하다. 액티브는 추적오차가 커질 수밖에 없고, 운용역의 판단 오류가 성과를 좌우한다. 따라서 총보수·포트폴리오 공개 수준·운용 철학·변동성 관리 방식, 그리고 유동성(거래량·스프레드)을 함께 보지 않으면 “코스닥 변동성 위에 액티브 변동성까지 얹는” 결과가 될 수 있다.
눈여겨볼 액티브 ETF ‘테마 알파·결과형·노출형’액티브 ETF를 ‘하나의 상품군’으로 보면 길을 잃는다. 오히려 2026년의 액티브 ETF는 세 갈래로 나뉜다. 블랙록이 구분한 방식으로 말하면 ① 알파 추구형(alpha-seeking) ② 결과형(outcomes) ③ 특정 노출형(exposures)이다.
첫째, 테마 알파는 가장 대중적이다. “로봇이 뜬다, 반도체가 간다”는 서사가 있을 때, 투자자는 특정 종목을 찍기보다 ‘전문가의 장바구니’를 산다. 둘째, 결과형은 수익의 ‘모양’을 설계한다. 커버드콜처럼 인컴을 얻는 대신 상승 여력을 일부 포기하거나, 버퍼 전략처럼 일정 구간의 하락을 완충하는 방식이다. 결과형은 특히 금리·배당·변동성이 얽힌 시장에서 “심리적 안정”과 “현금흐름”을 동시에 노리는 수요를 끌어온다. 다만 분배금이 ‘수익’처럼 보이지만 자본의 되돌림(ROC) 등 구조적 요소가 섞일 수 있어, 투자자는 결과형일수록 구조를 먼저 읽어야 한다. (ETF가 쉬워보이는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
셋째, 노출형은 특정 팩터·스타일·지역·산업에 ‘정교하게 노출’시키는 전략이다. 겉으로는 패시브에 가까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지수설계와 리밸런싱 규칙 자체가 운용 판단이 된다. 이 구간에서 ‘액티브와 패시브의 경계’가 가장 흐려진다.
경계가 흐려질수록 시장에는 부작용도 생긴다. 최근 액티브로 마케팅하지만 벤치마크와 거의 비슷하게 운용되는 ETF가 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는 이유다.
ETF 투자 전략, 코어는 패시브·위성은 ‘검증된 액티브’전문가들이 추천하는 2026년 ETF 전략은 몰빵보다는 ‘분배와 분업’이다. 코어는 저비용 패시브로 베타를 확보하고, 위성은 액티브로 ‘목적’을 수행한다. 여기서 목적은 단순히 “지수를 이기기”가 아니다. 순환매를 따라가기, 변동성을 낮추기, 현금흐름 만들기, 특정 산업 노출 강화하기 등 포트폴리오에서 수행해야 할 역할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단순히 유행하는 액티브 상품을 “유행”으로 사기보다는 검증된 액티브를 “역할”로 사야 한다는 것이다. 실전 체크는 다섯 가지로 압축된다.
비교지수(벤치마크)가 무엇인지, 왜 그것을 이기려 하는지. 운용 규칙이 있는지(혹은 전적으로 재량인지), 재량이라면 의사결정 체계가 무엇인지. 공개 수준이 충분한지(ETF는 투명성이 무기다). 비용이 합리적인지(보수뿐 아니라 스프레드·매매비용 포함). 벤치마크와 얼마나 다르게 움직일 수 있는지(‘샤이 액티브’ 회피). 마지막으로, ETF가 커질수록 단기 매매 유혹도 커진다.특히 레버리지·인버스처럼 구조적 특성이 있는 ETF는 ‘방향’만 맞춰도 기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2026년 ETF 전성시대에 필요한 것은 상품 수가 아니라 투자자의 기준이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86호 (2026년 3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