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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150만원까지 환급 받는다는데… 올해는 IRP·ISA 적극 활용해볼까
입력 : 2026.02.23 16:4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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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세테크족’을 잡기 위해 주요 금융사들이 개인퇴직연금(IRP)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판매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연말연시는 이 같은 절세형 상품의 ‘성수기’다. 우선 연말정산 시 세제 혜택이 크고, 직장인들은 퇴사·이직으로 인한 퇴직금이나 성과급 수령으로 인해목돈 관리 목적의 상품 수요가 높아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또 ISA 만기가 연초에 돌아오는 경우가 많고, 이때 IRP 등으로 옮기면 세금 혜택을 이어 받을 수 있기에 이 같은 전환수요도 급증한다. 전문가들은 “노후와 자산 형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상품으로, 시기와 납입 비율을 잘 조정한다면 최적의 절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조언한다.
IRP는 개인이 자체 운용하는 연금 상품이다. 퇴직금과 적금 등을 넣어두다 특정 연령이 되면 수령이 가능하다. 연금으로 나눠 받기 위해선 만 55세 이상이거나 가입기간이 5년 이상이어야 한다.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방법도 가능하지만 세금 부담이 커질 수 있어 필요시에만 고려하는 것이 좋다.
연 최대 148만원까지 환급 가능IRP의 최대 장점은 강력한 세액공제혜택이다. 연 근로소득 5500만원 이하인 경우 공제율이 16.5%에 달하며 5500만원 초과 시에도 13.2%를 적용받을 수 있다. 연간 납입한도도 900만원으로 높은 편이다. 연 납입한도를 꽉 채울 경우 연 근로소득 5500만원 이하는 148만 5000원, 그 이상은 118만 8000원을 환급 받을 수 있다.
‘과세 이연’ 혜택도 IRP의 주요 매력이다. 과세 이연이란 IRP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수익에 대해 세금 납부 시기를 추후(연금 받을 때)로 미뤄주는 것을 뜻한다. 이에 고객이 수익금을 그대로 재투자에 활용할 수 있다. 세금 부과 시기가 늦어지는 만큼 복리 효과를 추가로 누리는 셈이다. 만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하면 연령에 따라 3.3~5.5%의 저율 과세를 적용받게 돼 세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특히 퇴직금의 경우 IRP로 이체 시 즉시 퇴직소득세에 대해 과세 이연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이 같은 장기 복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평가된다. 예를 들어 퇴직 직장인이 퇴직금 1억원을 즉시 현금 수령하기로 한다면 퇴직금 총액·근속연수·소득 수준 등에 따라 책정된 퇴직소득세를 납부한 뒤 그 차액을 손에 쥐게 된다. 그러나 퇴직금 전액을 IRP에 이체한다면 1억원 전액을 즉시 노후자산으로 굴릴 수 있고, 이후 연금 수령 시에도 저율 과세를 적용받게 되므로 대폭 절세가 가능해진다.
다만 IRP 가입 시 유의해야 할 점도 상당수 있다. 우선 55세 이전 중도인출 혹은 해지 시 납입 원금과 수익에 대해 그간의 혜택을 전부 토해내야 할 수도 있다. 혜택이 쏠쏠한 만큼 연금 수령 연령까지 자금 운용이 크게 제약받게 되는 셈이다.
법에서 정한 사유가 있다면 일부 혜택 적용이 가능하다. 본인·배우자·부양가족의 6개월 이상 요양 의료비, 개인회생 또는 파산, 기타 천재지변 등이다. 이때는 부득이한 연금 수령으로 간주돼 연금소득세 3.3~5.5%가 적용된다.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운용수익과 세액공제 받은 납입 금액에 기타소득세 16.5%가 부과된다. 퇴직금에 대해선 퇴직소득세가 전액 과세된다.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납입금은 비과세가 유지된다.
또 연금상품의 특성상 주식·펀드 등 위험자산엔 전체의 70%까지만 투자가 가능하다. 나머지 30%는 예금·채권 등 안전자산에 넣어두는 것이 의무화 돼 있다. 이에 공격적 투자 운용이 어려운 부분이 있어 본인의 성향을 잘 고려해 가입하는 것이 추천된다. 중도인출이 어려운 IRP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일부 중도인출이 가능한 연금저축펀드를 결합하는 방법도 있다. 연금저축은 수수료가 없고 세금을 떼면 중도에 불이익 없이 돈을 뺄 수 있다. 전문가들은 통상 양측의 장점만 취하기 위해 연금저축펀드에 600만원, IRP에 300만원을 넣어 900만원을 채우는 방법을 추천한다. 이때도 세액공제 혜택은 전체 금액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중도인출’ 어려운 점 유의 필요ISA는 예금, 펀드, 주식 등 여러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서 운용하면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절세형 종합계좌다. 1년에 2000만원씩 납입해 총 1억원까지 굴릴 수 있다. 의무가입 기간은 3년이며 5년까지도 가능하다. 통합 계좌에서 다양한 형태의 금융상품을 굴릴 수 있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 관리가 편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지난해 말엔 가입자 700만 명을 돌파하며 ‘국민 계좌’가 됐다. 지난 2016년 첫 도입된 이후 10년 만에 국민 7명 중 1명이 가입한 셈이다.
세금 혜택이 좋다는 점이 ISA를 선택하는 주요 이유다. 수익의 200만원까지 비과세이며 초과수익에 대해서도 저율 분리과세(9.9%)가 적용된다. 일반 배당소득세 15.4%에 비해 5.5%포인트 낮다. 연간 급여가 5000만원 이하라면 ‘서민형’ 상품에 가입해 수익 비과세 한도를 400만원까지 늘릴 수 있다.
ISA의 특별한 혜택으론 ‘손익통산’을 꼽을 수 있다. 한 계좌에서 투자한 상품의 모든 이익과 손실을 합쳐 발생한 순이익을 기준으로 과세한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A상품에선 300만원 이익을 보고 B상품에서 100만원 손실을 봤다면 전체 순이익은 200만원으로 전액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IRP와는 달리 중도 인출시에도 특별한 페널티는 없다. 다만 인출한 금액만큼 해당 연도의 입금 한도는 줄어든다. 가령 ISA에 납입한도인 2000만원을 채웠다 이후 1500만원을 인출했더라도 다시 500만원을 추가 입금할 수는 없다.
ISA는 장기자산 형성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의무가입 기간 3년 동안 자산을 굴리고, 만기 도래 시 투자자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넓기 때문이다. 먼저 해지하고 바로 재가입하는 선택지가 있는데, 이 경우 비과세 한도를 새로 적용받을 수 있다.
또는 60일 이내 연금저축계좌나 IRP로 옮길 수 있는데, 이때 옮기는 금액의 10%(최대 300만원) 만큼 세액공제 혜택을 또 받는다. 이는 연금저축과 IRP의 연간 세액공제 한도인 900만원과는 별개다. ISA와 연금 계좌를 연계하면 1년에 최대 1200만원까지 세액공제 한도를 늘릴 수 있는 것이다. 16.5%의 세액공제율을 적용받는 사람이라면 세액공제 금액이 최대 198만원까지 늘어난다. ISA는 투자자가 직접 종목을 고르는 ‘투자중개형’과 가입자의 지시에 따라 은행·증권사 등이 운용하는 ‘신탁형’, 그리고 금융사가 제시한 포트폴리오에 기반해 자산운용전문가에게 운용을 맡기는 ‘일임형’으로 나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 중개형’을 고른 가입자가 전체의 85% 가량으로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주류는 ‘신탁형’과 ‘일임형’이었지만 금융지식이 풍부하고 직접 운용을 선호하는 2030세대가 가입자로 들어오면서 트렌드가 바뀌었다. ‘투자 중개형’이 ‘신탁형’과 ‘일임형’에 비해 운용 수수료 등이 적은 점도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미국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 ‘서학개미’들이 미국 지수 추종 ETF를 대거 사들이는 수단으로 ISA를 활용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22%의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 해외주식 과세 리스크를 ISA 절세혜택으로 절묘하게 피해갈 수 있다는 점이 주목을 받은 것이다. 국내 주식은 매매 차익이 비과세기 때문에 배당에 대한 절세만 이뤄지는 데 비해 효과가 상대적으로 극대화된다는 이점이 있다.
정부 ‘국내 전용 ISA’ 출시 주목최근 미국 주식이 지고 ‘국장’ 수익률이 크게 개선되는 가운데 정부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ISA 상품에도 주목할 가치가 있다. 정부는 기존 ISA보다 세제 혜택을 대폭 늘린 ‘국민성장 ISA’를 올해 안에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 주식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투자 대상을 국내 주식·펀드, 국민성장펀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로 제한한 점이 특징이다. 또 다른 준비상품인 ‘청년형 ISA’는 총급여 7500만원 이하 청년(만 19∼34세)을 대상으로 이자·배당소득 과세 특례와 납입금소득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신규 ISA에 적용될 세제 혜택은 올해 발표될 세법개정안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IRP와 ISA의 인기는 시기와 상관 없이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연말연시 등 계절적 요인도 있지만, 국민의 금융지식 상승이나 퇴직 후 노후관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등 근본적 원인이 자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IRP·ISA 계좌 잔액 집계 결과 IRP는 51조 3400억원으로 2024년 동월(41조 4900억원) 대비 24% 증가했다. ISA는 15조 5400억원으로 1년 전(13조 6100억원)에 비해 14% 늘어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령화 추세로 은퇴 이후 자금관리에 관심을 가진 인구가 크게 늘었을 뿐 아니라, 경기불황과 고용 불안정성으로 인해 비교적 젊은 층에서도 이른 노후 설계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IRP·ISA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사들은 연초 절세 개미들을 잡기 위해 각종 상품 할인 이벤트를 제공하며 경쟁에 나섰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원화값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증권사의 해외투자 관련 이벤트 및 광고에 제동을 걸자, 업계의 마케팅 화력이 이쪽으로 급속히 옮겨 붙는 모양새다. 미래에셋증권은 비대면 상품인 ‘다이렉트 중개형 ISA’의 온라인 주식거래 수수료 우대 혜택을 올해 말까지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삼성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중개형 ISA 계좌를 개설한 고객에 한해 평생 혜택 수수료를 제공한다.
키움증권은 올해 3월 말까지 타사에서 ISA 계좌를 이전하는 경우, 순입금 금액 산정 시 이전 금액의 2배를 입금액으로 인정한다. 순입금 금액에 따라 조건 만족 시 최대 100만원의 상품권도 제공한다. 중개형 ISA계좌에서 ETF를 거래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18만원 상당의 모바일 기프티콘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병행한다.
[안정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85호 (2026년 2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