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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포와 함께하는 스타트업 생존방정식] 신재명 딜라이트룸 대표 | 알람 앱 신화 넘어 앱 애그리게이터로 도약
입력 : 2026.10.06 17: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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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1억 명 사용하는 ‘알라미’
토종 스타트업 딜라이트룸이 개발한 ‘알라미’는 명실상부한 세계 1위 알람 앱이다. 매일 아침, 잠에서 깨지 못하는 이들을 ‘확실히’ 깨워주는 효자 앱으로 주목받으며 출시 이후 97개국 앱스토어에서 1위에 올랐다. 알라미의 시끄러운 알람을 해제하기 위해선 잠자리에서 일어나 욕실 사진을 찍거나 스쿼트를 하는 등 스스로 정한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제대로 일어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셈이다. 누적 다운로드 수는 1억1000만 건, 국내 앱스토어 리뷰만 11만 개에 이른다. 이 신통방통한 앱을 만든 이는 신재명 딜라이트룸 대표. 2012년에 알라미를 출시하고 이듬해 딜라이트룸을 창업한 신 대표는 이후 단 한 푼의 투자도 받지 않고 지난해 매출 470억원, 영업이익 200억원을 달성했다. 과연 알라미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신 대표는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알라미를 만들었다”며 “창업 초기부터 꾸준히 성장해 웰니스로 시선을 넓히고 있다”고 소개했다.
▶ 신재명 딜라이트룸 대표
1989년생. 한국외대 정보통신공학과 졸업, 카이스트 전산학과 석사 졸업. 2012년 알라미 앱을 출시하고 2013년 딜라이트룸을 창업했다.창업 전 세계 1위Q 2012년에 알라미 앱을 출시하고 2013년에 법인을 세웠다고 들었습니다.
A 창업이 목적은 아니었죠. 제가 풀고 싶은 문제가 있었고, 그걸 해결하다 보니 제품이 됐어요. 그 제품을 쓰는 분들이 늘면서 돈이 벌렸고, 세금을 내야 한다고 해서 법인이 필요했습니다. 처음 창업 자금이 500만원 정도였는데, 사실 창업 자금이라기보단 그 당시 통장에 있던 돈이었어요. 노트북 하나로 모든 게 가능한 때여서 따로 여윳돈이 필요하진 않았거든요.
Q 알라미 아이디어는 순전히 본인의 경험담이라던데.
A 제가 알람을 맞춰놔도 일어나지 못하는 게 너무 싫었어요.(웃음) 그래서 나만의 해결책을 만든 거죠. 화장실에 휴대폰을 놓고 자면 알람이 울렸을 때 침대에서 나와야 끌 수 있잖아요. 거기서 출발했습니다. 처음엔 월 30만원만 벌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그게 1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불더니 대학원 졸업 무렵엔 이미 전세계 60개국에서 1위를 하고 있었어요.
Q 그 무렵에 이미 디지털 노마드로 살 수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본격적인 창업에 나선 이유라면.
A 고민이 많았죠. 6개월 정도 진지하게 고민했어요. 솔직히 여행 다니며 사는 것도 행복할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혼자 3년 동안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이 뭔지 돌아봤더니 고민하던 문제가 풀렸을 때, 또 사용자들이 알라미의 업데이트가 너무 좋다고 편지를 보내줬을 때였어요. 결국 많은 분들이 갖고 있는 많은 문제들을 풀고 싶었고, 그건 혼자 할 수 없겠다는 결론에 팀을 꾸렸습니다.
알람은 ‘시간 도구’가 아닌 ‘행동 도구’Q 여타 알람 앱과 비교하면 어떤 차이가 있는 겁니까.
A 두 가지예요. 하나는 기존 앱들은 모두 시간 축으로 알람을 정의했습니다. 지금 휴대폰에 내장된 기본 알람 앱 열어보면 세계 시계, 타이머, 스톱워치가 있죠. 시간을 알려주는 도구인 거예요. 알라미는 알람을 켜놓는데도 일어나지 못하는 게 싫어서 만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알람을 시간이 아닌 행동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시계 기능 같은 건 아예 쓰지 않고 깨우는 것에만 집중했어요. 또 하나는 기술이죠. 알람 앱의 기본은 제시간에 울리는 건데, iOS와 안드로이드가 제공하는 걸 그대로 갖다 쓰면 이 기본 기능을 100% 보장할 수가 없습니다. 하드웨어 제조사들이 배터리 보호를 위해 백그라운드 앱 실행을 막아놓는데, 그걸 뚫을 수가 없거든요. 다들 포기하는 부분이죠. 그런데 그게 너무 이상했어요. 1년에 단 한 번이라도 알람이 울리지 않으면 신뢰가 무너지는 거잖아요. 그래서 API를 직접 분석하고 다른 방식으로도 시도하면서 저희만의 노하우를 쌓았습니다. 현재 테스트용으로 시험하고 있는 최신형 휴대폰만 300여 대는 될 겁니다.
Q 2024년에 애플의 알람 오류가 논란이 되기도 했었는데, 그런 경우겠군요.
A 그때 “알라미는 울렸다”는 말이 바이럴되기도 했어요. 물론 상대적으로 잘 작동됐다는 거죠.(웃음)
Q 2023년 매출이 230억원, 2024년은 337억원, 지난해에는 46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어떻습니까.
A 우선 1000억원이 목표입니다. 매년 2배 성장이 목표인데, 올해는 ‘알라미’와 ‘다로(DARO)’ ‘딜라이트허브’ 등 3개 사업부가 모두 성장하고 있거든요.
Q 알라미는 유저의 95%가 무료 사용자인데, 수익구조가 궁금해지는데요.
A 95%의 무료 사용자에게 광고를 제공합니다. 그러니까 알라미 사용자들은 매일 아침 기상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 최소 수십 초에서 수 분간 앱 화면과 상호작용을 하거든요. 이 순간에 최적화된 광고 노출을 설계했고, 반대로 알람을 끄고 다시 자는 걸 방지하는 ‘다시 잠들기 방지’ 기능이나 더 정교한 수면 분석 기능, 광고 없는 환경을 원하는 하이엔드 이용자들에겐 프리미엄 구독 멤버십을 제공해 수익 기반을 완성했어요. 매달 약 8000원의 구독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 수익이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죠. 한 가지 재밌는 건, 유료 구독자분들이 알라미를 웰니스 앱으로 여긴다는 거예요. 퍼스널트레이닝(PT)에 흔쾌히 지출하듯 아침 컨디션을 위해 이 정도는 쓸 수 있다는 겁니다.
Q 2023년에 앱 내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광고 수익화 플랫폼 ‘다로(DARO·Delightroom Ad Revenue Optimizer)’를 출시했는데, 성장세가 가파르다고 들었습니다.
A 사실 알라미처럼 전 세계에 트래픽이 많은 앱들은 수익화가 쉽지 않습니다. 배너 광고비용이 너무 작거든요. 저희는 창업 이후 지속적으로 광고 수익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구글 애드몹, 앱러빈, 유니티, 오픈 X 등 전 세계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광고 네트워크와 플랫폼을 직접 연동해 테스트했어요. 그랬더니 어느 순간 여타 앱 운영사들이 노하우를 물어오더군요. 처음엔 광고회사가 아니라고 거절했는데, 너무 많은 중간 매개자(SSP, Ad Exchange, DSP 등)로 인한 수수료 누수나 비효율 등을 개선해보자는 생각에 중간 단계를 줄이고 직접 실시간 비딩(RTB) 시스템을 구축해 다로를 선보였습니다. B2B 솔루션이죠.
Q 자체 프로덕트로 검증한 뒤 외부 B2B 사업으로 확장하는 구조가 아마존의 ‘AWS(아마존 웹서비스)’를 연상시키는데.
A 정확한 비유예요. 저희는 이걸 ‘개밥 먹기(Dogfooding·개발자가 자신이 만든 제품을 직접 사용하는 실증 과정)’라고 부릅니다. 아마존은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인프라를 직접 운영했어요. 그래서 고객사의 고통을 누구보다 정확히 이해할 수 있었고, 클라우드(AWS)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겁니다. 딜라이트룸 역시 1억 다운로드의 글로벌 앱을 직접 운영해봤기 때문에 앱 운영사가 마주하는 트래픽 관리나 수익화 고충을 속속들이 알고 있습니다. 책상에 앉아 머리로만 만든 애드테크 툴이 아니라, 현업 전선에서 알라미의 매출을 방어하고 끌어올리기 위해 담금질한 엔진이죠. 출시 2년 만에 연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이유랄까요.
Q 다로 사업부에는 따로 세일즈 매니저가 없다고 하던데.
A 광고 매출을 2배로 올려주는 플랫폼인데 ‘쓰세요’보다 ‘쓰고 싶다’는 게 정상 아닌가요.(웃음) 그래서 비즈니스 매니저가 궁금해하는 분들께 설명을 드리고 있어요. 쓰고 싶다고 모두 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월 광고 매출 5000만원 이상인 운영사와 진행 중입니다.
Q 최근 업계의 이목을 끈 행보는 ‘딜라이트허브’를 통한 전략적 인수와 지분 투자입니다. 커플 앱 ‘비트윈’을 비롯해 생활습관 앱 ‘마이루틴’, 운동 일지 앱 ‘플릭’, 글로벌 단어장 앱 ‘노지(Noji)’ 등을 잇달아 품었는데요. PE(Private Equity·자산운용사)와는 어떻게 다른 겁니까.
A 다로의 솔루션을 이용한 운영사가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는 걸 확인했는데, 문득 인수했더라면 어땠을까,란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테스트를 해봤고, 사업이 되겠다 싶었어요. 비트윈, 플릭, 노지 등 현재 인수한 앱은 모두 흑자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숫자를 공개할 순 없지만 모두 예상 기간 내에 원금 회수가 됐어요. PE와 다른 점이라면 저희는 실제 플레이어라는 거죠. PE는 플레이어들을 모아서 운영하는데, 저희는 우리가 잘 알고 잘하는 B2C 글로벌 앱 영역만 보고 앱이라는 자산만 인수해 저희 방식으로 리모델링합니다.
Q 인수하지만 매각하진 않는다?
A 일반적으로 PE는 3년 안에 팔고 수익을 내는 모델인데, 저희는 알라미처럼 알짜로 계속 들고 갑니다. 나중에 사업 방향이 달라지거나 관리가 어려워지면 팔 수도 있겠지만, 잘되는 사업을 안고 가는 게 기본이죠.
외부 투자 제로(0), 영업이익 200억원
Q 창업 후 외부 투자를 받지 않았다고 알려졌습니다. 수많은 VC들이 접근했을 텐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A 받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투자를 받으면 2, 3배 성장이 아니라 5배, 10배의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래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창업 당시에 혼자 매진할 때도 수익이 있었기 때문에 추가 자본에 대한 절박함이 적었지요.
Q 그럼에도 지난해 매출 470억원, 영업이익 200억원을 달성했습니다. 이쯤 되면 스타트업이란 수식어가 무색한 수준인데.
A 스타트업의 정의는 규모가 아니라 속도라고 생각합니다. 매년 빠르게 성장하는 한 스타트업 마인드를 유지하고 싶어요. 그래서 여전히 스타트업입니다.
알람에서 웰니스로…Q 현재 알라미는 일간활성이용자(DAU)는 400만 명인데, 10년 후 목표를 30억 명, 기본 알람 앱을 대체하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꽤 격차가 큽니다.
A 엄청 크죠. 그런데 노트 앱도 에버노트 같은 서드파티(Third Party·제조자와 사용자 외의 외부 생산자)가 기본 앱을 밀어냈고, 메시지도 카카오톡이 문자를 대체했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본 앱들이 서드파티로 교체되는 패턴이 반복돼 왔어요. 알람도 그렇게 될 겁니다. 글로벌 30억 명을 모두 수용할 순 없겠지만 그 중 아침에 거뜬히 일어나고 잘 자고 싶은 사람이 최소 10~20%는 될 거예요. 억대 DAU는 되지 않을까요.
Q AI가 모든 앱을 대체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A AI도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과 모바일이 세상을 바꿨지만 결국 그 도구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느냐가 핵심이었잖아요. AI를 제대로 잘 쓸수록 알라미도 훨씬 더 성공적인 아침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Q 창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A 한 가지를 꾸준히 깊이 파는 게 중요합니다. AI 시대가 되면서 기회가 더 많아 보이니 이것저것 해보다가 갈아타는 경우를 더 자주 보게 돼요. 저도 그런 유혹이 많았어요. 하지만 휩쓸렸다면 현재 같은 성과는 내지 못했을 겁니다. 석유 시추에 자주 비유하는데, 조금씩 옆으로만 파내면 아무것도 나오지 않아요. 깊게 파야 보이는 게 있습니다. 알라미에서의 경험과 응용이 있었기 때문에 다로와 딜라이트허브가 탄생할 수 있었어요. 풀고 싶은 문제를 끈기 있게 깊게 파는 행동과 경험은 어디서든 통합니다.
[안재형 기자 · 류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