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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 INTERVIEW] 채상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 상무 | 3성급 호텔을 4성급으로… 리브랜딩이 해법
입력 : 2026.08.18 17: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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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상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 상무
조지 워싱턴 대학교 졸업. 2007년부터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서 근무를 시작했으며, 19년간 사내 최장 경력 컨설턴트로서, 다양한 고객사를 대상으로 사업전략 비딩전략 PF지원, 시장실사, 개발자문 등을 수행해왔다. 현재 한국 지사에서 컨설팅 그룹을 총괄하고 있다.신축·컨버전 어려워…남은 건 리브랜딩관광객은 밀려드는데 신축은 공사비 부담이, 용도변경은 구조적 제약이 발목을 잡는다. 서울 도심 호텔들이 ‘리브랜딩’으로 눈을 돌린 이유다. 단순히 간판을 바꾸는 것을 넘어, 자산 가치를 극대화하는 새로운 운영 공식이 명동과 홍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신축과 컨버전은 각각 한계가 명확하다. 우선, 건설공사비 부담이 크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 공사비원가관리센터에 따르면, 2026년 2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133.69로 집계됐다. 자재비, 인건비 등 공사비 물가변동을 나타내는 건설공사비지수는 6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상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상무는 오피스나 주거시설을 호텔로 바꾸는 용도 변경(컨버전)은 문의가 많은데도 “열 개 중 하나가 될까 말까”라고 말했다. 그는 19년 이상 리테일 컨설팅 전문가로, 최근 서울 도심 호텔은 장기적인 호황기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인허가 및 물리적 구조(하드웨어) 문제로 인해 오피스 등 타 용도 건물을 호텔로 컨버전하는 것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객실마다 화장실과 배수가 필요한 호텔과 그렇지 않은 오피스는 구조가 달라, 하드웨어 검토 단계에서 90% 탈락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채상윤 상무의 팀이 검토한 10여 건 중 용도변경에 적합한 자산은 한 곳 남짓이었다.
결국 원래 호텔이던 건물의 성급을 끌어올리는 리브랜딩이 가장 현실적인 길로 남는다. 현재 3성급 호텔을 매입해 4성급 호텔로 리브랜딩하는 방식이 가장 활발하다. 코로나 시기 객실 매출 비중이 70%를 웃도는 3·4성급이 대거 폐업해 공급이 줄어들었으나, 이후 엔데믹과 한류가 겹치며 외국인 개인 관광객이 밀려들었다. 채 상무는 “개인 관광객 입장에서 3성급과 4성급의 객실 가격 차이는 크지 않으니,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4성급 호텔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프랜차이즈의 멤버십·네트워크, 문제 발생 시의 대응력도 4성급 선호를 굳혔다.
리브랜딩이 가장 활발한 곳은 명동과 홍대다. 수요가 받쳐주는 데다 성급을 올릴 3성급 자산이 많다. 반면 성수와 한남은 물량은 적지만 수요가 폭발적이다. “성수는 상근 인구, 거주 인구, 관광객이 모두 많다는 점에서 전 세계에서도 드문 상권”이라는 게 그의 평가다.
이어서 “한류 영향으로 서울 도심 내 관광지 선호도 크게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과거엔 외국인이 가고 싶은 곳과 내국인이 가는 곳이 달랐지만, 지금은 K-팝·드라마의 영향으로 외국인이 한국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그대로 따른다는 것이다. 내외국인이 성수·한남을 선호하면서이 지역의 호텔 수요도 높아졌다. 다만 외국인 방문객 비율이 90%에 이르는 명동은 여전히 이례적인 상권이다. 이런 관광객 중심 호텔에서는 브랜드보다 입지가 먼저다. “투자 자산 선택의 80%는 입지”라고 그는 잘라 말했다.
타임워크명동, ‘200%’의 해부
타임워크명동 전경. <사진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자문한 타임워크명동이 대표적이다. 옛 이비스 앰배서더 명동은 지난 20년 가까이 큰 리모델링 없이 운영해왔다. 이 때문에 인근 신축 호텔 대비 객실단가(ADR)가 낮았고 자산 가치 상승 전략이 필요했다.
우선 기존 3성급 호텔을 4성급으로 리브랜딩하는 동시에 호텔 운영사와 계약을 갱신하면서, 영업 실적과 관계없이 매달 반드시 지급해야 하는 최소보장임대료(MRG, Minimum Rent Guarantee) 금액 자체를 4성급 수준에 맞춰 대폭 인상했다. 여기에 저층부 리테일, 중층부 피부과 클리닉, 상층부 호텔을 전략적으로 배치했다.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외국인 여성 관광객들이 피부과와 스파 등을 자주 이용하는 것을 보면서, 시술을 받고 곧장 호텔 객실로 올라 쉴 수 있는 동선으로 계획한 것이다. 또한 높은 임대료를 내는 클리닉은 자산 수익까지 끌어올린다.
결과적으로 명동 4성급 시장의 평균 ADR과 가동률을 고려할 때, 기존 대비 약 200% 수준의 임대료 상승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명동에서 이뤄진 리브랜딩 사례 가운데 “가장 드라마틱했다”는 이 거래는, 주변 3성급들의 고민에 대한 해답을 주는 동시에, 상권 전체의 가격 기준점을 재설정하는 계기가 됐다.
또 다른 밸류애드 사례로 채 상무는 명동의 ‘보코 서울 명동’을 꼽았다. 이 자산은 코로나로 2022년 문을 닫은 옛 티마크 그랜드 호텔로, 폐업 당시만 해도 오피스로 되돌리는 용도변경이 유력하게 거론되던 곳이다. 그러나 그래비티자산운용과 미국계 운용사 안젤로 고든은 2024년 3월 이곳을 약 2280억원에 인수한 뒤, 오피스 전환 대신 호텔 리브랜딩을 택했다. 국내 브랜드 ‘티마크’를 글로벌 체인 IHG의 ‘보코’로 바꿔 성급(4성급)은 유지하되 브랜드만 상향한 것이다. 약 62억원을 들인 리노베이션을 거쳐 2024년 9월 576실 규모로 다시 문을 열자 객실단가는 빠르게 회복됐다. 채 상무는 “폐업 직전 대비 ADR이 거의 두 배로 뛴, 명동의 대표적 밸류애드 리브랜딩”이라고 평가했다. 그 결과 이 호텔은 2026년 캐피탈랜드투자운용에 3600억원 후반대(3700억원에 육박·객실당 6억원 초중반)로 팔리며, 인수 약 2년 만에 1300억원이 넘는 차익을 남겼다.
5성급 호텔과 의료관광이 바꿀 서울 도심앞으로 주목해야 할 변수는 최상위 5성급 호텔 브랜드의 서울 진출이다. 채 상무는 “한국의 5성급 비중은 약 20%로, 도쿄·싱가포르·홍콩에 비해 낮다”라며, “아만·만다린 오리엔탈·리츠칼튼이 서울에 들어오면 가격 밴드 전체가 상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초럭셔리 호텔을 기준으로 기존 5성급, 4성급이 따라서 객실 가격을 올린다는 것이다.
우선 용산구 이태원동 유엔사 부지 내 복합시설조성지구에 조성되는 ‘더파크사이드 서울’에는 최고급 럭셔리 호텔 브랜드 로즈우드의 호텔과 레지던스(‘호텔의 서비스’와 ‘오피스텔의 주거 기능’을 결합한 숙박시설)가 입점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로즈우드의 호텔·주거뿐 아니라 신세계백화점이 기획하고 운영하는 대형 리테일과 연계되면 지역 소비·문화 중심지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을 통해 2030년 개관 예정인 만다린 오리엔탈 서울은 ‘서울의 랜드마크 프로젝트’로 주목받고 있다. 채 상무는 “5성급 호텔은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콤플렉스(GBC)나 잠실 마이스(MICE) 복합공간 사업처럼 대규모 복합개발의 앵커가 되어 인근 상권의 성장을 주도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성장하는 의료관광 수요도 도심 상권을 재편한다. 다양한 국가와 연령대의 개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국내 의료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기존 중국 단체 관광객들에 비교하면 체류가 2~3일에서 4~5일로 늘고, 동선이 명동에서 을지로·동대문으로 확장되며, 재방문이 늘어난다는 특징이 있다. 성형·시술을 넘어 건강검진을 위해 가족 단위로 열흘가량 머무는 방한객까지 등장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2025년 방한 외국인 환자는 약 201만 명으로 2023년 61만, 2024년 117만에 이어 매년 약 두 배씩 늘었다. 의료관광 총액은 12조5000억원(의료비 3조3000억원)에 달한다. 산업연구원은 의료관광이 10조원 이상의 부가가치를 유발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의료기관 종별로는 의원급이 87.7%로 피부과·성형외과 중심 구조이며, 전체 외국인 환자의 87.2%가 서울에서 진료를 받았다.
한국의 높은 의료 서비스를 기대하는 관광객에게 피부과가 가장 인기있는 진료 과목으로 떠오르면서 홍대·강남·명동이 피부 미용 중심지로 변하고 있다. 그는 “관광객 유입이 늘며 피부과가 함께 들어섰고, 대로변 대형 건물의 등장과 주변 호텔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클리닉은 장비와 대기실을 감안해 한 층 바닥면적이 최소 70~100평은 나와야 하는데, 명동·홍대 대로변에 대형 빌딩이 늘면서 그 조합이 가능해졌다.
이런 추세에 맞춰 한국관광공사도 K-뷰티 체험·쇼핑과 웰니스를 결합한 융복합상품 개발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병원 진료만으로는 체류 시간을 늘리기 어렵고 휴식·스파·한방·건강식·숙박·지역관광을 결합해야 체류형 상품이 된다는 것이다. 리테일·클리닉·숙박 복합 모델이 핵심 상권의 대형 자산에서는 사실상 표준 밸류애드 공식으로 굳어지고 있다.
[박수빈 기자 · 사진 류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