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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확보가 AI 승패 가른다...데이터센터 초양극화
입력 : 2026.06.12 17: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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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인 AI 열풍으로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글로벌 기업들의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고밀도 연산을 위한 지방의 대규모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와, 도심 내 분산형 소형 엣지 데이터센터로 인프라가 이원화되는 ‘초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2026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지난해보다 26% 급증한 565 테라와트시(TWh)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전력을 대거 소모하는 AI 가속기(NPU) 기반 서버 소비량은 내년에 258TWh까지 늘어나 기존 범용 서버 수준을 추월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링란 왕 가트너 수석 애널리스트는 “데이터센터 전력확보가 글로벌 AI경쟁에서 규모 확장과 수익성 확보를 위한 새로운 격전지가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수도권 규제의 칼날... 대형 센터는 ‘지방행’국내 전체 데이터센터의 75% 이상이 집중된 수도권의 전력 공급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서울의 전력 자립도는 10.4% 수준에 불과해 추가적인 대규모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여기에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과 전력계통영향평가가 전면 도입되면서 수도권 내 대규모 데이터센터 신설은 사실상 차단됐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에 접수된 전력계통영향평가 결과에 따르면, 수도권 심사 19건 중 단 4건만 통과했을 정도로 문턱이 높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기업과 자산운용사들은 전력과 부지가 확보되는 지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SK텔레콤(SKT)은 아마존웹서비스와 협력해 울산 미포국가산업단지 내 축구장 11개 규모에 달하는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 중이다. SKT는 자본 독점을 방어하기 위해 지분 최대 49%를 글로벌 사모펀드 KKR과 국내 IMM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해당 센터는 인근 SK멀티유틸리티의 300MW급 열병합발전소를 통해 전력을 직접 조달할 계획이다.
틈새 뚫은 ‘도심형 엣지’, 규제 프리로 수요 폭발
반면 저지연성과 신속한 인력 확보가 필수적인 추론형 AI 서비스와 실시간 콘텐츠 시장은 도심형 엣지 데이터센터로 몰리고 있다. 엣지 데이터센터는 수전 용량이 150kW에서 5000kW 미만인 소규모 분산형 시설로, 도심 내 업무지구 빌딩의 지하 공간이나 저층부를 임차해 6~12개월 내에 신속하게 구축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엔지니어 등 전문 인력들이 서울 및 수도권 근무를 선호한다는 점도 도심형 센터의 매력을 키우는 요소다.
강력한 규제 면제 혜택도 부상 배경이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알스퀘어 분석에 따르면, 엣지 데이터센터는 통상 10MW 미만의 전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분산에너지법상 전력계통영향평가 대상에서 제외된다. 특히 5MW 미만일 경우 전기사업법상 전력수전예정통지서 제출 의무도 없어 수도권 규제를 비껴갈 수 있는 최적의 우회로로 꼽힌다.
실제 투자 유입도 활발하다. 업계에서는 공실 오피스나 유휴 자산을 엣지데이터센터로 전환하면 임대수익과 자산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마스턴투자운용은 서울 영등포구에 10MW급 엣지 데이터센터 개발에 나섰는데, 이는 자산운용사가 서울 시내에 직접 데이터센터 개발을 주도한 첫 사례다. 대신자산운용과 한화솔루션 컨소시엄 역시 종로구 인의동 하나손해보험빌딩을 인수해 데이터센터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새로운 투자처로 급부상한 중규모 ‘GPUaaS’ 센터인프라의 양극화가 진행되는 와중에 자본시장이 주목하는 새로운 틈새 투자처가 있다. 하이퍼스케일과 엣지 데이터센터 사이의 공백을 메우는 중규모 ‘GPUaaS(서비스형 GPU) 연산 센터’다.
이는 1MW에서 40MW 규모의 중소형 공간을 활용해 고성능 GPU 인프라와 관리 솔루션을 구독형 계약으로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막대한 자본력을 투입해 자체 데이터센터를 짓거나 GPU를 대량 구매하기 어려운 AI 스타트업과 독립 개발자들에게 필수적인 인프라를 대여해 주면서 새로운 자본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코람코자산운용은 브룩필드의 아시아태평양 데이터센터 운영사인 DCI데이터센터와 손잡고 경기도 안산시 시화국가산업단지 내에 약 40MW 용량의 AI 및 클라우드 중심 고성능 컴퓨팅 센터 개발사업을 본격화했다. 앞서 서울 가산동에 ‘케이스퀘어 데이터센터’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코람코자산운용은 향후 의정부 리듬시티 내 100MW 규모의 AI 및 복합 데이터센터 개발까지 순차적으로 추진하며 지속적으로 AI 인프라 자산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박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