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이버샷에 목숨 걸지 마세요

    입력 : 2013.07.15 09: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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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0m 파4홀. 이를 악물고 힘껏 친 드라이버샷이 휘지도 않고 앞으로 쭉 날아간다. 한마디로 오잘공. 남은 거리는 딱 100m. 동반자들의 부러움을 뒤로 하고 피칭을 들고 서서 또 다시 멋진 샷을 상상하며 쳤지만 뒤땅. 땅을 치고 후회해 봐도 캐디가 건네준 클럽은 56도 웨지. 결국 3온을 한 뒤 2퍼트로 보기. 주말 골퍼라면 한번쯤 경험해 봤을 법한 스토리 아닐까요? 사실 제 얘기입니다. 주말 골퍼들에게 드라이버샷 거리는 자존심이죠. 그런데 너무 그 자존심에만 집중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아주 잘 맞았을 때에는 300야드는 날아갑니다. 하지만 늘 그렇게 치려고 하다보면 슬라이스가 나면서 OB를 면치 못했죠. 그래서 최근에는 200m만 넘게 치자며 스윙도 바꾸고 템포도 늦췄습니다. 그렇게 하니 거리는 250야드쯤 유지하면서도 페어웨이에 공이 떨어지니 타수가 확 줄었습니다. 사실 드라이버샷 연습 대신 집에서 웨지샷과 퍼트연습을 많이 했고요.

    연습장을 가보면 대부분의 골퍼들이 30~50야드 웨지샷보다는 드라이버만 들고 너무 열심히 연습하는 모습을 봅니다. 이를 악물고 손바닥이 까질 정도로 장타를 위해 집중하죠. 타수를 줄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 숏게임인데 말이죠.

    그런데 연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봐도 드라이버샷보다는 퍼팅이나 숏게임이 더 쉽고 언제나 할 수 있지 않나요?

    드라이버샷은 연습장에 나가야 할 수 있지만 퍼팅은 매트 하나만 깔아도 매일 한 시간씩은 연습할 수 있습니다. 숏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연습용품을 사거나 벽에 이불이나 커튼을 친 뒤 바닥에 매트를 깔고 터치하는 연습만 해도 20~40야드 웨지샷은 ‘귀신’이 될 겁니다. 보세요. 퍼팅과 숏게임이 타수를 줄일 기회가 더 많죠.

    그럼 드라이버샷과 숏게임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한지 볼까요? ‘메이저 퀸’ 박인비의 시즌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는 246야드로 전체 86위에 불과합니다. 정확도도 71%로 59위죠. 그런데 그린으로 가까워질수록 달라집니다. 버디를 잡을 수 있는 레귤러 온은 71%로 19위, 그리고 버디기회에서 평균 퍼팅개수는 1.711개로 1위입니다. 세계랭킹 1위의 비결은 바로 숏게임과 퍼팅이었습니다. 그럼 LUXMEN 독자여러분들께 도움이 되는 박인비의 명품 퍼팅비결을 알려드릴게요. 조금 부지런하면 됩니다. 박인비는 골프장마다 그린 속도가 다르고 홀마다도 스피드가 다르기 때문에 너무 공식적이기보다 빨리 적응하는 감각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라운드가 있는 날 평소보다 30분쯤 일찍 골프장에 도착해 연습그린에서 퍼팅을 하면서 감각을 키워야 합니다. 기준은 10m 퍼팅입니다. 10m 거리를 몇 개 치면서 거리감각을 익혀두면서 줄이거나 늘리면 되는 거죠.

    그리고 그린을 살피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잔디 길이, 색, 결 등을 보면 어느 순간 감이 잡힙니다. 그린 컬러가 밝으면 생각보다 빠르고 초록색이면 좀 느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퍼팅을 할 때 박인비는 절대 홀을 보지 않습니다. 중간에 목표지점을 정해둔 뒤 그 지점만 봅니다. 사실 많은 골퍼분들이 홀을 보면서 밀어치거나 당겨 칠 때가 많습니다.

    이제 타수 줄이는 법에 대해 감이 오셨죠? 드라이버샷은 장타보다는 정타를 치고 숏게임과 퍼팅연습을 집에서 늘 하세요. 어느 순간 동반자들이 깜짝 놀랄 ‘숏게임 귀신’이 돼 있을 겁니다.

    [조효성 매일경제 스포츠레저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34호(2013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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