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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oy Your Smart Golf Life
입력 : 2013.06.07 14:2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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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소재 개발과 제작 방식 등의 혁신은 한계에 부딪혔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골프의 다음 진화는 어떤 모습일까? 힌트는 지난 몇 년간 세상을 뒤흔든 ‘스마트’라는 단어에서 얻을 수 있다. ‘Enjoy Your Smart Life’ 지난해 국내 모 기업이 출시한 스마트폰의 헤드 카피다. 위성과 무선 인터넷을 이용한 모바일 서비스는 ‘소통’과 ‘업무’ ‘즐거움’까지 4인치 액정 안에서 가능하게 만들어줬다. 골프도 예외는 아니다. 전화나 직접 방문을 통해 예약이 가능했던 라운드 부킹은 몇 번의 액정 터치만으로 결제까지 빠르게 이뤄진다. 에이스 회원거래소에서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골프 부킹 & 에이스골프’는 전국 골프장별 부킹 상황이나 운영 중인 이벤트 내용까지 한 눈에 알 수 있고 예약부터 결제서비스까지 제공한다.
골프 코스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GPS 기능을 제공하는 ‘Golf Shot’이나 ‘스마트캐디’ 같은 애플리케이션도 별도의 장비 없이 코스 정보나 공략 포인트, 비거리 측정 등이 가능해 인기가 높다. 벙커의 위치나 코스 전장 길이 같은 홀의 구성에 따른 공략을 돕는 코스 매니지먼트 애플리케이션은 티 박스부터 자신의 볼이 있는 곳까지 이동하게 되면 거리와 궤적을 위성이 관측해 데이터를 제공한다. 캐디가 대충 짐작으로 “200m쯤 날라 갔어요”라는 멘트보다 신뢰가 가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도그레그 홀이나 그린이 보이지 않는 복잡한 코스라도 슬라이스 같은 문제점을 정확히 잡아낼 수 있어 구질 개선에 도움을 준다. 조금 더 정확한 거리 측정을 원한다면 GPS가 탑재된 거리측정기를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거추장스러운 크기와 부담스러운 가격으로 사용 빈도가 낮았던 초기 제품들에 반해 최근 출시되는 제품들은 초소형으로 제작되고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무장해 인기가 높다.
GPS 장비 전문 업체인 가민의 ‘어프로치 S3’나 부쉬넬의 ‘네오 플러스’, 마사의 ‘그린온 골프 시계’ 등은 손목시계 형태로 출시돼 활용도나 휴대성이 크게 뛰어나다. 가민의 어프로치 S3는 전 세계 2만7000곳의 골프 코스의 정보가 내장되어 있고 벙커나 도그레그 홀, 워터해저드 등의 대략적인 구조를 제공해 코스 공략이 용이하다. 부쉬넬의 네오 플러스는 자동으로 착용 골퍼의 현재 위치를 인식해 그린의 앞과 중간, 끝 등 각기 다른 세 가지 거리를 알려주며 시계 기능과 주행 기록계 기능이 포함돼 있다.
마사의 골프 시계는 일본의 모든 골프장 정보와 해외 유명 골프코스 300곳의 정보가 입력되어 있다. 우천 시에도 사용할 수 있는 방수 기능을 포함해 스톱워치 등 기본적인 시계 성능을 갖추고 있어 일상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최근 축구 경기를 관람하다 보면 선수들의 활동량과 움직인 공간 빈도 같은 것들을 수치로 환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고성능 렌즈가 탑재된 움직임 인식 프로그램으로 가능한 것인데 이를 골프에 활용하면 스윙 포즈나 구질 개선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프로건 아마추어건 가장 효과적으로 타수를 줄이는 방법은 자신의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티칭 프로나 주위 골퍼들의 조언도 도움이 되지만 들쑥날쑥한 진단에 스윙을 망가뜨리는 것보단 정확한 버추얼 시스템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한다.
버추얼 프로그램 전문 업체인 버사(Virsa)의 트랙맨은 골퍼의 스윙 스피드는 물론 오차 범위 1% 미만의 비거리와 궤도, 캐리와 런의 거리까지 측정이 가능하다. 특히 영화 <반지의 제왕>이나 <어벤져스> 같은 영화에 사용된 버추얼 시스템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한다. 신체 주요 부위에 센서를 장착해 스윙을 하면 자신의 아바타가 생성돼 정확한 데이터 수치와 포즈를 재현해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다. 필드에서도 스윙 진단이 필요하다면 휴대용 론치 모니터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이젠 국내 골퍼들에게도 익숙한 론치 모니터는 골퍼의 헤드 스피드, 스매시 팩터(볼 스피드와 헤드 스피드의 비율), 페이스 각도, 스핀 등 세심한 측정이 가능해 매번 스윙마다 정확한 진단을 내린다. 도플러 레이더 기술이 적용돼 정확한 공의 속도와 탄도를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샷의 거리를 계산해준다. 공의 좌측에 휴대용 론치 모니터를 놓고 스윙을 하면 장치에서 발생하는 레이더 파장이 공의 움직임과 클럽의 스피드를 측정해 속도와 스핀 등을 계산하는 원리다. 측정되는 수치나 데이터 등으론 도무지 개선 방향을 모르겠다는 아마추어 골퍼들은 전문 레슨 프로들에게 즉각적인 피드백을 구하는 방법도 있다.
골프존 애플리케이션에서 제공되는 ‘나스모(나의 스윙 모션)’는 자신의 스윙을 녹화해 전문 레슨 프로나 다른 골퍼들에게 진단과 조언을 구할 수 있다. 전라북도 고창에 위치한 카운티선운 골프 코스의 경우 필드에도 나스모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어 라운드 중에도 스윙에 대한 조언을 받을 수 있다.
첨단 기술이 적용되면서 골프장에 자동화 시스템도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GPS 시스템과 코스 정보를 인식해 골퍼에게 보이스로 정보를 전달하는 ‘보이스 캐디’ 시스템은 거리뿐 아니라 벙커나 워터해저드 등의 장애물 지역까지 인식해 다음 스윙에 대한 조언까지 제공한다. 보이스캐디의 ‘VC300’은 모자나 벨트 등에 부착이 가능하고 스윙 타이밍을 조절할 수 있는 메트로놈 기능이 있어 연습이나 실전 등에 활용도가 높다. 특히 전 세계 4만 곳의 코스 정보를 내장하고 있어 언어의 장벽이 있는 해외에서 사용하게 된다면 유용하다. 스코어 카드를 직접 기록하는 번거로움도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이미 국내 카운티선운이나 360° 등의 골프장은 태블릿 PC를 이용해 골퍼들의 스코어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카운티선운은 자신의 정보가 골프존의 데이터베이스 시스템과 연동돼 매번 라운드마다 스코어가 자동으로 기록되고 터치스크린 자판기를 통해 출력이 가능하다. 동작 인식 센서 카메라와 GPS를 결합한 시스템이 출시된다면 디지털 골프용품이나 캐디 없이도 수월한 라운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클럽하우스나 레스토랑 등에 로봇이나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할수록 무인 골프 코스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스코어의 최대 적은 어떤 것일까? 폭발적인 비거리나 정확한 아이언샷? 모두 중요하지만 골프는 결국 그린 위에서 모든 것이 결판난다. 균형 센서인 자이로스코프와 가속도 센서 등을 장착한 디지털 볼 마커 등을 사용한다면 타수가 줄어드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보이스캐디가 선보인 ‘그린캐디’는 홀컵까지의 거리와 경사도까지 수치로 환산해 표시돼 스크린골프에서 퍼팅하는 것 같은 편리함을 제공한다.
홀컵을 빗겨나간 골프공을 수거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고 싶다면 GPS와 모터가 탑재된 골프공을 사용하자. 먼 거리에 있는 골프공을 수거하고 싶다면 골퍼가 소지한 수신기를 작동하면 된다. 골프공에 내장된 GPS가 골퍼의 위치를 파악하고 내부에 있는 모터가 작동돼 골퍼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는 원리다. 아직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상용화된다면 로스트 볼은 구시대 유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조재국 매일경제 골프포위민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33호(2013년 0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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