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terview]이창기 강동아트센터 관장…닦인 길로만 가면 영원한 2등

    입력 : 2013.02.04 13:47:20

  • 사진설명
    음악과 무용을 사랑한 한 젊은 청년은 직장생활 적응이 쉽지 않았다. 의도치 않게 시작한 공직 생활 중에 ‘과연 이 길이 내 길일까?’하는 의구심이 수없이 들었다. 결국 남들이 부러워하는 서울시청 공무원직을 박차고 나와 공연계로 뛰어들었다. “어린 시절 파이프 오르간, 피아노 등 악기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무용을 하신 어머니의 영향이 컸던 탓인지 여러 가지 악기를 배우고 다양한 공연들을 접하게 됐습니다. 지금 뒤돌아 생각하면 (문화예술 계통에 종사하게 된 이유가) 부모님의 영향이 컸던 것 같습니다.(웃음)”

    이창기 강동아트센터 관장(55)은 20대 후반부터 다녔던 서울시청 내무국 행정과 자리를 10여년 만에 내려놨다. 워낙 안정적인 직장인 데다 가정을 꾸리고 있는 상태였던 지라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세종문화회관이 법인화될 때 창립멤버로 합류한 이 관장은 인사담당 차장, 홍보실장 자리를 거쳐 공연장 내 꽃이라 불리는 공연기획부장 자리에 올랐다. “홍보실장 자리에 있을 때부터 공연이벤트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았죠. 그때부터 계속 국내 모든 공연들을 매일같이 보게 됐습니다. 그러한 경험이 쌓이고 체화되다 보니 공연을 보는 눈이 달라질 수밖에 없었죠.”

    2011년 세종문화회관 경영본부장(1급)을 끝으로 이 관장은 다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돈이나 명성을 포기하고 같은 해 11월 개관한 강동아트센터 관장자리에 지원했다. “개인적인 처우는 사실 많이 떨어졌죠.(웃음) 그래도 후배들에게 자리도 물려주고 또 새로 탄생한 강동아트센터의 경우 규모는 작지만 아주 훌륭한 공연장으로 보였습니다. 좋은 무대를 통해 공연예술분야에 작게나마 공헌해야겠다는 작은 소명의식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관장이 이끄는 강동아트센터는 성공가도를 달렸다.

    무용특화 공연장으로 브랜드 힘 키워 2012년 한 해 89개 작품의 공연과 전시가 243회 이뤄지고 10만여명의 관람객이 강동아트센터를 찾았다. 명실상부한 서울 동남권 지역 문화예술 명소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강동아트센터는 개관 초부터 주목받지 못한 여러 무용인들을 지원하고 무대에 세우는 한편 작년에는 강동스프링댄스페스티벌을 열었다. 24일간 진행된 이 행사에는 320여명의 전문 무용수와 콩쿠르 참가자 370여명을 포함해 804명의 무용수들이 강동아트센터 무대에 올랐다. “순수무용 장르에서 한국무용이나 발레에는 사실 관심들이 많이 있지만 현대무용은 상당히 어려워요. 교수님으로 나가계신 분들 외에 혼자 안무하시는 분들은 특히 힘들죠. 그래서 자체적으로 무용공연단체를 만들고 페스티벌을 통해 무용인들이 설 수 있는 무대를 늘린 것이죠.”

    강동아트센터 2월 공연일정 ·청소년의 시선으로 바라 본 리얼새콤한 성(性) 이야기 청소년 뮤지컬 호기심 2. 6(수)16시~7(목)16시,19시 대극장

    ·공연장은 거대한 놀이터! 눈과 귀가 즐거운 도깨비 마을 어린이 뮤지컬 비틀깨비 2. 14(목)~17(일) 평일-11시,14시/토-13시,16시/일-14시 대극장

    ·2013년 더욱 업그레이드돼 돌아온 마티네 공연 살롱콘서트 아톡Art-Talk 2. 21(목) 11시 스튜디오#1

    ·KBS교향악단의 2013년 첫 공연 KBS교향악단 초청공연 2.21(목) 20시 대극장

    ·천재 안무가 마이요와 국립발레단이 만드는 최고의 무대 로미오와 줄리엣 2.27(수)~28(목) 20시 대극장

    ·예매 02-440-0500, www. gangdongarts.or.kr 아직까지 대중성과 흥행성이 떨어지는 무용 공연의 수익성이 걱정돼 페스티벌의 스코어를 물었다.

    “1만3000명이 페스티벌을 즐기고 참여했고 유료 관객 점유율도 5000명을 넘어섰고 객석 점유율 역시 60%를 기록했습니다. 티켓 가격이 저렴한 탓도 분명 있었겠으나 첫 페스티벌 치고 상당한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혹여 무용 쪽에서 떨어지는 스코어가 있을 수 있지만 브랜드 효과는 확실히 얻었죠. 다른 공연들의 대관 신청이 늘어나는 효과입니다. 고무풍선과 같이 한쪽 구멍으로 주입해 다른 쪽이 상승하는 효과를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강동아트센터의 무용 특화 전략은 주효했다. 다양한 무용제작사들이 강동아트센터에 대관신청을 해왔다. 또한 ‘무용하면 강동아트센터’라는 브랜드 효과도 얻게 됐다.

    올해는 더욱 판을 키운다. 대학무용제를 열어 아마추어 무용인들을 위한 축제를 기획 중이다. 순수 아마추어 무용인들이 참가해 입상하는 팀에는 3000만원의 지원금과 함께 강동아트센터 무대에 정식공연으로 오르는 특권도 얻을 수 있다.

    “공공 공연장이 가야할 길 중 하나가 바로 지역거점화 외에 특색 있는 차별화를 거둬야 한다고 봅니다. 남이 닦아놓은 길만 걸어가면 영원히 2등밖에 될 수 없겠죠. 문화예술분야에 1등이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새로운 길을 개척해 특화된 공연장이 많이 나와야 함은 분명합니다.”

    강동아트센터 2월 공연일정 ·청소년의 시선으로 바라 본 리얼새콤한 성(性) 이야기 청소년 뮤지컬 호기심 2. 6(수)16시~7(목)16시,19시 대극장

    ·공연장은 거대한 놀이터! 눈과 귀가 즐거운 도깨비 마을 어린이 뮤지컬 비틀깨비 2. 14(목)~17(일) 평일-11시,14시/토-13시,16시/일-14시 대극장

    ·2013년 더욱 업그레이드돼 돌아온 마티네 공연 살롱콘서트 아톡Art-Talk 2. 21(목) 11시 스튜디오#1

    ·KBS교향악단의 2013년 첫 공연 KBS교향악단 초청공연 2.21(목) 20시 대극장

    ·천재 안무가 마이요와 국립발레단이 만드는 최고의 무대 로미오와 줄리엣 2.27(수)~28(목) 20시 대극장

    ·예매 02-440-0500, www. gangdongarts.or.kr [박지훈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9호(2013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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