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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스포츠스타 최초 Mark of Respect 수상한 홍명보…“히딩크 전술 배우고 오겠습니다”
입력 : 2013.02.04 13:4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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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의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을 앞두고 홍 전 감독의 “부숴버려” 한마디에 선수들은 망설임 없이 그라운드에 나섰다. “내가 대신 군대에 가겠다”는 한마디에 박주영(셀타비고)은 부담을 털고 맹활약했다. 말 한마디의 의미를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더욱 믿음을 주는 홍 전 감독을 지난 1월 7일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만났다.
이날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로얄살루트로부터 스포츠스타 최초로 ‘마크 오브 리스펙트’ 수상자로 선정된 홍 전 감독은 시상식에서 “상금 5000만원 전액을 유소년 축구를 위해 기부하겠다”며 한국 축구에 대한 애정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2002년보다 2012년이 짜릿 홍 전 감독은 한국 축구의 상징이다. 선수 시절 ‘2002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썼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는 감독을 맡아 한국 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안겼다. 그는 “2002년 멤버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런던올림픽 동메달이 더욱 기억에 남는다”며 “나만 믿고 3년 6개월 동안 힘든 시기를 보낸 선수들과 목표를 함께 이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런던올림픽 동메달이 한국 축구에 남긴 것은 무엇일까. 홍 전 감독은 ‘축적된 매뉴얼’을 꼽았다. 홍 전 감독은 2009년 3월 20세 이하 청소년대표팀 감독을 맡으면서 올림픽대표팀 멤버들과 호흡을 맞췄다. 그해 10월 올림픽대표팀 감독에 취임한 홍 전 감독은 지난해 8월까지 3년 6개월 동안 대표팀을 이끌었다.
한국에서 성인대표팀을 포함해도 한 감독이 이토록 오랜 기간 대표팀 감독을 맡은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대표팀에 ‘올인’했다는 평가를 듣는 ‘히딩크호’ 역시 1년 6개월(2001년 1월 1일~2002년 6월 30일)뿐이었다.
언제나 팀이 먼저 홍 전 감독에게는 항상 팀이 최우선이다. 이는 선수 시절부터 계속된 홍 전 감독의 신념이다.
많은 축구팬들이 홍 전 감독을 ‘스타 선수’로 기억하지만 그에게도 어두웠던 시절이 있었다. 중·고등학교 시절 왜소한 체구 탓에 후보 선수였던 홍 전 감독은 “당시 ‘몸싸움이 안되니 축구를 그만둬라’는 말을 들을 것 같아 항상 가슴 졸이며 벤치를 지켰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팬들께서 ‘영원한 리베로’라고 불러주시지만 실은 공격수로 축구를 시작했다”며 “하지만 포지션이 계속 바뀌면서 수비수로 뛰었을 정도로 공격수에 적응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경기에 뛰지 못하는 설움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홍 전 감독은 항상 벤치에 앉아 있는 선수들의 눈을 지켜본다. 홍 전 감독은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것이 소신”이라며 “팀워크를 해친다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도 뽑지 않는다”고 말했다.
히딩크 품에서 많이 배울 것 이제 홍 전 감독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그는 은사인 거스 히딩크 감독(안지 마하치칼라) 품에서 체계적인 지도자 수업을 받기 위해 1월 10일 안지가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했다. 홍 전 감독은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지도자들 역시 유럽에 갈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며 “더 나은 지도자로 돌아올 수 있다는 확신 때문에 유럽 연수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런던올림픽 동메달 감독이라는 타이틀이 있었지만 코치 연수를 받을 구단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시즌 도중인 데다가 유럽에서 몇 경기 보고 돌아오는 연수는 홍 전 감독이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홍 전 감독은 “이런 생각을 히딩크 감독께 이야기했더니 ‘옳은 결정’이라며 지지해줬다”며 “안지와 정식 계약을 맺지는 않았지만 훈련, 미팅 등 준비 과정과 경기에 모두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즌 도중 외부인이 팀에 합류하기란 쉽지 않았지만 히딩크 감독 덕분에 합의가 이뤄졌다”며 “다시 한 번 히딩크 감독께 배울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정석환 매일경제 스포츠레저부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9호(2013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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