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효성 기자의 나인틴홀]⑮ ‘상상 라운드’로 타수 줄여보세요

    입력 : 2012.12.28 14: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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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날씨가 추워서 필드에 나가지 못하니 답답하시죠? 저도 몸이 근질근질하고 호쾌하게 샷을 날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쉴 수는 없죠. 겨울철 집에서 10타는 줄일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물론 겨울철을 이용해 유연성과 근력을 만들고 꾸준하게 퍼팅연습을 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오늘 알려드릴 방법은 매일 18홀 이상을 도는 겁니다. 시간은 한 시간도 안 걸립니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한 ‘상상 라운드’입니다.

    ‘생각만 하면서 무슨 골프 타수가 줄까’라고 얘기하실 분이 계시겠죠? 하지만 정말 효과가 있습니다. 베트남전 당시 포로로 잡혀 있던 한 미군을 실화로 예를 들죠. 조지 홀이라는 골프광이 주인공입니다. 베트남전 당시 미군장교였던 이 사람은 포로로 잡혔을 때 공포를 잊기 위해 머릿속으로 매일 골프 라운드를 하는 생각을 하며 18홀씩 돌았죠. 그런데 수년 뒤 자유의 몸이 되자마자 골프 싱글 스코어를 적어냈다고 합니다.

    안 믿긴다고요? 가장 최근에 아시아 골프 역사를 바꾼 주인공도 바로 ‘상상 라운드’ 덕을 톡톡히 봤습니다. 그 효과를 몸소 증명한 거죠. 바로 2006년 일본골프 최연소 신인왕이자 올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서 수석을 차지한 이동환이 ‘상상 라운드’의 주인공입니다. 본인은 ‘미친 상상력’이라고 얘기하더라고요. 이 젊은 선수는 ‘군대’라는 조건에서도 감을 잃지 않고 제대하자마자 우승을 바로 해냈죠. 어떻게 했는지 알아볼까요?

    경남 사천의 공군 제3훈련비행단에서 스포츠센터 관리병으로 근무한 이동환은 운동이라고는 오후 9시부터 점호 전까지 30분씩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게 전부였습니다. 골프 스윙은 상사들이 시범 좀 보여 달라고 할 때 잠깐 잡았을 뿐이죠. 대신 중학생시절부터 해온 ‘상상 라운드’를 통해 감각을 잃지 않았다고 합니다.

    “눈을 감고 익숙한 투어 코스들을 떠올립니다. 홀별 핀 위치나 바람, 기타 환경이나 출전하는 선수들까지 가상으로 집어넣어야죠”라고 말한 이동환은 “내 시선, 캐디의 시선, 갤러리의 시선 등 세 가지로 나눠 머릿속으로 라운드를 했습니다. 상상 속 라운드니 늘 스코어는 18언더파는 거뜬하게 나오고 기분도 좋아요”라고 말합니다.

    그리곤 “그렇게 필드를 그리워하다 전역 직후 한 달간 태국에서 훈련한 뒤 투어에 복귀했더니 전혀 낯설지가 않았다”고 털어놨죠.

    김대섭 프로 아시죠? 김 프로도 군대에서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훈련한 덕을 톡톡히 봤죠. 김대섭 프로는 TV로 김경태, 배상문, 로리 맥길로이 등 골프를 잘 치는 선수들을 유심히 보면서 상황별로 스윙하는 법, 리듬 등을 머리에 담아놓고 연습장에서 따라해 보기도 했죠. 특히 연습할 수 없는 벙커샷이나 러프샷은 질리도록 보면서 몸이 기억하도록 했답니다. 그리고는 제대하자마자 바로 우승을 했으니 ‘상상 라운드’ 효과가 증명됐죠?

    하지만 생각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꼼꼼하게 상상하고 실제 스윙을 하는 것처럼 ‘상상 라운드’를 하면 온몸이 실제 운동을 한 것처럼 반응해 뻐근함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자, 이번 겨울에는 ‘상상 라운드’를 하면서 내년 봄을 기다려 보세요.

    [조효성 매일경제 스포츠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8호(2013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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