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현석 원장의 한방클리닉] ⑨ 이명, 신장의 힘을 키우세요

    입력 : 2012.12.07 15:56:32

  • 50대 남성인 S씨는 언제부터인가 왼쪽 귀에서 그리 크지 않은 소리가 잔잔하게 계속해 들리기 시작했다. 별다른 치료 없이 지내다가 점점 소리가 커지고 귀가 잘 들리지 않게 되어 몇 가지 검사를 받았지만 원인을 발견할 수 없었다. 혈액순환개선제를 처방받아 복용해도 호전되지 않자 S씨는 지인의 추천으로 한의원을 찾았다. 한의학적 진찰 결과 S씨의 귀울림 증세는 신장이 약해서 발생한 이명으로 진단되었고 두 달간의 치료 후에야 개선될 수 있었다.

    ‘이명’은 귀에서 소리가 들리는 증상을 말한다. 들리는 소리의 모양은 파도소리, 쇳소리,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 매미울음 같은 소리 등 여러 가지이며 크기도 상당히 큰 소리부터 아주 작은 소리까지 다양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명으로 고통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병의원에서 여러 가지 검사를 해도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다.

    한의학에서는 눈코입귀의 질환은 주로 오장육부의 이상과 전신건강의 이상 때문에 발생한다고 본다. 따라서 ‘귀가 운다’는 것은 단순한 불편함뿐만 아니라 체내의 장부가 쇠약해지고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적신호이다. 더구나 이명이 오래되면 청력도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명은 꼭 치료가 필요한 증상이다.

    한의학에서 이명의 원인으로 가장 먼저 생각하는 문제가 신허증, 즉 신장이 약해진 것이다. 신장이 허약해 귀에서 소리가 날 때에는 그리 크지 않은 소리가 잔잔하게 나는 수가 많다. 또한 요통과 어깨통증, 좋지 않은 안색, 만성피로 등 다른 전신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신장이 약해서 생긴 이명은 중년 이후에 생기는 수가 많고 일정기간이 흐르면 잘 치료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발생 초기에 정확히 진단해 신장의 힘을 길러 이명을 다스려야 한다.

    심한 스트레스로 기(氣)가 뭉쳐서 흐르지 않거나 속을 끓여서 담화(痰火)라고 하는 병적인 열이 발생해도 이명이 생길 수 있다. 이럴 때는 귀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나며 때로는 청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수가 있다. 그리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잠을 잘 못자거나 소화불량 등의 증세도 함께 올 수 있다. 이런 귀울림은 여자나 신경이 예민한 사람들에게 주로 생기는데 귀울림 때문에 가뜩이나 예민한 성격에 더 스트레스를 받아서 건강을 해치기 쉽다. 귀울림 증상은 마음을 느긋하게 갖도록 노력하고 기의 순환을 돕고 담화를 내리는 방법으로 치료될 수 있다.

    과로하거나 질병을 오래 앓은 후에 몸이 쇠약해지고 기(氣)가 부족해도 이명이 생길 수 있다. 주로 평소에 얼굴이 희고 기가 부족한 사람이 지나치게 무리해서 일을 하거나 감기 같은 병을 오래 앓고 나서 생기는데 우선 안정을 취하면서 기를 보충하는 보기법을 응용해서 치료를 해야 한다. 자칫하면 만성화되어 고질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술을 자주 마시거나 기름진 음식을 즐겨서 몸안에 열이 많이 쌓여도 이명이나 난청 같은 귀의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얼굴이 붉고 땀이 많거나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들에게 이명이 발생한다면 술을 삼가고 식이요법을 병행하면서 열을 내려 귀를 맑게 해야 한다. 이외에도 만성화된 중이염 같은 염증질환이 있거나 시끄러운 소리에 갑자기 노출된 경우에도 이명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이명을 치료할 때는 자세한 진찰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각각의 원인에 맞는 치료법으로 다스려야 한다.

    아울러 과로를 피하고 정신적인 안정을 취하는 등 생활습관을 바로 잡아 재발을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평소에 귓바퀴를 자주 만지고 문질러서 귀안으로 들어가는 경락의 기혈순환을 돕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사진설명
    [안현석 안영한의원장·한의학박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7호(2012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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