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N]INTERVIEW `추적사각지대` 표창원 교수가 떳다…든든한 사회안전망 꼭 만들고 싶다

    입력 : 2012.11.12 10:57:26

  • 표창원 교수
    사진설명
    대한민국 범죄심리학자 · 경찰대학교 행정학 교수·엑세터대학교대학원 박사 · 아시아경찰학회 회장 늦은 밤 어린이가 혼자 놀고 있는 놀이터, 한 무리의 청소년들이 모여 있는 공원….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풍경에도 표창원 경찰대 교수의 눈길이 머문다. 혹시 아이에게 불상사가 생기지 않을까, 청소년들이 범죄의 표적이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에서다. 표 교수는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사건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다보니 뭐든 지나치지 못한다. 지나가는 사람을 의심하고 보호자가 없이 돌아다니는 어린아이를 보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데 직업병 같다”고 했다. 국내 대표적인 범죄 심리학자인 그는 지난달부터 MBN 시사교양 프로 <추적 사각지대>의 진행자로 변신했다. 표 교수는 음지에서 고통 받는 사회적 약자를 찾아가 이들의 상태를 진단하고 범죄의 늪에서 건져낸다. 강의와 방송을 병행하는 그는 인터넷 블로그와 SNS를 통해 방송 홍보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방송이 고발한 인권유린의 현장은 참혹했다. 어렸을 때 부모에게 받은 상처를 입은 아들은 수시로 아버지를 폭행했다(2회 방송). 아버지를 무차별적으로 때리면서 들고양이 30마리에겐 더없이 다정한 아들의 왜곡된 사랑은 충격적이었다. 엄마의 방치로 고아와 다름없이 사는 4남매 이야기(3회)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친척에게 노동착취를 당한 지적장애인(4회) 등 카메라가 비춘 사회의 약자들은 모두 가족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1차적인 보호막이 돼야 할 가정은 오히려 사람을 공격하는 가해자로 돌변했다.

    “회를 거듭할수록 가정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가정환경은 범죄 예방의 근본적인 해결책입니다. 작은 사회고 우주이죠. 생명이 탄생하고 스스로 독립할 때까지 돌봐주는 곳인데 여기서부터 문제가 생기면 돌이킬 수 없게 됩니다.”

    방송의 미덕은 범죄 실태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피해자에게 실질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형식에 있다. 심리학 박사, 사회복지 상담사, 의사 등 각계 전문가들은 피해자가 따뜻한 보살핌을 받을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댄다. 촬영 현장엔 표 교수도 함께한다. 전문가들의 ‘솔루션 회의’때 참석하고, 피해자가 살고 있는 집에도 찾아간다.

    “1차적인 가해자만 처벌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요. 범죄와 환경은 분리할 수 없습니다. 피해자가 처한 환경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실질적 도움을 이끌어 내는 게 중요해요. 앞으로 아동보호시설, 노인요양시설 등 지역복지시설과 연계해 나갈 겁니다. 방송을 하는 데 만족할 게 아니라 시청자들도 함께 노력해 가야합니다. 그게 우리 이웃에 대한 관심과 사랑 아닐까요.”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6호(2012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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