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ealth]운동으로 건강하게 가을 나기
입력 : 2012.10.05 17:49:15
-
가을은 햇곡식과 햇과일 등 먹을거리가 풍성한 때다. 당뇨병 환자가 혈당 조절이 잘 안 되는 시기가 설과 더불어 추석 무렵인데 여성의 경우 과일을 비롯해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 때문에 남성의 경우 술자리가 늘면서 혈당 관리가 무뎌지기 쉽다.
비단 당뇨병이 없더라도 추석 즈음에 체중이 불어나기 쉬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식탐의 유혹을 떨치기 쉽지 않겠지만 먹는 양은 줄이는 대신 골고루 먹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 같은 음식이라도 기름을 사용해 튀기거나 볶는 대신에 찌거나 삶는 방식으로 요리하면 칼로리 섭취를 줄일 수 있어 바람직하다.
여름에 비해 햇볕이 내리쬐는 일조량이 많이 줄어들므로 그만큼 피부에서 비타민 D를 만들어내는 양도 줄어들게 된다.
더군다나 쌀쌀해진 날씨 탓에 긴 옷차림으로 바뀌다 보니 햇볕에 노출되는 신체부위도 적어지게 마련이다.
비타민 D는 칼슘이 우리 몸으로 흡수되는 과정을 도와 뼈를 튼튼하게 할 뿐더러 최근에는 비타민 D가 면역력을 높여 각종 암이나 결핵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가을에는 계란 노른자, 우유, 등 푸른 생선과 같이 비타민 D가 풍부한 음식을 두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음식 섭취를 통해 비타민 D를 보충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비타민 D만 생각해서 하루에 계란 노른자를 여러 개 먹으면 혈관에 기름이 쌓여 좁아지는 죽상동맥경화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결국 골다공증이나 골감소증이 있는 경우라면 비타민 D가 들어간 약물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상책이다.
더위 때문에 여름 동안 운동에 게을렀다면 가을에는 밖으로 나가보자. 다만 일교가 커진 날씨에 너무 간편한 복장으로 운동을 하면 땀이 증발되면서 체온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여벌의 겉옷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등산은 가을에 많이 추천되는 대표적인 운동이다. 단풍으로 물든 풍경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산책길이 되어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매일 언덕 수준의 가벼운 등산을 조금씩 하기보다 짧게는 일주일에 한 번, 길게는 한 달 또는 몇 달에 한 번 높은 산을 오르려 하므로 무리가 따른다. 평소 고혈압과 당뇨병 같은 지병이 있는 경우라면 산행에 더욱 더 주의를 요한다. 늘 처방받아온 약물은 꼭 복용하고 등산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가 잠시 쉬었다 다시 등산을 하기 위해 일어설 때 어지러움을 느낀다면 일시적으로 피가 다리 쪽으로 쏠려 생긴 기립성 저혈압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일어설 때 꼭 주위의 도움을 받거나 나무를 잡고 일어서는 것이 좋다.
반면에 당뇨병 환자가 도중에 어지럽고 허기가 지거나 심하게 땀이 나면 혈당이 떨어진 저혈당일 수 있으므로 준비한 음료수나 사탕을 빨리 먹도록 한다. 초콜릿도 혈당을 올리기는 하지만 대부분 지방 성분으로 이뤄져 있어 혈당이 오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므로 가급적 사탕, 설탕, 청량음료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만약 심근경색이나 협심증같이 심장으로 가는 혈관에 문제가 있는 환자라면 무리해서 높은 산을 오르기보다 근교의 낮은 산을 선택하고 주위 사람과 함께 등산에 나서 언제든 응급 상황 시 바로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평소 혈압과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고 기복이 심했다면 등산보다는 평지를 걷는 산책이 바람직하다. 등산 말고도 나이나 취향에 따라 골프나 게이트볼 같은 야외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함께 하는 즐거움이 크지만 지나친 승부욕과 경쟁심은 스트레스와 관련된 호르몬 농도를 올려 뇌와 심장에 부담을 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관절이 좋지 않다면 안전 장구를 충분히 갖춘 자전거 타기와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수영과 아쿠아로빅을 권하고 싶다.
가을은 음식의 유혹이 커지는 한편 운동을 하기에도 좋은 계절이다. 하지만 모든 계절에 해당하는 기름진 음식, 흡연, 과음은 건강을 해치는 대표적인 원인들이기 때문에 생활습관부터 개선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자신에게 과하지 않은 즐거운 운동을 함께 한다면 보다 건강한 겨울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가을 나기가 될 것이다.
[안지현 중앙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창간 제25호(2012년 10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