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바다와 상큼한 녹색을 즐길 수 있는 여름이 왔다.
본격적인 피서의 계절이 찾아온 것이다. 나만의 파라다이스를 찾아 주말마다 휴양지로 차를 몰아보지만 실상 도로에 나서면 꽉 막힌 체증현상 때문에 오히려 스트레스가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30~40분 동안 도로에서 꼼짝 못하는 사이 주변으로 멋진 바이크가 여유롭게 지나갈 때엔 그저 부러움의 눈길을 보낼 수밖에 없다. 그렇다. 바야흐로 라이더의 계절이 왔다. 시원한 바람을 직접 맞으며 도로를 여유롭게 빠져나가는 바이크의 전성시대가 찾아온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650cc 이상 대형 모터사이클 시장은 증가세가 가파르다. 할리데이비슨코리아는 지난해 902대를 팔았으며, BMW모토라드 역시 917대를 판매하며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혼다의 성장세 역시 우상향을 지속하고 있다. 이런 대형 바이크의 대당 가격이 1000만원을 넘어서는 웬만한 소형차 수준이란 점을 감안하면 대형 모터사이클의 성장세는 그야말로 파죽지세처럼 느껴진다. 멋진 배기음과 함께 등장해 석양을 등지며 해안도로를 가로지르는 남자의 로망 ‘라이더’를 살펴봤다.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할리데이비슨
대형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가장 큰 소비층은 소비생활에 여유가 있는 30~40대 중장년층이다. 이들에게 ‘로망’인 브랜드는 바로 ‘할리데이비슨(이하 할리)’이다. 과거 미국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자주 봐왔던 할리의 묵직한 디자인과 웅장한 배기음이 너무나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할리의 배기음은 특허를 받았을 정도로 유명하다. 그러나 세계 남성들의 로망으로 불릴 정도로 가치가 높기 때문에 가격 역시 만만찮다. 엔트리 모델이 웬만한 소형차 한 대 값을 넘는다. 맘에 드는 모델을 고르기라도 하면 바이크 가격만 소형 수입차 가격과 맞먹는 일도 다반사다. 이렇다 보니 할리는 그야말로 남자들의 로망이 되고 있다. 갖고 싶지만 가질 수 없는 물건인 셈이다. 할리데이비슨코리아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최근 KT렌탈과 함께 할리 운용 렌탈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렌탈서비스’를 통해 할리를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든 셈이다. 할리 관계자는 “렌탈 서비스를 통해 가격 진입 장벽이 낮아진 만큼 할리에 대한 젊은 라이더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뿐 아니다. 남성들의 로망으로 불리던 할리는 최근 여성 라이더들을 겨냥한 신상도 선보이고 있다. 2010년 선보인 ‘포티에잇’과 ‘아이언883’이 그 주인공이다. 이 중 포티에잇은 대당 1890만원으로 1200cc 에볼루션 엔진에 저중심 서스페션으로 부드러운 주행감이 일품이다. 아이언883은 883cc급 에볼루션 엔진에 클래식한 디자인과 안정감이 높아 여성라이더들에게 인기가 높다.
바람에 도전하는 BMW모토라드
국내 대형 바이크 시장 1위의 BMW모토라드는 스피드를 즐기는 라이더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BMW모토라드 역시 남성고객들에게는 빠른 대형 바이크를, 여성 라이더들에게는 안정감 있는 스쿠터를 출시하고 있다. 최근에 출시된 C600 sport와 C650 GT는 속도를 즐기는 라이더들에게 관심이 높은 모델이다. 이 중 C600 sport는 바람보다 빠르게 달리려는 라이더들에게, C650 GT는 장거리 투어링에 알맞은 안락함이 돋보이는 모델이다. 이와 함께 BMW모토라드는 경기도 이천의 물류센터에 2만4000㎡ 규모의 모터사이클 전용 주행장을 개장했다. 바로 BMW모토라드 엔듀로 파크가 그것이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바이크 안전교육과 행사를 지원한다. 이밖에도 ‘F1바이크’로 불리는 두가티와 ‘SUV형 바이크’란 평가를 받는 혼다의 골드윙 등도 라이더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경기 할리연합 관계자는 “대형 바이크의 매력은 바람을 맞으며 여유로움을 느끼는 데 있다”며 “자동차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전혀 다른 세상이 라이딩을 통해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