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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ry] ‘동화 파괴자’ 폴 매카시展…백설공주를 안고 싶은 아홉 난쟁이
입력 : 2012.05.04 11:3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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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 4월5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에 등장한 난쟁이들은 동화 속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공주를 떠나보내서였을까.
고뇌에 찌든 어두운 얼굴에 불뚝 솟은 배가 중년의 고단함을 느끼게 해준다. 특히 곳곳이 부서진 모습에서 현실의 처절함과 인생의 상처들을 그대로 보여준다.
개관 30주년을 맞아 새롭게 3관의 문을 연 국제갤러리가 발표하는 작품마다 글로벌 미술계의 논란을 일으켰던 미국의 현대미술가 ‘폴 매카시’의 ‘아홉 난쟁이들’을 국내에서 전시한다.
1937년 디즈니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를 패러디한 작품인 매카시의 ‘아홉 난쟁이들’은 백설공주를 탐하는 난쟁이들의 남성적 욕망과 성공에 대한 고뇌를 강렬하게 표현하는 것은 물론, 처절하게 파괴된 모습을 통해 사회적 성공을 향한 그들의 고단한 인생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공개되자마자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끌며, 호평과 혹평을 동시에 받았다. 남성의 상징인 남근을 자주 사용하는 매카시의 특징은 이번 아홉 난쟁이들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홉 난쟁이들의 코가 모두 남근 형태로 표현됐기 때문이다.
또한 등이나 얼굴이 후벼 파진 난쟁이들은 미소를 띠고 있음에도 무언가 텅빈 듯한 느낌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랑하던 백설공주를 떠나보내고 갖고 있던 애증만큼 파괴돼 버린 아홉 난쟁이들의 쓸쓸한 모습을 보고 싶다면 지금 매카시의 ‘아홉 난쟁이’가 있는 국제갤러리로 가보는 것이 어떨까.
전시회는 5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 3층에서 열린다.
서른 살 국제갤러리, 세 번째 전시관을 열다.
[서종열 기자, 자료제공 국제갤러리]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0호(2012년 0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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