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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 호주 달러 UP, 유학생 DOWN
입력 : 2012.04.25 14: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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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 좋게 호주에서 생활한 지 6년차. 그냥저냥 대학까지 왔는데 환율 스트레스는 줄어들지 않습니다. 호주에서 일하는 분들이야 좋겠지만 유학생인 저로선 굉장히 힘드네요. 3월 말까지 학비를 내야 하는데 그때만이라도 잠시 내려가 달라고 기도해주세요.
호주달러 강세에 유학생들의 환율 스트레스가 연일 상한가다. 유학 관련 인터넷 카페를 들여다보면 환율에 울고 웃는 댓글을 하루에도 예닐곱 개씩 확인할 수 있다. 3월 초 원화 대비 호주달러는 1190원대. 12월 중순에 비해 50원이나 올랐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방학을 마치고 돌아가는 유학생이나 유학을 준비하고 짐을 싼 예비유학생 모두 학비와 생활비를 초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제전문가들은 호주달러 강세의 원인으로 중국 경제를 꼽는다. 중국 경제의 발전이 철광석 수요 급증으로 이어졌고 지하자원이 풍부한 호주의 광물 수출을 이끌었다. 이처럼 호주의 자원가치가 입증되면서 통화가치가 덩달아 상승했다는 것이다. 그 덕분에 미국달러 대비 호주달러의 가치 또한 사상 최고 수준이다. 2008년에 비해 80%가량 급등해 1대1 수준을 넘어섰다. 같은 오세아니아권인 뉴질랜드도 이에 연동해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
같은 값이면 미국이나 유럽?
유학생 감소는 현지에서도 해결해야 할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특히 호주의 해외 유학 사업은 철광석, 석탄 수출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외화 획득 사업(연간 약 150억 달러). 지난해 호주의 유력 경제전문컨설팅업체 딜로이트액서스이코노믹스는 호주 23개 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유학생 감소로 2020년까지 호주 국내총생산(GDP)이 380억 호주달러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국내 유학원 등 업계 전문가들은 호주 유학 감소의 원인으로 ‘이민법 강화’와 ‘좀처럼 떨어질 줄 모르는 환율’을 꼽는다. 2010년 강화된 이민법으로 요리, 미용 등 단순기술직 과정 이수 유학생들에게 주어지던 영주권이 사라졌고, 더불어 학비와 생활비가 눈에 띄게 올라 매력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호주 시드니 현지 유학원의 세일즈 매니저 이희경 씨는 “2010년 초반부터 한국에서 호주로 유학생 비자를 받고 오는 분들이 급격히 줄었다. 당시에 유학생들의 주류가 미용, 헤어, 요리, 치기공과 등 이른바 영주권학과 학생이었는데 영주권 획득이 어려워지자 아예 유학을 포기하거나 이미 와있더라도 돌아가는 분들이 많았다”며 “현재는 영주권보다 대학 공부를 목표로 유학오는 분들이 확실히 늘었다”고 전했다.
한편 호주 이민부는 지난 3월24일부터 ‘어학연수과정’과 ‘직업교육 및 훈련과정’ 등 2개의 학생비자 유형에 적용되는 한국의 국가등급을 2등급에서 1등급으로 격상했다. 1등급 국가가 되면 현지에서 비자 전환이 가능해지고 재정증명 절차도 간단해져 학생비자 취득이 한결 편리해진다.
[안재형 기자 ssalo@mk.co.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9호(2012년 0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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