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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석 원장의 한방클리닉 ①]마른기침은 신장이 허약한 탓호두 밤 잣茶 만들어 드세요
입력 : 2012.04.25 14: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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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석 안영한의원장 · 한의학박사.
한의학에서는 고질적인 기침이 잘못된 생활습관, 오장육부의 문제, 기혈의 불균형 등 다양한 원인으로 생긴다고 보아 그 원인을 없애는 치료를 한다. 만성 기침의 대표적인 원인에 대해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흔히 기침을 유발하는 생활습관으로 흡연을 꼽는데 담배 못지않게 과식과 음주도 만성 기침을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이다. 즉 폭식하거나 술을 자주 마시면 위(胃)에 열이 생겨 폐를 자극하기 때문에 진한 가래가 끓거나 마른기침을 하게 된다. 동의보감에서는 음주로 인한 기침을 주수(酒嗽), 과식이나 폭식으로 생기는 기침을 식적수(食積嗽)라고 한다. 술자리가 잦은 성인이 기침을 오래 한다면 주수를 의심해야 하고 식탐이 많은 어른이나 아이들이 위가 나빠서 기침하는 것은 식적수에 속한다.
오장육부 중에는 폐와 신장, 비장의 문제가 고질적인 기침을 일으킬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신장이 기(氣)를 아래로 끌어내려서 호흡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본다. 그래서 신장이 약해지면 기가 거슬러 올라 기침하고 가래가 많거나 숨이 차게 된다. 또한, 신장은 폐와 기관지를 촉촉하게 적셔주기 때문에 신장이 허약하면 폐와 기관지, 인후 등이 건조해져서 마른기침이 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동의보감에는 “숨이 찬 것, 기침, 상기는 신허(腎虛)에서 나온다”라고 했다. 평소 허리와 어깨가 자주 아프고 피로감을 잘 느끼는 사람(특히 남자)이 이유 없이 기침이 오래간다면 신허증(腎虛症)에 속할 가능성이 많다.
한의학에서는 만성 기침을 해수(咳嗽)라고 부른다. 즉 마른기침을 해(咳), 가래를 동반한 기침을 수(嗽)라고 부르는데 폐의 기가 상하면 마른기침이 생기며 비장에 습이 고이면 가래 기침이 난다고 했다. 주로 얼굴이 희거나 안색이 좋지 않고 기력이 없는 사람들이 기침과 비염에 시달린다면 폐와 비장의 문제를 알아봐야 한다.
스트레스도 만성 기침의 한 원인이다. 신경을 많이 쓰게 되면 기의 흐름이 막혀서 가래가 생기고 기침을 하게 되는데 신경을 쓴 뒤 더욱 심해지고 목 안에 무언가 걸려 있는 이물감이 들고 가슴이 답답한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도 체질, 환경적인 문제 등 여러 원인에 의해 만성 기침이 발생하기 때문에 발병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원인이 파악되어 적절한 한방 치료를 받는다면 몇 년 이상 지속된 고질적인 기침도 치료될 수 있다. 물론 문제가 되는 생활 습관을 개선해 재발을 방지하는 것은 필수다.
만성 기침에 도움이 될 만한 민간요법으로는 호두, 밤, 잣, 은행 등을 차로 끓여 먹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체질과 병증에 따라 좋고 나쁨이 다르기 때문에 오래 복용할 때는 한의사와 상의해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안현석 안영한의원장·한의학박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9호(2012년 0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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