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효성 기자의 나인틴홀] ⑦ ‘스윙’만 하지 말고 ‘골프’ 좀 치세요

    입력 : 2012.03.26 16: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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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매일경제신문사 조효성 기자입니다. 먼저 독자들에게 고백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사실 수년간 골프를 했지만 여전히 90대를 왔다갔다 합니다. 갑자기 스윙이 안 되는 날에는 100타를 넘길 때도 있죠. ‘왜 안 될까’, ‘뭐가 문제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발목부터 머리끝까지 생각을 하니 스윙이 잘 되겠습니까. 골프 전문기자이기 때문에 프로부터 초보까지 이해할 수 있는 레슨에 대해 쓰면서 너무 많은 ‘스윙 이론’들이 머릿속에 차 있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것 같습니다.

    프로선수들에게 물어보면 ‘아무 생각 하지 말고 그냥 리듬만 찾아라’고 답해주는데 어디 이게 쉽습니까? 그러다 답을 찾았습니다. 바로 세계 랭킹 1위 청야니의 코치인 개리 길크라이스트를 만나고 나서죠. 사실 길크라이스트 인터뷰를 앞두고 ‘장타 비결’을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스윙을 하지 말고 골프를 해라’는 단순한 말이었습니다. 여기서 퀴즈 하나 내겠습니다. 드라이브샷을 제대로 페어웨이에 보내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뭘까요? 정확한 체중이동, 임팩트, 오른팔 릴리스, 어깨회전, 허리회전, 어깨회전…. 다양한 생각이 들죠? 그런데 길크라이스트가 얘기하는 건 한 가지였습니다. 바로 ‘자신감’이었죠. 자신의 스윙을 믿고 자신 있게 스윙을 하면 공은 페어웨이로 간다는 거죠. 잘 생각해 보세요. 해저드가 있고, OB구역이 있으면 걱정하고 스윙도 제대로 안 됐죠? 바로 스윙 리듬이 끊겨서 그렇습니다. 길크라이스트는 ‘페어웨이에 공을 보낼 곳을 바라본 후 저곳에 공을 보내겠다고 생각하면서 자신 있게 스윙하면 공은 간다’고 아주 쉽게 드라이브샷 잘 치는 법을 다시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너무 많은 생각은 오히려 골프를 망친다고 하네요. 미셸 위나 타이거 우즈처럼요. 스윙과 골프가 뭐가 다르냐고요? 자동차 운전을 한 번 보시죠. 길크라이스트는 먼저 “운전할 때 핸들은 어떻게 하고, 브레이크 밟고, 액셀 밟고 등등을 생각하지 않지 않느냐. 이처럼 기능적인 부분은 운전 연습을 할 때 배우는 것이고 이후에는 ‘드라이빙’을 즐겨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그때 ‘아하~’하는 생각이 지나가더라고요. 스윙은 골프를 하기 위한 기본일 뿐이다.

    그리고 골프를 즐기려면 너무 스윙 생각만 하지 말고 홀을 공략하는 법, 위기 상황에서 탈출하는 법, 높게 치기, 낮게 굴리기 등 각각의 상황에 맞게 도전해 보면 골프가 다르게 보인다고 설명하는데 마음에 와닿더라고요.

    마지막으로 한 가지. 길크라이스트는 자신감은 ‘만드는 것’이랍니다. 골프에서 모든 샷을 완벽하게 칠 수는 없기 때문에 잘 치든 못 치든 상황을 받아들이고 즐기라는 거죠. 얼굴에는 늘 미소를 짓고 턱은 들고 어깨를 펴라고 합니다. 최근 청야니의 경기 장면을 보면 가장 달라진 점이 이 부분이랍니다. 이제 생각이 좀 바뀌시나요? 스윙을 버리고 골프를 하기 시작하면 골프가 더 즐거워진답니다. 당연히 타수도 줄고, 압박감 속에서도 굿샷을 날릴 수 있습니다.

    [조효성 매일경제 스포츠레저부 기자 hscho58@gmail.com]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9호(2012년 0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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