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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병일의 一日不讀書] 50년 후 나는 어떤 모습일까
입력 : 2012.03.26 16: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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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한 미래> 데이비드 프리드먼 지음 | 최선영 옮김 | 생각의 나무
“우리는 철저히 불확실한 세계에 살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50년 후 인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50년 후 인류는 지금보다 훨씬 더 큰 힘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 우리가 이러한 두 극단적인 상황을 비켜간다고 해도 50년이나 100년 뒤에 우리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될 것이다.”(424p)
이처럼 다소 음울한 미래의 모습도 담겨 있지만 우리는 이 책에서 흥미로운 미래 관련 팩트들을 취할 수 있다.
저자가 나노기술, 생명공학, 인공지능은 물론, 개인정보 보호, 전자화폐, 온라인 비즈니스, 사이버 범죄, 생명공학, 우주여행 등 다양한 분야의 미래상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현실 기술은 어떻게 전개될까. 우리가 꿈의 비밀을 알아내고 신경계가 정보를 어떻게 암호화하는지 알아낸다면 가상현실 안경 대신 인간이 목 뒤에 있는 소켓에 케이블을 꽂는 모습을 볼 것이다.
그 결과 단기적으로는 시각장애인이 비디오카메라를 통해 앞을 볼 수 있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세상이 네트워크를 통해 두뇌에서 또 다른 두뇌로 이동하는 신호로 구성됨으로써 신체적 행동은 별로 중요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영국에 사는 친구를 방문하기 위해 내가 직접 움직일 필요가 없어진다는 주장이다.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흥미롭다. 저자는 결국 우리가 프라이버시가 없는 사회로 갈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모기만 한 크기에 모기와 같은 공기역학적 특성을 가진 값싼 비디오카메라가 등장하는 상황을 이야기한다. 이런 카메라를 수십 개만 가지면 누구든 다른 사람에 대한 정보를 대량으로 수집할 수 있게 된다.
저자는 이 문제의 최선의 해결책은 개인정보 보호가 아니라 ‘투명성의 보편화’라는 공상과학 소설가 데이비드 브린의 말을 인용한다. 모두가 모두를 볼 수 있는 그런 세상이다.
“경찰은 당신을 지켜보지만, 누군가는 경찰을 지켜보고 있다. 전국적인 비디오카메라 시스템에 누구나 접근할 수 있어서 아마도 소형 무선기기를 이용해 적절한 웹페이지를 클릭하면 모든 공공장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볼 수 있을 것이다.” (95p)
저자는 이 밖에도 유전공학에 잘라 붙이기 기술을 사용해 한 세대만에 우성인자만 가진 아이를 가지는 ‘설계된 아이’, 노화문제의 해결, 냉동인간, 우주여행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기술 발달의 속도 속에서 우리는 저자의 표현대로 ‘불확실한 세계’에 살고 있다. 10년, 30년, 50년 후의 미래를 떠올려 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한 이유이다.
[예병일 플루토미디어 대표 biyeh@plutomedia.co.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9호(2012년 0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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