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ravel] 인생의 버킷리스트,캐나다 북부…모두 잠든 후에 피어난 ‘하늘의 꽃’ 오로라

    입력 : 2012.02.29 09:55:42

  • 사진 = 황인준
    사진 = 황인준
    ■ 캐나다가 나를 부른다 997만6139㎢의 캐나다는 대한민국 100배의 영토를 자랑한다. 총인구는 3328만명. 수도 오타와를 중심으로 토론토, 몬트리올, 밴쿠버, 에드먼턴, 캘거리 등이 중심도시다. 캐나다 입국시 관광객은 6개월 무비자 체류가 가능하다. 하지만 직업을 갖거나 6개월 이상 어학연수에 나설 경우 비자를 받아야 한다.(주한 캐나다 대사관 비자과 02-3783-6114) 세계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가진 나라지만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곳은 한정돼 있다. 미국과 국경이 맞닿은 남쪽 약 300㎞ 폭의 동서로 뻗은 띠 모양의 지역에 약 90%의 국민이 거주한다. 북반구에 위치해 사계절은 우리와 같지만 더 춥다. 옐로나이프의 경우 3월 기온이 평균 영하 25도에서 영하 13도다. 한국에서 캐나다까지의 항공소요시간은 인천~밴쿠버가 10시간15분, 인천~토론토가 13시간10분에 달한다. 대한항공(1588-2001)과 에어캐나다(02-3788-0100)가 직항로를 운영 중이다.

    북미 원주민의 전통 천막 ‘티피’ 사진 김주원
    북미 원주민의 전통 천막 ‘티피’ 사진 김주원
    가만히 서있으면 쏟아질 듯 촘촘히 박힌 별무리가 머리 위를 수놓는다. ‘아, 서울만 벗어나면 이렇게 많은 별을 볼 수 있건만…’이란 푸념 섞인 넋두리는 이곳에선 그저 공염불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어느 곳을 가도 맑은 기운이요, 어느 방향을 바라봐도 눈이 시리다. 영하 40도는 될 것 같은 체감온도에 코로 나온 온기는 이미 한기요, 입으로 나온 허연 입김은 마스크로 걸러지기가 무섭게 버석거리지만 그럼에도 이곳을 떠날 수 없는 건 슬프도록 아름다운 별과 평생 한 번 보기 힘든 오로라 때문이다. 덕분에 이 시기의 캐나다는 여행자들의 천국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해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캐나다 옐로나이프와 화이트호스, 포트맥머리는 버킷리스트를 찾아 떠난 이들로 하늘 아래 하얀 눈밭이 웅성거린다.

    실망스럽지 않은 버킷리스트, 오로라 “인생은 짧다. 젊을 때 즐겨라!” 영화 <버킷리스트>의 주인공 에드워드 콜(잭 니컬슨)이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을 찾아다니며 내뱉은 한마디. 실제로 그 일을 적은 목록이 버킷리스트(Bucket List)라 불리며 최근 널리 통용되고 있지만 목록 속의 일을 실현시키기란 여간해선 쉽지 않다. 그러나 여행은 단 한 번의 결심이 전부다. 이 시기에 꼭 이곳을 가야겠단 호기심이 실행을 낳고 즐길 수 있는 여유로 이어진다. 물론 그게 그리도 쉬운 일이냐는 반문이 호기심보다 앞선다. 그래서 혹자들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여행이다. 11월부터 이듬해 4월, 여행을 꿈꾸는 이들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캐나다의 옐로나이프.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밤하늘의 오로라다. 라틴어로 새벽을 뜻하는 오로라는 태양에서 방출된 플라스마 입자가 극지방 주변을 둘러싸며 생긴 붉은색이나 녹색의 자기 에너지다. 다분히 지구과학적 설명에 감흥이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면 캐나다 노스웨스트 준주(Northwest Territories)의 옐로나이프(Yellowknife)와 유콘 준주(Yukon)의 화이트호스(Whitehorse), 앨버타(Alberta)주의 포트맥머리(Fort McMurray)에 펼쳐진 장관은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낳는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올해와 내년은 오로라의 활동이 가장 활발해지는 태양 활동 극대기. 특히 옐로나이프는 나사(NASA)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오로라가 활발한 지역으로 연 240회 이상 관측이 가능하다. 신혼부부가 오로라가 출현하는 날 첫날밤을 맞으면 천재적인 아이를 낳는다는 전설이 있어 해마다 1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명소다.

    사진설명
    모닥불 온기 품은 원주민들의 ‘티피’ 동계올림픽의 도시 밴쿠버에서 국내선으로 3시간30분가량 이동해야 모습을 드러내는 옐로나이프는 춥다. 당연히 방한복과 방한화, 장갑, 털모자 등이 필수다. 모두 잠든 후에 부지런히 도심을 나서면 하얗게 눈이 쌓인 대지와 지평선, 우뚝 솟은 북미 원주민의 전통 천막 ‘티피’가 눈에 들어온다. 모닥불의 온기를 품은 티피는 따스한 커피 내음이 스며들어 포근하다. 곳곳에 의자가 마련돼 있어 편한 자세로 밤하늘을 관찰할 수 있다.

    “따뜻한 옷으로 몸을 보호하고 삼각대와 카메라를 준비하세요. 고정시킨 카메라에 장노출로 담아야 오로라가 선명해집니다.”

    가이드의 설명을 뒤로하고 티피를 나서면 하늘아래 촬영하는 이와 피사체만의 세상이 펼쳐진다. 간간이 터지는 관광객의 플래시 세례가 옥에 티라면 티. 하지만 초록색과 붉은색으로 모습을 달리하는 오로라 무리는 “왜 이제야 나를 보러 왔느냐”는 듯 조용하게 속삭이곤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그 울림에 삶이 투영되면 필름을 닮은 오로라 선을 따라 마음에 담아 둔 기억이 스르르 풀려나온다. 그렇게 한참동안 가슴에 울림을 나누다 보면 어느 새 버킷리스트 목록 위에 선명한 빨간 줄이 명쾌하다.

    겨울 액티비티는 독특한 디저트 오로라가 잊을 수 없는 메인디시라면 겨울 액티비티는 독특한 디저트다. 극지방 원주민 체험이나 스릴 만점의 스노모빌 운전하기, 개썰매를 타고 호수 달리기, 극지방 얼음낚시 등은 추위를 잊게 할 만큼 흥미진진하다. 옐로나이프와 함께 오로라 여행으로 유명한 화이트호스는 알래스카와 접해있어 여름철에는 백야를 경험할 수 있다. 화이트호스 타키니 노천온천(Takhini Hot Springs)에선 오로라를 바라보며 노천 온천을 즐길 수 있어 독특한 경험을 원하는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다. 북극곰에서 순록에 이르기까지 많은 야생동물을 눈앞에서 관찰할 수 있는 유콘 야생동물 보호지역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 명소다. 앨버타주의 포트맥머리는 북위 56도39분에 위치해 북반구에서 오로라를 바라볼 수 있는 최남단 도시다. 포트맥머리에는 초보 여행객을 위한 오로라 전문 가이드 투어가 마련돼 있고 스노모빌을 타고 나서는 오로라 사진 촬영, 오로라 사진 슬라이드 쇼, 보릴 숲(Boreal Forest) 야간 트레킹, 미니 로켓 발사 체험, 망원경 관측, 캠프파이어 등의 여행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이곳은 특히 로키산맥 한가운데 에 자리해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 스포츠 낚시, 사냥, 카누, 카약, 트레킹, 오일샌드(Oil sands) 투어 등이 유명하다.

    [안재형 기자 ssalo@mk.co.kr / 자료 = 캐나다관광청(www.canada.travel) ]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8호(2012년 0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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