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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좋아할 식당] ② 서래마을 프렌치 레스토랑 JULY, 프랑스요리에 한국적 맛…그 절묘한 조화
입력 : 2012.02.27 13:4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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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작은 프랑스마을’로 불리는 서초구 반포동 서래마을 일대. 이곳에 프랑스 사람들마저 인정하는 독특한 프렌치 레스토랑이 있다.
서래마을길을 통해 몽마르트 언덕으로 나가는 길모퉁이에 있는 ‘JULY(줄라이)’가 바로 그곳이다.
이곳은 규모가 작아 미리 숙지하고 가지 않으면 지나치기 십상이다.
특히 가게 입구를 제외하고는 인근에 간판도 없어 찾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타일들을 겹쳐 쌓은 듯한 기둥에 통유리가 인상적인 곳을 살펴보면 줄라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레스토랑을 방문한 이들은 대부분 수고를 마다않고 다시 찾는 경우가 많다. 편안한 분위기와 훌륭한 음식이 발길을 다시 재촉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미식가들의 축제기간으로 불리는 현대카드 고메위크 기간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아예 자리조차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는다.
아담한 공간에 실력파 셰프 포진
오세득 대표는 이와 관련, “가끔씩 고객 중에서 전등케이스의 푸르스름한 부분을 보고 놀라시는 분들이 계신데 장인이 불에 구워내면서 생긴 탄 자국이라고 설명해드리면 오히려 좋아하시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규모는 작지만 구성은 알차다. 작은 공간이지만 실력파 셰프들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줄라이의 대표인 오세득 셰프는 양식업계에서는 대부분의 셰프들이 인정하는 중견급 스타다. 여기에 지난해 말 열렸던 소펙사(프랑스 농산물 협회) 주최의 프랑스 요리대회에서 우승한 황동진 셰프 역시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황 셰프는 당시 특급호텔 출신 셰프들이 출전한 요리대회에서 유일하게 전문식당 셰프로 출전해 우승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은 촉망받는 젊은 셰프다.
그래서일까. 줄라이의 코스요리는 유독 고객들의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 맛집 리뷰만 잠깐 살펴봐도 호평들이 쏟아진다.
특히 프랑스 특유의 코스요리를 답습하는 것 같으면서도 해산물을 이용한 독특한 전채요리와 한우를 사용한 메인요리 등에 한국적인 DNA를 담아낸다.
홈메이드 같은 요리 편안하게 즐겨
하지만 줄라이는 코스요리 메뉴를 특별하게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 4~5단계로 구성되는 코스를 단순화했기 때문이다. 굳이 선택하고 싶은 경우에는 코스에 들어가는 요리 종류만 다시 선택하면 된다.
오 대표는 “프렌치 요리라고 하면 굉장히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으신데 일반적인 코스요리와 큰 차이가 없다”며 “코스마다 정해진 요리가 두 가지씩 있는데 그 중 하나를 선택해주시면 된다”고 말했다. 고객의 입맛에 맞춰 요리의 정도나 간을 맞춰주는 것은 서비스다. 짠맛에 민감하거나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미리 말해주면 거기 맞춰서 조리해준다. 그래서 줄라이 고객들은 이곳을 ‘홈메이드 느낌의 레스토랑’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입소문을 타고 언론의 주목을 받을 정도로 성장한 줄라이지만 오 대표는 오늘도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좀 더 좋은 재료와 좀 더 건강한 맛을 찾고 싶어서다.
“제 요리를 하고 싶어 가게를 시작한 만큼 앞으로도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맛있는 요리를 준비할 겁니다. 프렌치 요리라고 하면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그래도 유럽 요리의 기본이면서 가장 화려한 것이 프렌치 요리인 만큼 다양한 변화가 가능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서래마을 귀퉁이에서 조그맣게 시작해 어느새 터줏대감이 된 줄라이. 자유분방하고 정열적인 그들이 만들어낼 새로운 맛이 궁금하다면 지금 서래마을로 가는 것이 좋다. 단 예약은 필수다.
[서종열 기자 snikerse@mk.co.kr│사진 =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7호(2012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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