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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병일의 一日不讀書] 늘 접속하는 세상 행복하신가요?
입력 : 2012.02.27 13:4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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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웨이즈 온 : 상시접속 사회의 미래} 브라이언 첸 지음 | 김태훈 옮김 | 예인
무선 인터넷 인프라가 구축된 상황에서 이 상시접속 시대로 들어가는 문을 처음 열어준 것은 애플의 아이폰이었다. 아이폰은 만능기기로 우리 곁에 등장했다. 앱만 추가하면 내비게이션·악기·녹음기·바코드 스캐너 등 그 어떤 기기로도 변신할 수 있는 이 스마트폰이 ‘올인원(all-in-one) 혁명의 시대’를 만들며 우리를 상시접속 사회로 이끌었다.
애플의 앱스토어 모델은 이제 휴대폰 시장을 넘어 비즈니스의 미래를 바꾸고 있다. 스크린을 가진 모든 하드웨어가 그 대상이다. 우리는 앞으로 자동차·TV·안경 등 다양한 곳에서 인터넷이 연결된 스크린을 갖게 된다. 인터넷은 이 기기들을 한데 묶어 정보를 교류시킬 것이다.
“학생들은 스마트 기기를 통해 풍부한 교육 콘텐츠를 접하게 되고 의사와 경찰들은 필요한 정보와 도구 모두를 스마트 기기에 담아 활용하게 되며 개개인 또한 실시간으로 원하는 내용을 세상에 퍼뜨릴 수 있는 힘을 갖게 될 것이다.”(59p)
상시접속 세상에서는 사회적 상호작용·업무 스타일·학습 등 모든 것이 변할 것이다. 의료·교육·치안·미디어·유통·비즈니스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난다. 언제 어디서나 무엇이든 필요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세상이라면 지식에 대한 개념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알고 있는 정보의 양보다는 수많은 정보의 질을 판단하고 선택하는 능력이 중요해질 것이다.
물론 상시접속 사회가 장밋빛만은 아니다. 우리가 중요한것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들도 많다. 상시접속과 스마트폰, SNS에 ‘중독’돼 시간을 잃어버리고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있는 사람이 늘고 있다. 정보 과부하로 집중력과 사고력이 저하되는 부작용도 보인다.
프라이버시가 사실상 사라지는 시대가 될 수도 있다. 경찰이 수사권한을 남용할 경우 개인의 민감한 사생활이 담긴 스마트폰은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가장 손쉬운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연상시키는 일이다. 내가 한 순간의 실수로 한 말이나 행동이 영원히 사이버 세상에 남아 나를 괴롭힐 수도 있다. 애플과 같은 몇몇 기업들의 ‘통제’를 받아들여야할지도 모른다. 아마도 우리는 이미 상시접속이라는 혜택의 대가로 프라이버시와 통제권 그리고 약간의 자유를 넘기는 데 익숙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예병일 / 플루토미디어 대표 biyeh@plutomedia.co.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7호(2012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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