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ealth] 당뇨병 해결책 더 이상 묻지 말라

    입력 : 2012.01.26 14: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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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면 귀찮아지고 싫어진다. 최근 10여 년 동안 당뇨병 이야기는 귀가 따갑게 들어왔고, 눈이 피로할 만큼 많이 봐왔다. 연말연시가 되면 당뇨병에 관한 소식이 더욱 기승을 부린다. 귀찮다고 피해버리고 말 것인가. 피한다고 위험이 나를 비껴가는 것이 아니다. 당뇨병의 실체를 알고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 ‘당뇨병은 생활’이다. 하루 생활의 모든 요소들이 당뇨병의 발병과 연관되어 있다. 합리적인 식생활과 적당한 운동, 평화로운 마음 그리고 적절한 수면 등이 최상의 당뇨병 예방법임과 동시에 치료법이다. 이러한 요소들을 종합하면 사람들의 생활 그 자체인 것이다. 네 가지 요소 중에서 우선 지켜야 될 것은 합리적인 식생활이다. 지극히 평범하고 상식적인 식생활을 합리적이라고 한다. 특별한 비법은 없다. 일정한 양을 일정한 시간에 골고루 그리고 천천히 즐기면서 식사하는 것이다. 얼마나 재미없고 단순한 당뇨병 예방 秘法(비법)인가. 우리의 생활을 뒤돌아보자.

    우선 아침밥을 거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아침을 거르고 일하게 되면 공복감 때문에 음료수, 과일, 과자 등의 군것질을 한다. 이러한 것들은 대부분 당뇨병을 일으키게 할 뿐 아니라 당뇨병 상태를 악화시키는 것들이다. 점심식사는 그래도 비교적‘일정한 양, 일정한 시간, 골고루, 천천히’의 원칙에 맞춘 끼니가 된다.

    우리나라 대인관계의 상당 부분은 저녁식사 시간에 이루어진다. 저녁식사라는 이름에서 벌어지는 다양성은 그야말로 이루 말할 수 없다. 음식과 음주 그리고 유흥 등이 넘쳐난다. 우리가 말하는 식사의 의미와는 전혀 차원이 다르다.

    우선 식사는 맛이 풍족하게 넘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의 교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맛있는 음식은 대개 달콤하며 많이 씹지 않아야 맛있게 느껴진다. 혈당을 올리는 주범이다. 단맛이 나는 음식은 대부분 단순당이어서 쉽게 혈당을 올린다. 섬유소가 많은 음식은 조금 딱딱하며 그냥 삼킬 수가 없어서 오래 씹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음식들은 인기가 없다. 잘 안 먹는다. 씹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음식은 대부분 당뇨병을 악화시킨다. 저녁식사에 술을 곁들이지 않으면 이게 무슨 무미건조한 식사 자리인가. 술은 상당히 높은 열량을 가지고 있지만, 몸에 필요한 영양소는 전무하다. 고열량 때문에 뱃살만 늘어날 뿐이다. 게다가 심각한 영양분의 불균형을 초래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당뇨병은 생활’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부분은 이러한 생활을 이어간다. 어차피 당뇨병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는 사회 환경 그리고 생활양식이다. 당뇨병은 생활 습관병이라고 한다. 생활 습관 개선이 당뇨병 예방 및 치료에 최상의 방법이다. 그러나 인간은 동료들과 어울려 살 수 밖에 없다. 어울리지 않으면 왕따 당하고 고립되어 사회생활이 매우 어려워진다. 모순된 생활을 극복해야 사회적인 성공과 건강을 함께 지킬 수 있다. 어떻게?

    지극히 평범한 대답이다. 자기 절제와 규칙적인 생활이다. 아침식사는 전적으로 본인의 의지에 의해 결정된다. 취침과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하면 아침식사는 반드시 할 수 밖에 없다. 아침식사 시간에 여유를 가진다면 가족들과 대화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간이 될 수도 있다. 가장 즐거울 수 있지만 조절하기 어려운 것이 저녁식사다. 저녁식사를 통해서 서로 유용하게 교류하는 기회를 왜 놓치는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소통 수단인 것을.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된다. 자신의 먹어야 되는 음식의 종류와 양을 일정하게 미리 정해 놓는다. 신선한 야채는 여러 가지로 도움을 많이 준다. 당뇨병을 예방하는 방법이 참으로 무미건조하고 재미없는 생활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생각을 바꾸면 또 다른 인생을 즐길 수 있다.

    [김광원 /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6호(2012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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