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ealth] 갑작스런 추위 뇌졸중 예방하려면

    입력 : 2011.12.29 15: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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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견기업의 차장으로 근무하는 46세 A씨가 업무 중에 갑자기 실어증과 우측반신마비가 발생해 응급실로 내원했다. 여타 직장인처럼 A씨도 업무에 바쁘다 보니 좀처럼 운동할 시간이 없어 느는 것은 뱃살과 스트레스뿐이었다. 1년 전에는 직장 건강검진에서 고혈압을 진단받았지만 약을 복용하지 않고 버티고 있었다. 12월이 되자 연말결산이다, 새해예산이다 더 바빠진 데다 상사에겐 매일 역정을 들어야 하고 부하 직원들은 맘처럼 움직여 주질 않아 스트레스가 배가 됐다. 자연히 늦은 밤에 빠른 속도로 폭음을 하는 횟수가 잦아지게 됐다. 또 다음날은 피로와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그러니 혈압은 평소보다 더 높아졌고 결국 회사에서 쓰러지게 됐다. 응급실에서 CT검사 결과 뇌출혈 판정을 받았다.

    ‘뇌졸중을 경험하고 싶지 않으면 의사를 자주 만나라. 정기검진을 하라.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을 관리하라. 술 담배를 하지 마라. 스트레스를 줄여라’ 등은 이제 일반인에게 상식이 되어 있는 내용들이다. 겨울철 직장인들에게 뇌졸중을 대비해 무엇이 중요한지 실제 사례를 통해 소개하고 겨울철 뇌졸중에 대한 예방과 관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뇌출혈(뇌혈관이 터지는)이나 뇌경색(뇌혈관이 막히는)은 아무 예고 없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몸속에 위험인자가 성숙되다가 결국 큰 질병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따라서 뇌졸중과 같은 혈관질환이 일어날 위험은 없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한다면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 나이가 많을수록 겨울철 뇌졸중 발병률은 증가한다. 특히 뇌경색보다는 뇌출혈 발생률이 높고, 심장질환이 직접 원인이 되는 뇌경색이 겨울철에 발생률이 높다.

    일반적으로 뇌졸중은 65세 이상의 고령의 나이일 때 겨울철이 위험하다고 해야 하지만, 실제 사례들을 보면 직장인들에게 얼마든지 있을 법한 이야기이다.

    고혈압 진단을 통보받은 A씨는 정기적으로 의사와 의논하며 약을 복용해야 했다. ‘한번 고혈압 약을 먹기 시작하면 죽을 때까지 먹어야 한다’, ‘고혈압 약은 정력에 안 좋다’ 이런 잘못된 속설에 휘둘려 고혈압 관리를 하지 않는 것은 정말 위험한 짓이다. 그리고 비만과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직장인들에게 물어보면 회사 생활하면서 눈치가 보여 운동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직장인들에 겨울은 술과 스트레스의 계절이다. 아까운 인재를 잃지 않으려면 회사는 사원들에게 운동을 장려하는 것이 좋다. 회사 내에 운동시설을 만들어 술로 스트레스를 푸는 대신 운동으로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나이가 뇌졸중을 유발시키는 대표적인 위험인자라는 것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나이가 많아지면 신체의 모든 기능이 저하되는데 혈관 역시 노화가 시작되고 자율신경기능도 감퇴한다. 따라서 혈관 수축과 이완을 적절히 유지하면서 혈압과 혈류를 조절하는 기능이 감퇴하게 되니 실내외 온도 차가 큰 겨울철일수록 조절 능력이 떨어져 혈관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특히 뇌혈관이나 심장혈관은 이런 문제에 매우 취약하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은 인력으로 막을 수 없지만 신체 기능이 감퇴하는 것은 늦출 수 있는 일이다. 고령의 나이일지라도 운동이나 명상, 요가 등을 꾸준히 하는 것이 신진대사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중년이건 노년이건 겨울철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운동이 필수이다. 물론 병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면서 뇌졸중 위험인자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대일 / 경희대학교병원 뇌신경센터 교수]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5호(2011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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