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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神의 일출, 王의 낙조…두 얼굴의 코타키나발루
입력 : 2011.09.15 16:4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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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트라하버의 야경
산을 오르는 루트는 크게 두 갈래다. 4000m 고봉의 속살을 제대로 만끽하려면 메실라우 게이트로 올라간 뒤 팀포혼 게이트로 가는 코스를 추천한다. 정상 등정까지 어떤 코스든 1박2일을 생각해야 한다. 보통 새벽 산행에 나선 뒤 7시간을 쉼 없이 걸으면 해발 3273m의 산장에 닿는다. 여기서 하룻밤 묵은 뒤 3시간 정도 더 걸어가야 정상이다. 기자단 산행팀도 이 코스로 향했다. 해발 1564m의 키나발루 공원 본부~팀포혼 게이트~라양라양 산장~라반라타 산장(1박)~사얏사얏 산장~키나발루 정상(로우봉)까지의 코스다.
키나발루산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이 된 건 이 산이 품은 자연유산 때문이다. 딴 곳에선 보기조차 힘든 희귀식물이 잡풀처럼 널려 있다. 압권은 세계적인 희귀식물 라플레시아다. 애칭은 이 산의 산세만큼이나 공포스런 ‘시체꽃’. 암갈색의 얼룩이 한눈에 봐도 섬뜩하다. 정상까지 안내하는 셰르파는 “큰 것은 무게만 10㎏이 넘는다”며 “이 곳에서 서식하는 난초만 1500여 종이다. 26종의 만병초와 40여 종의 떡갈나무도 서식한다”고 자랑스레 말한다. 식충식물 ‘네펜데스’는 등산로 주변에 흔하게 눈에 띈다. 등산객보다 식물학자들이 더 많이 찾는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란다. 정상을 밟은 뒤에는 완주 인증서도 나온다. 역시 마음이라는 게 심술궂다. 정상에서조차 확 트인 바다가 그리우니 말이다.
마누칸섬, 하늘을 날다키나발루 공원 / 마누칸 섬
말레이시아 국왕의 단골 휴양지 수트라하버 사실 이런 절묘한 휴양지에선 숙소를 잘 골라야 한다. 코타키나발루에서 만큼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말레이시아 국왕과 국빈 VIP들이 단골로 찾는다는 수트라하버 리조트다. 이 리조트는 그 자체로 볼거리다. 사바주 북쪽 남중국해를 메운 인공의 땅에 지어져 있다. 규모도 매머드급이다. 전통과 현대의 매력이 짬자면처럼 어우러진 객실 수만 956개. 전통 분위기의 마젤란 수트라(객실 456개)와 모던한 감각의 퍼시픽 수트라(객실 500개)가 대칭을 이룬다. 닭 모양인 마누칸 섬 운영 관리도 수트라하버 리조트가 맡고 있다. 키나발루산의 정상아래 라반라타 산장도 직접 운영한다.
수트라하버 리조트의 으뜸은 낙조(落照)다. 이곳 석양은 마치 실크처럼 부드럽고 감미롭다. 알고 보면 ‘수트라’라는 명칭도 ‘비단’이라는 말레이어에서 따온 것이다. 골프장도 압권이다. 코스는 가든, 헤리티지, 레이크 각 9홀씩 27홀이다. 이 중 가든 코스 6번홀(파4·330m)은 남중국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시그니처 홀. 물론 경치에 넋을 잃다 스코어 망치는 건 각오해야 한다. 짧은 미들 홀이지만 항상 해풍이 도사리고 있다. ‘두 얼굴의 홀’로 불리는 까닭이다. 동남아에선 보기 드물게 나이트 시설도 갖춰져 있어 밤 11시까지 편하게 라운딩 할 수 있다.
잊을 뻔 했다. 이곳을 방문할 때 대접을 제대로 받고 싶다면 꼭 노란색 티셔츠를 입을 것. 코타키나발루에서 노란색은 특별한 대접을 받는다. 왕족의 색이요, 왕족만 노란색 옷을 입는다. 그러니 근엄하게 하명만 하시라. 혹시 아는가. 원하는 모든 게 이뤄질지.
■ 코타키나발루 100배 즐기기 수트라하버 리조트 전용 골드카드를 이용하는 게 현명하다. 조식, 중식, 석식을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레저까지 즐길 수 있는 일종의 프리패스다. 중식당 실크 가든에서 10종 이상의 딤섬을 즐기는 런치 세트 와 카페볼레의 뷔페, 알프레스코의 피자 또는 스파게티 세트까지 다양하다. 테니스, 배드민턴, 당구장, 영화관 및 키디스 클럽, 피트니스 센터, 수영장 등 호텔 내 다양한 레크리에이션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골프 라운드 특별 할인 혜택도 있다. 마누칸 섬 투어도 함께 즐길 수 있다. 문의 수트라하버 리조트 한국사무소 02-752-6262
취재 협조 수트라하버 리조트 한국사무소 [코타키나발루(말레이시아) = 신익수 / 매일경제 여행전문 기자 soo@mk.co.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0호(2011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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