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ading] 나는 과연 행복한 사람인가

    입력 : 2011.09.15 16:47:12

  • [행복의 함정] 리처드 레이어드 지음 / 정은아 옮김 / 북하이브
    [행복의 함정] 리처드 레이어드 지음 / 정은아 옮김 / 북하이브
    ‘행복’은 모든 사람의 궁극적인 목표다. 그런데 정작 누군가가 “지금 행복합니까?”라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연봉이나 매출이 늘어난 이들도 이전보다 더 행복해졌는지 자신이 없다. 잠 못 이루며 고민한다. 왜 그럴까.

    “우리 삶에는 역설적인 사실이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더 많은 돈을 원하고 갈망한다. 하지만 더 많은 돈을 가진 선진국의 국민이 제3세계 국민보다 더 행복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27쪽)

    저자는 일단 최저 생활수준이 보장되면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만들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국가도 그렇고 개개인도 그렇다.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연봉이 오른다거나 기업의 매출이 늘어난다고 직장인이나 기업가가 그만큼 더 행복해지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이제 행복이라는 감정을 키워나갈 수 있는 다른 방법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행복을 위해 우리가 주목해야 할 단어가 두 개 있다. ‘비교’와 ‘익숙해짐’이다. 우선 행복의 가장 큰 적인 비교를 보자. 우리는 대개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해보고 불행하다 느낀다. 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실험이 하나 있다. 하버드대 학생들에게 다음 중 어느 곳에서 살겠느냐고 물었다.

    1) 당신은 1년에 평균 5만 달러를 벌고 다른 사람들은 평균 2만5000달러를 버는 세상

    2) 당신은 1년에 평균 10만 달러를 벌고 다른 사람들은 평균 25만 달러를 버는 세상

    대부분의 학생들이 첫 번째 세상을 선택했다. 절대소득이 적더라도 주변 사람들보다는 더 버는 쪽을 택한 것이다. 자신의 절대 소득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상대소득에 더 신경을 쓴다는 얘기다.

    행복의 또 다른 적, 익숙해짐 “나는 어릴 때 중앙난방이 되지 않는 집에서 자랐다.괜찮았다. 가끔 추워서… 40세가 됐을 때 드디어 중앙난방이 되는 집에서 살게 되었다. 이제 만약 예전으로 돌아가 다시 추위와 싸워야 한다면 정말로 비참한 기분을 느낄 것이다. 이미 중앙난방에 중독됐기 때문이다.” (82쪽)

    저자는 소득이나 생활수준은 알코올이나 마약처럼 중독성이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어떤 새로운 경험을 하고 그것에서 기인하는 행복을 유지하려면 더 많은 것을 가져야만 한다. 계속 바퀴를 돌려야 하는 쳇바퀴에 빠지게 된다는 설명이다.

    처음으로 소형차를 샀을 때 처음으로 작은 집을 마련했을 때 우리는 매우 커다란 행복감을 느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물건’에 익숙해진다. 이런 익숙해짐, 적응 때문에 행복을 지속하려면 새로운 자극, 즉 더 많은 물건이나 더 좋은 물건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행복을 위한 지출은 자동차 같은 물건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떠나는 여행 같은 ‘경험’을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우리는 경험보다 물건에 훨씬 쉽게 익숙해지고 적응하기 때문이다.

    1. 모든 것을 고려했을 때 당신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2. 나는 새로운 것을 배우기 좋아한다.
    3. 나는 내가 하는 일이 귀하고 가치 있다고 느낀다.
    4. 나는 자신에게 매우 긍정적인 감정을 느낀다.
    5. 나는 항상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다.
    6. 인생에서 일이 잘 풀리지 않아도 다시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가는데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7. 나를 정말로 신경 써주는 사람들이 내 인생에 존재한다. 저자가 소개한 ‘행복 측정 지표’다. 이 중 2번과 3번을 포함해 최소한 5개 이상에 동의해야 ‘행복한 사람’이라고 한다. 이 지표를 보고 웃음이 나온다면 축하한다. 만약 부족하다거나 아슬아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무언가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행복의 두 방해물인 ‘비교’와 ‘익숙해짐’에 대해 숙고해 보는 것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예병일 / 플루토미디어 대표 biyeh@plutomedia.co.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0호(2011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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