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PGA 투어의 다섯 번째 메이저 대회라고 불릴 정도로 권위 있는 더 플레이어 챔피언십에서 ‘국산 탱크’ 최경주 프로가 통산 PGA 투어 8승을 올렸다. 같은 국민으로서 자랑스럽고 실로 의지의 한국인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최경주 선수가 자기의 스윙을 바꾸어 가는 과정에서 승리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아마추어와 달리 골프가 생계와 직접 연결되는 프로가 스윙을 바꾸기란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TV나 잡지 등을 통해 선수들의 연습 방법이나 훈련 등을 자주 접한다.
선수들이 스윙을 바꾸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가장 쉬운 예로 우리 모두 잘 아는 국내 한 선수가 오른쪽 겨드랑이에 수건을 끼고 연습하는 장면을 보았다. 그 장면이 방송된 이후 연습장에서나 레슨을 하다 보면 백스윙 때 오른쪽 겨드랑이에 수건을 끼고 연습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 선수가 이 같은 방법으로 연습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백스윙 탑에서 소위 말하는 ‘닭날개’가 되어 그 ‘닭날개’를 고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백스윙을 문제없이 잘하던 아마추어들은 프로선수가 하니까 마냥 그래야만 해야 되는 줄 알고 따라서 한다. 백스윙 때 오른쪽 팔꿈치가 옆구리에서 떨어져야 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사진1’에서와 같이 오른팔을 겨드랑이에 붙이다 보면 궤적이 필요 이상으로 플랫(Flat)하게 갈 수 있다. 스윙이 너무 플랫하다 보면 토핑(Topping)이나 공의 허리를 많이 때리는 경우를 초래한다. 그렇다고 해서 스윙을 업라이트(Upright)하게 하다 보면 어깨 회전이 충분히 되지 않아 오버 더 탑(Over The Top)이 많아진다. 공은 솔리드(Solid)하게 임팩트가 되지만 풀 훅(Pull Hook)이 생긴다.
둘째, 스윙 궤적이 작아져 임팩트 때 힘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 특히 필드를 자주 나가던 이들이 한번 공이 맞지 않기 시작하면 갈수록 스윙이 작아지는데 ‘사진2’의 두 모습을 비교해 보자. 오른팔이 겨드랑이에서 떨어져 몸의 중심을 축으로 스윙 궤적을 충분히 크게 해줘야 임팩트 때 더 큰 힘을 쓸 수 있다. 야구공을 던지는 투수들을 상상해 보자. 강속구를 던지기 위해서는 필히 오른팔이 몸에서 멀어져야 한다.
셋째, ‘역피봇(Reverse Pivot)’이 생길 우려가 있다. 몸통이 회전을 해줘야 하는데 몸을 팔에다 붙이려는 악습이 생겨 어깨나 허리가 회전을 하지 못하고 오른쪽, 왼쪽으로 밀고 미는 스웨이(Sway)현상이 생긴다.
오른쪽 팔꿈치가 백스윙 때 몸에서 떨어져야 하는 이유를 몇 가지 알아보았다. 오른쪽 팔을 몸에 붙이는 것은 차라리 다운스윙 때가 옳다. 허리 각을 제대로 유지하면서 팔이 몸에서 가깝게 내려 와야지 정확하고 일관성 있는 임팩트를 만들 수 있다.
이렇듯 프로선수들이 보조물을 가지고 연습을 할 때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이유도 모르고 무작정 따라하는 것보다는 왜 그 연습 방법을 택했는지 이유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 이유가 내 스윙과도 관계가 있는지 혹은 그 방법을 달리 응용해 스윙에 접목시킬 수 있는지 연구하고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하기 바란다.
[유달산 / Club S 소속 프로·PGA 멤버 yudalsangolf@hotmail.com]